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코, 귀가 모두 즐거운 천지연 폭포 산책길
눈도, 코도 , 귀도 즐거운 제주 여행지가 있다면 그중 천지연폭포를 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너무 길지 않기에 아이들도 어른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어 가족여행코스로도 그만인 것 같습니다. 아침에 이곳을 걸으며 사색과 함께 시름을 잠시 내려놓고 왔습니다.
<눈, 코, 귀가 모두 즐거운 천지연 폭포 산책길>
제주에 1년 정도 있을 생각으로 계획을 잡았는데, 출발 3일전 급박한 이슈가 생겨 일정이 완전히 틀어졌습니다. 고작 한달 정도 후에는 다시 서울로 올라가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네요. 사람의 한치 앞도 알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늘 내 생각과 다른 길이 펼쳐지니 아쉬움이 많습니다.
천지연 폭포 가는 길
잠시 지내는 곳이 서귀포에 위치해 있어 천지연폭포까지는 가볍게 산책코스로 잡아도 될 거리입니다. 입장료만 없다면 매일 아침 드나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집앞 산책하는 느낌인데 돈 내고 들어가야 하니 자주는 못 가겠네요. ^^
원래도 걸음걸이가 느린 편인데, 일이 다 꼬여버린 상황이라 아침에 기운이 더 없습니다. 패잔병처럼 터덜터덜 걸었네요. 가는 길을 살펴보며 조금씩 기운을 차리기 시작합니다.
천지연 폭포 근처에는 '작가의 산책길'이 둘레길처럼 조성되어 있는데, 수십개의 작품을 보며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가는 길에 몇 가지 보았는데, 재미있습니다. 다만, 관리가 그리 잘 되는 것 같지는 않아서 작가의 산책길 컨셉으로 돌아보는 건 여유 있는 분들이 하면 좋겠네요.
관광지가 많은 곳이지만 골목골목 작은 수퍼마켓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다이소까지 거리가 좀 있어 걸어서 다녀오는데 이런 작은 골목수퍼가 많더군요. 어릴적 시골풍경이 섞여 있는 모습들.
천지연 산책길, 누구에게나 힐링 선물을
25세 이상 성인은 2,000원 입장료를 내야합니다. 어린이(7~12세)는 1,000원, 청소년(13~24세)도 1,000원입니다. 요새는 청소년이 24세까지인가요?
무인발급기에서 표를 발권받아 가는데 130미터 정도 가야 검표소가 있네요. 가는 동안 표를 안 사도 되는데 산건가? 라는 괜한 생각을 또 한번 해주었네요. ㅎㅎ
검표소 근처에서부터 본격적인 힐링산책길이 시작됩니다. 왜 그러냐면은 여기부터 새소리가 굉장히 잘 울리면서 귀에 와 닿거든요. 그리고, 코를 자극하는 숲의 향기가 상당히 진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곳 천지연 난대림이 굉장히 우거진 숲이기 때문입니다. 이곳에만 있는 가시딸기, 희귀식물인 솔잎난 등이 자란다고 합니다.
귀와 코, 그리고 눈이 동시에 자극되는 산책길을 따라 느릿느릿 걸어봅니다. 아침이어서 그런건지 가족단위, 또는 어르신들 모임 단위로 많이들 다녀가시더군요.
최근 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일이 다시 꼬이면서 멘탈이 완전히 나갔었는데, 한달 동안 잘 달래주고 가야겠습니다. 다시 달리려면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 에너지가 너무 없거든요. 숲의 기운이 몸으로 스며드는 것 같아 기분이 조금씩 나아집니다.
천지연 폭포, 시원스러운 물줄기
이곳에는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아마도 어릴 때 수학여행때 와보고 처음이 아닐까 싶네요. 그때는 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이 폭포 하나 보려고 이렇게 걸어야 하는 게 싫었던 어린 나이었으니까요.
오랜 시간이 지나 지금에 와서 천지연 폭포를 보니 시원스러운 물줄기가 참으로 멋있습니다. 높이가 22m, 너비는 12m라고 하며, 폭포 아래 못의 깊이는 20m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곳에 용이 살았다는 이야기가 있을만 하네요.
이 근처에는 천염기념물인 천지연 담팔수 자생지가 있고, 제주어로 '붕애'라고 하는 무태장어가 드물게 발견되고 있어 역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이 일대를 보호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런 이유로 자연 자체를 보호하고 있어 인위적인 개발이 없어 눈, 귀, 코를 만족시켜주는 산책길이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폭포 소리를 들으며 벤치에 한참 앉아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왁자지껄 사진만 찍고 바로 돌아서 나가는데, 어쩐지 그 모습이 못마땅합니다. 가만히 즐기면 힐링이 되는 곳인데 그저 사진 한장으로 끝내는 모습때문이네요.
돌아 나오는 길
천지연폭포에서 다시 돌아나오는 길은 중간중간 다른 길로 빠집니다. 크게 다를 것도 없지만, 찾는 사람이 많을 때는 이런저런 예쁘게 꾸며 놓은 모습들이 보여졌던 것 같네요.
포토존이 될만한 곳들이 돌아 나오는 길에 좀 더 많은 느낌이었습니다. 천지연폭포에 들어가는 길보다는 조금 더 인위적인 모습들이 있는 길.
돌아 나오는 길이었지만 제 걸음은 여전히 느릿느릿합니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늘어져 사색과 잡념 사이를 오가며 걸었네요.
돌하르방이 길게 늘어서 있는 걸 보고 어떤 아이가 "하르방이 칼군무하네~"라고 하기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음미하면 길어질 수 있는 산책코스. 인증샷과 기념만 한다면 잠시면 되는 이곳 천지연폭포. 다양한 감각에 자극이 될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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