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힌 보라매공원, 혼자만의 힐링 겨울산책
자정이 지난 무렵부터 오기 시작한 눈이 오전까지 계속 내렸네요. 덕분에 눈이 많이 쌓였습니다. 뉴스에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폭신폭신한 눈길을 걷고 싶어서 애간장이 탔습니다. 점심을 누룽지로 대충 때우고 바로 집을 나와 보라매공원으로 향했습니다.
<눈 덮인 보라매공원, 혼자만의 힐링 겨울산책>
마치 내 소유 정원인 양 지나가다 쓰레기 보이면 줍기도 하고, 그렇게 아꼈던 곳인데... 우리 사이가 이제 조금 멀어졌나 봅니다. 정말 오랜만에 찾은 공원이네요. 경전철 공사한다고 곳곳을 막아놓은 이후로 거의 안 간 것 같습니다. 어쨌건 간만의 혼자만의 힐링 시간을 이곳에서 겨울산책을 하며 가졌네요.
보라매공원 입구에 위치한 기상청. 날씨는 안녕하지 못해도 기상청은 늘 안녕한 것 같습니다. 지나갈 때마다 구라청이라며 한마디씩 하곤 하지요. ㅋ 이 뒤편 아파트 살 땐 정말 좋았는데... 이미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오후가 되면서 햇살이 비춰 눈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었지만, 아직은 제설 작업이 덜 되어 공원 안쪽은 눈 덮인 길이 많았습니다. 뽀드득, 뽀드득 거리는 소리가 정말 예술입니다. 이래서 눈만 오면 밖으로 뛰쳐나가곤 했는데, 다 커서도 그런다며 아버지께 욕을 많이 얻어먹기도 했지요.
마냥 좋습니다. 눈 쌓인 풍경을 바라보고, 사진 찍고, 그리고 음미하고... 잠깐씩 서서 가만히 눈을 들여다보기도 하지요. 혼자니까 가능한 시간들. 생각보다 덜 추운 겨울 산책. 아이들은 눈밭에서 뒹굴고...
보라매공원의 상징인 비행기들도 눈옷을 입고 있습니다. 사진 찍는 분들도 제법 많이 보였는데, 연세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카메라 들고 이곳저곳을 담고 있었습니다. 정말 보기 좋았네요. 저도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고 싶습니다. ^^
사람이 근처만 와도 바로 날아가는 참새들. 이 녀석들 제가 다가가도 날아갈 생각을 안 합니다. 덕분에 사진도 찍어보고 좋네요. 그러다 한 마리 밟을 뻔했는데... 아마 그 찰나가 되었으면 바로 날아갔겠지요?
눈을 즐기기 위해 나온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 와중에 놓치지 않고 건강을 챙기기 위해 트랙을 도는 분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운동을 열심히 하는 분들이 아닐까 싶네요.
잔디운동장에는 하얗게 눈이 쌓여 있기도 했지만, 이미 누군가 와서 눈사람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여기저기 눈사람이 하나둘씩 있네요. 대부분 못생긴 눈사람이었지만, 제법 멋지게 만들어 놓은 것도 있었습니다. 눈 온 뒤 겨울 산책에서의 멋진 볼거리 중 하나지요. 이 와중에 힐링이 되지 않으면 말도 안 되겠지요?
여러 사람이 다녀간 발자국들. 이 눈 광장 위에 제 발자국도 선명하게 남겨놓았습니다. 달봉 달순님의 사랑을 살짝 응원해보기도 하고~~
거의 30년째 다니는 공원인데... 서울시에서 자꾸만 뒤집어엎으니 가끔은 생소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최근 몇 년간은 형태 자체는 거의 유지해 왔네요. 길 하나하나 걸을 때마다 기분이 어쩐지 들뜨는 느낌입니다. 혼자만의 겨울산책이건만....
얼어붙은 호수 풍경들. 누군가 먹을 걸 던져줬는지 호수 위에선 비둘기들이 열심히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 살던 오리들, 물고기들, 거북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사람들이 다니는 길은 한창 제설작업 중입니다. 신문물을 활용해서 치우고 있는데, 그리 효용성이 좋은 것 같지는 않더군요. 되려 바닥을 더 미끄럽게 하는 것 같은 느낌;;;
혼자만의 힐링시간. 서울시 공원이지만, 나만의 정원이기도 한 보라매공원에서 겨울산책 실컷 하고 왔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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