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멍때리기 좋은 곳, 인왕산 산책
오래전엔 음악을 듣는 게 유일한 도피처이자 스트레스해소법이었습니다. 그러다 산책, 사색을 찾게 되었고, 이제는 멍때리는 게 나에게 가장 맞는 해소법이 되었습니다. 서울 멍때리기 좋은 곳을 찾다가 인왕산 산책을 하게 되었네요.
<서울 멍때리기 좋은 곳, 인왕산 산책>
막내동생이 경복궁역 근처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인왕산 멍때리기 한판 하고 퇴근시간에 맞춰 데릴러 가야겠다 생각하고 출발했습니다. 일교차가 커서 일부러 점심 식사 후 따뜻한 오후에 다녀왔네요.
마음에 위로가 필요할 때
저마다 마음을 위로하는 방법은 다를 것입니다. 저처럼 음악, 사색, 산책, 멍때리기를 찾는 분들도 있겠고, 술한잔, 친구와의 수다, 운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겠지요.
2016년 12월말부터 시작된 우리집의 심각한 악재가 이제 풀릴 기미가 보이고 있어 최근들어 마음의 짐을 좀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나도 가족들 모두도... 하지만 지독하게도 힘들었던만큼 허탈함, 허망함이 뒤따라 오니 그또한 관리기 필요하네요.
원래는 강, 바다를 보며 멍때리는 걸 좋아하는데, 최근 관악산에서의 힐링이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 산으로 선택했네요.
서울 멍때리기 좋은 곳 인왕산 가는길
가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인왕산은 등산이라고 하기엔 매우 낮은 산입니다. 하지만, 서울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뷰가 최고이고, 특히 야경은 어마어마한 곳이기에 늘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지요.
어릴때부터 수도 없이 산을 다녔기에 산타는 걸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이 정도니까 갔던 것이고, 가면서도 정상까지 올라갈 생각도 안했습니다. 어딘가 좋은 포인트를 찾아 한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가만히 앉아 무념무상의 멍때리기를 시전할 생각이었네요.
3호선 경복궁역 1번출구로 나와 쭉 걸었습니다. 가다보면 나오겠지 생각으로 곳곳에 표시된 표지판을 보며 천천히, 매우 천천히 걸었습니다. 햇살이 꽤나 따사로웠기에 빨리 걸으면 땀이 나기 때문에...
곳곳에 문화재가 있고, 한옥마을이 있고, 청와대도 있고... 현대식으로 개발이 많이 되지 않아 정감있는 풍경들이 이어집니다. 이제 봄이 왔기에 봄의 흔적들도 조금씩 보이고요.
인왕산에서 멍때리기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매일 지하 좁은 사무실에서 햇빛도 보지 않고 12~15시간을 일한지 1년 8개월. 체력은 바닥이 된지 오래되었는지라, 낮은 인왕산이라해도 계속되는 계단 오르는 게 생각보다 힘들더군요.
'아~ 멍때릴라고 왔는데, 왜 등산을 하고 있지?'라고 생각하며 좋은 포인트를 찾아 계속 올라갔습니다. 가는 도중 무거운 짐을 지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군인들을 보니 안쓰러운 생각도 들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탁 트인 뷰를 만나면 가슴이 시원해지기도 했습니다.
앉아서 쉬면서 멍때리기 좋은 곳들이 있었지만, 다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어 오르다보니 정상 코앞까지 갔네요. 마지막 계단까지 올라갔지만, 코너만 돌면 정상인데 거기서 내려왔네요. 정상에서 멍때릴건 아니다보니...
내려오면서 나름 포인트를 찾아 자리를 잡았습니다. 적당히 서울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자리. 맑은 하늘과 선선한 바람, 따뜻한 햇살이 공존하는 곳. 그곳에서 한 시간을 넘게 앉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멍을 때렸습니다.
예전엔 멍때리는 걸 제일 싫어했는데, 이제는 이 자체가 힐링이고,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니 정말 좋다는 생각입니다. 그렇게 가만히 앉아 있다보면 저절로 비워지는 느낌이 들어 오히려 사색하는 것보다 이게 좋을 때가 있는 것 같네요.
어린 커플들도 많고, 외국인들도 꽤 보였습니다. 가볍게 운동하기에도 좋고, 뷰가 워낙 좋아 시원한 풍경을 볼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내려와서 막내 회사 근처 메가커피에 들러 딸기라떼 한 잔 마시고 퇴근시간에 맞춰 만나서 집으로 돌아왔네요. 오랜만에 큰오빠가 회사앞까지 오니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서 날이 좋은 날 이따금씩 들러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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