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삼각지 원대구탕, 서울미래유산 식당의 맛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된 식당이라니 뭔가 재미있는 느낌입니다. 아버지께서 오래전에 자주 가셨던 식당이라며, 오랜만에 가자고 하셔서 먹게 되었습니다. 용산 삼각지에 위치한 원대구탕. 무려 40년이 넘은 곳이네요.
<용산 삼각지 원대구탕, 서울미래유산 식당의 맛>
허름한 골목에 있습니다. 해가 질 무렵 이곳을 찾았는데, 서울 한복판이라고 하지만 예스러운 풍경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느낌입니다. 이 골목에는 대구탕집들이 여럿 있더군요. 그중에서도 이곳이 가장 오래되었고, 그만큼 으뜸이겠지요. 조금만 늦었다면 한참 대기할 뻔했습니다. ^^
원대구탕 기본정보
- 전화번호 : 02-797-4488
- 주소 :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62가길 8 (한강로1가 142-40
- 영업시간 : 매일 10시 ~ 22시 30분
- 주차 어려움
- 1975년 개점, 86년에 공중파 첫 출연, 94년부터 2세 운영
- 방송 출연 :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생방송 아침이좋다, 맛있는녀석들, 2TV생생정보, 생방송투데이, 생생정보통 등등
오래된 식당이다 보니 내부 풍경도 올드한 편입니다. 예쁜 인테리어와는 거리가 있고요. 손님도 어린 손님들보다는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맛있는녀석들에 나왔던 곳이라 그런지 젊은 커플들도 꽤 보이긴 했고요. 1층, 2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메뉴는 단출합니다. 대구탕, 내장탕, 맑은탕으로 되어 있으며, 각 1인분 10,000원입니다. 대가리탕도 파는데, 종종 드시는 테이블이 있더군요. 여기에 내장 등을 나중에 추가하는 건 안 됩니다. 제가 갔을 때 이걸로 티격태격하는 광경을 봤거든요.
용산 삼각지 원대구탕 맛은?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될 만큼 인정을 받고 있는 곳인데, 과연 맛은 어떨까? 라는 물음을 가지고 맛을 보게 되었네요. 우리는 대구탕을 주문했습니다. 보글보글 끓으면 뚜껑을 열면 되는데, 보통 직접 해주시기 때문에 굳이 건들지 않아도 됩니다.
소스는 간장, 식초, 겨자, 후추가 믹스되었다고 해요. 초장, 와사비, 다진청양고추도 제공한다고 되어 있는데, 와사비를 요청했더니 기본 소스가 제일 맛있다고 하셔서 살짝 고민하다가 철회했습니다. 미나리, 콩나물, 내장, 대구 순으로 먹으면 된다고 하네요.
이곳은 두 가지 김치를 기본으로 주는데, 하나는 무김치로 대구탕과 어울리는 깔끔한 맛을 선사합니다. 두 번이나 리필해서 먹었어요. 또 하나는 아가미김치인데, 이게 정말 독특합니다. 비위가 약한 저에게는 맞지 않았네요. 쫀득한 식감이 독특했는데, 비린 향 때문에 조금 힘들게 먹긴 했습니다. 좋아하는 분들은 엄청 드실지도...
팔팔 끓는 대구탕의 향이 참 좋습니다. 국물 맛을 먼저 보고, 미나리와 콩나물을 먹어봅니다. 예상대로 조미료를 쓰지 않은 맛입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심심한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만큼 시원한 느낌이 따라오고요.
내장은 잘 먹지 않는 편인데, 생각보다 식감도 좋고 맛이 좋아서 꽤 많이 건져 먹었네요. 다른 곳에 비해 내장이 정말 맛이 좋았습니다.
대구 몸통 커다란 걸 한 조각을 챙겨봅니다. 살코기를 좋아하는 저를 위해서 아버지께서 덜어주셨네요. 상당히 컸어요. 넉넉한 살코기가 눈도 즐겁게 하고, 입도 행복하게 해줍니다.
독특한 사리를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우동과 떡볶이의 중간 즈음 되는 식감이라 먹는 재미가 쏠쏠했네요.
일반 공깃밥은 무료인데, 볶음밥으로 먹었습니다. 뭐든 마무리는 볶음밥이니까요. 근데 볶아주실 때 남은 아가미김치를 넣어서 해주시더군요. ㅠㅠ 그냥 볶음밥이면 저한테 더 맛있었을 텐데...
그리 친절하지 않고, 깨끗한 느낌도 없습니다. 오래된 식당이라는 점을 모두 감안하고 가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지요. ^^ 개인적으로 너무 북적거려서 또 가기는 싫지만, 아버지께서 가자 하시면 언제든 콜입니다. 대구탕 맛은 좋았거든요. ㅎㅎ
[참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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