철원 와수리 면회외박 경험기, 첫 면박을 즐겁게

Posted by peterjun
2018. 8. 17. 23:41 일상이야기/일상 다반사

최전방 부대로 간 동생을 보러 철원까지 다녀왔네요. 첫 가족면회이기에 면회외박을 신청했지요. 이걸 면박이라고 부르더군요. ^^ 군인들이 대부분인 철원 와수리에서 1박2일 즐겁게 보내고 왔습니다. 씩씩하게 군생활 잘하고 있는 모습에 돌아올 때 마음이 나름 가벼웠네요. 

<철원 와수리 면회외박 경험기, 첫 면박을 즐겁게>

15사단 면회실

위수지역을 폐지하자는 이야기는 계속 있지만 여전히 변화 없이 지켜야만 합니다. 상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군인을 위해서 조금은 변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어쨌든 위수지역을 지켜야하기에 와수리를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이 근처에 3, 7, 15사단 등 군부대들이 엄청 많기에 와수리는 늘 군인들로 북적입니다. 

교통편

군인들이 많이 있는 곳인 만큼 시외버스터미널이 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면회를 가실 분이라면 동서울터미널에서 시외버스 타고 가면 되겠지요. 우리 가족은 차를 두 대나 끌고 갔어요. 생각보다 주차할 곳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공영 주차장도 그리 크지는 않았고요.

철원 와수리 전경

철원 와수리 숙박

와수리 지역에는 펜션이 10여 곳 있습니다. 하지만, 성수기였던터라 잡을 수가 없었네요. 주말에 면회 가는 분들이 예약을 많이 하는 것 같아 미리 계획하고 잡아놓지 않으면 어려운 것 같았어요. 특히, 우리 가족이 갔을 때 다슬기축제를 하고 있어서 잠잘 곳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녁에 아들을 데리고, 숙소를 못 잡아서 헤매는 부모님들이 몇몇 보여서 너무 안타깝기도 했네요.

민박도 몇 곳 있지만, 아마 시설은 엄청 열악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마저도 자리가 없었습니다. 딱 한군데 에어컨 없는 곳이 있었지요. ㅠ

철원 와수리 모텔

남은 건 모텔인데, 대명호텔이라는 시설 괜찮은 곳이 한 곳 있고, 현대식 모텔은 꿈의궁전이라는 곳 한 곳 뿐입니다. 나머지 모텔들의 시설은 사실 그리 좋지 않아요. 우리 가족은 아무리 찾아도 방이 없어서 좀 허름한 곳까지 가게 되었어요. 노부부가 운영하는 곳인데, 역시나 방이 없었네요. 첫외박이라는 사정을 설명하며 안타까워 하고 있으니, 장기투숙하는 분들이 쓰는 방이 하나 있는데, 거기가 주말에는 비어 있으니 괜찮다면 쓰라고 하시더군요. 덕분에 더운 날 시원하게 쉴 수 있었습니다. 

철원 와수리 먹거리

많은 군인들이 면박을 나오거나 외출을 나오면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시골 읍내 이상의 분위기는 아니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정도에요. 가장 북적이는 이디야커피 및 기타 가성비 좋은 카페들이 여럿 있습니다. 롯데리아, 네네치킨 등 각종 치킨집, 베스킨라빈스, 떡볶이, 피자집 등등 젊은이들이 좋아할만한 먹거리들은 충분히 있습니다. (많지는 않아요.)

철원 와수리 먹거리, 이디야, 마포갈매기, 피자

'맛집?' 이런 건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게 좋고요. 식당은 꽤 있는 편이라 입맛에 맞게 선택해서 먹을 수 있습니다. 군인백화점 같은 전용 상점이 많았는데, 넷째 동생과 함께 쇼핑도 좀 해야했네요. 

와수리 군인백화점

와수리 맛집, 베스킨라빈스

가기 전에는 면회 온 가족들에게 바가지를 씌운다거나 그런 이야길 많이 보고 들었는데, 막상 가니 그런 건 없었던 것 같아요. 이번 와수리 면회외박에서의 시간들이 나쁘진 않았습니다. 맛집을 하나 찾았는데, 그건 다음에 포스팅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철원 와수리 놀거리

시골 읍내 정도 수준이라 걸어서 한바퀴 도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PC방이 제일 많았어요. 군인들끼리 외박 일정 맞춰서 나와 노는 경우가 많아 보였는데, 대부분 PC방에서 노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당구장, 노래방 정도 있습니다. 다 무너져가는 듯한 볼링장이 보였지만, 영업하지 않는다 생각하고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동생이 와수리에 볼링장이 있다고 하길래 깜짝 놀랐네요. 

와수리 당구장

1박 2일 일정으로 가족들과 함께 놀기엔 사실 아쉬운 점이 많은 곳이긴 합니다. 군인끼리 노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기에 오랜 시간 그에 맞춰 상권이 형성된 것이겠지요. 펜션이었다면 더 없이 편히 쉬면서 맛있는 음식도 해먹였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네요. 그래도 밀린 이야기도 많이 하고, 맛난 것도 먹고, 푹 쉬었습니다. 

청정도시 철원

주말이다 보니 부대 안에서 선임들이 보고 싶다고 언제 들어오냐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자꾸 보내더군요. 어딜가나 인기 만점인 녀석이 기특했네요. 함께 나온 선임 세 명은 따로 PC방에서 놀고 있는데, 같이 놀다 들어가겠다며 둘째날에 생각보다 조금 일찍 헤어지기도 했습니다. 

최기영, 15사단

아무리 편해졌다 하지만, 군대는 군대지요. 잘 어울려서 지내는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봅니다. 하지만, 남한에서 가장 추운 지역에서 겨울에 6개월간 철책근무를 나가게 되니, 올 겨울에는 어쩐지 많은 걱정을 안고 지내야 할 것 같네요. ^^

[참고 글]

- 군입대 15사단 신병교육대 입영식

- 군입대 준비물, 부대 안내문과 다른 현실적인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