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 15사단 신병교육대대 입영식
울 집 마지막 군입대가 어제 있었네요. 넷째 동생의 승리부대 / 15사단 신병교육대대 입영식에 다녀왔습니다. 다른 동생들 갈 때는 좀 슬프고 마음이 안 좋은 정도였는데, 어제는 이상하게 왼쪽 가슴이 계속 아픈 게... 좀 많이 힘들었네요. 그래도 늠름하게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니 믿음직스럽습니다.
<군입대 15사단 신병교육대대 입영식>
15사단 승리부대는 강원도 화천에 있습니다. 저도 화천의 7사단에 있었기에 감회가 새롭네요. 가는 길에 밥 한 끼 먹고, 조금 일찍 도착했습니다. 일찍 가도 할 일 없으니, 행여나 다음 입대를 위해 이 글을 보는 분이 있다면, 화천읍 쪽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내고 가시라 권해드리고 싶네요. 30분 정도 전에 가면 딱 좋은 것 같네요.
원래 우리 가족은 차 한잔 마시려고 했으나, 15사단 신병교육대대 근처에는 식사할 곳 몇 군데 빼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꼭 필요한 전자시계(바가지 대박 ㅠㅠ) 하나만 사고 대충 시간 때우다 들어갔습니다. (12시 30분부터 입장 가능)
주차하고 명찰을 받아서 목에 겁니다. 입영하는 동생은 소대와 훈련병 번호를 배정받아 목에 찼습니다. 살짝 긴장되는 것 말고는 괜찮다 하니 마지막까지 웃으며 보내줄 수 있었네요.
안내에 맞춰 이동하는데, 초록색 카펫이 깔려 있습니다. '부모님! 사랑합니다.' 멘트가 쓰여 있는 곳까지 부모님을 업고 가라 하네요. 아버지를 업고 잘 갑니다. 원래 엄청 몸짱이었는데, 최근에 10kg이나 불어서 덩치가 산만 해진 느낌이네요. 뜀박질하기 힘들 텐데... ㅠㅠ
생활관을 둘러볼 수 있었지만, 보지는 않았어요. 많이 봐왔고, 특별할 것도 없기에... 요샌 시설이 정말 좋다 합니다. 이곳 15사단 승리부대의 신병교육대대 시설도 좋더군요. 요즘엔 부대에도 비데 시설 없는 곳이 없다는 말이 있던데... 그 정도로 좋다는 이야기겠지요. 더울 때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주니 걱정말라는 대대장님 말씀도 기억에 남습니다.
부대에서 사용하는 무기가 진열되어 있어 미리 볼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원하면 설명도 해주고요. 어떤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는지도 보여줍니다. 시식코너엔 건빵이!!! 너무 맛있었습니다. ㅋ
북적거리는 사람들을 지나 대형 강당에 들어가니 현역병 입영문화제가 곧 시작된다 하여 앉아서 구경했네요. 군악대와 함께 이런저런 노래도 불러주고, 대대장님이 직접 PT도 해주십니다. 어떤 훈련들이 진행되는지, 어떤 먹거리를 제공하는지, 안내 팜플렛에도 상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어쩐지 믿음직스럽더군요.
이 행사가 다 끝나면 가족, 친지, 친구들은 밖으로 나갑니다. 연병장 쪽으로 가야 하지요. 여기서 훈련병들은 잠깐의 예행연습을 하고 나옵니다.
입영식이 시작되고, 어설프게 줄도 제대로 못 맞추고 서 있는 나름 늠르한 청년들을 보니 웃음도 나고 눈물도 납니다. 애써 눈물을 참아보지만, 그래도 찔끔찔끔 나오는 걸 막을 수는 없네요. 두어 번 정도 경례 하나도 제대로 못 맞춰서 하는 모습을 보고, 한바탕 웃음 소동이 있기도 했습니다.
길지 않은 입영식이 끝나고,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 많은 엄마들의 하염없는 눈물을 보는 게 오히려 힘겨울 정도입니다. 울 넷째. 뭘 하든 잘하던 녀석이라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근데도 가슴이 너무 아픈 걸 보니... 정말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네요. 내 자식처럼 키웠지만, 그래도 동생은 동생이지요. 가슴 아픔을 느끼면서 든 생각은, 부모가 되어 보지 않으면 부모 마음을 100% 이해하기 어렵다~ 는 것이었네요.
훈련병들도 눈물을 찔끔거리곤 하지만, 동생 녀석은 우릴 발견하고 작은 고개 끄덕임으로 걱정 말라는 표시를 합니다. 한 살 차이인 막내 여동생만 눈물보가 터져 달래느라 애먹었네요.
아무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훈련 잘 받고, 멋지게 군 생활 해내기를 바라봅니다. ^^ 한동안은 이녀석 생각에 잠을 뒤척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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