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산책과 함께 하는 가을여행
유난히 날이 맑은 날이면 종종 찾게 되는 길이 있습니다. 답답한 마음, 복잡하고 아픈 심정들을 달래기에도 좋고, 그저 힐링이 되는 곳이기에 언제든 좋은 것 같아요. 바로 한강변 산책인데요. 맑고 깨끗한 가을하늘과 함께하는 가을여행을 하고 왔습니다.
<한강산책과 함께 하는 가을여행>
외할머니 장례를 치르고 돌아와 마음이 참 어지러웠습니다. 그 뒤편에 많은 사연과 아픔이 있어 한동안 제 마음이 계속 힘들 듯싶네요. ^^ 하지만, 또 살아내야 하기에 걷고 또 걸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정리도 해보았습니다. 유난히 맑은 가을하늘이 너무나도 좋아 큰 힐링이 되었습니다.
자주 애용하는 코스입니다.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철역에서 출발해서 반포대교 ~ 원효대교/마포대교(여의도)까지 걷는 코스입니다. 엄청 힘들지도 않고 딱 적당합니다. 제 기준으로 14,000보 정도의 거리에요. 10km 좀 안 되는 거리입니다.
반포대교
한산한 평일날이어서 그런지 날이 좋아도 사람이 거의 없더군요. 데이트코스로도 좋은 이곳에 한참 머무르고 싶었습니다. 걷는 이들보다는 자전거 타며 운동하는 이들이 더 많았던 산책시간들.
세빛섬을 지나 걷습니다. 바람은 시원하고, 햇살을 따뜻한 편이라 딱 좋았네요. 가을여행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메밀꽃 축제 기간이 끝난 서래섬은 꽤나 한적했지만, 그 운치는 여전했네요. 사람보다는 새들의 터전이 된 듯한 느낌도 있고요. 남아 있는 꽃들, 코스모스 등의 가을꽃들도 눈에 들어옵니다.
동작대교
서래섬을 나와 동작대교로 가는 방향엔 꽃길이 있습니다. 이곳을 걷는 동안에는 어쩐지 환상의 나라에 놀러 온 느낌이 들기도 하고, 괜스레 기분이 좋아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지요.
인기 많은 다리 위의 카페인 구름카페(포스팅 보러가기)도 보입니다. 반포대교처럼 사람들이 머물도록 꾸려 놓은 건 없는 곳이지만, 지나가는 길만큼은 참으로 멋진 곳인 것 같아요.
한강산책을 하면서 꽤 많이 마주하게 되는 이들 중 하나는 낚시꾼들입니다. 세월을 낚는 건지, 정말 물고기를 낚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낚싯대를 드리우고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금지된 곳에서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한강대교
동작대교에서 한강대교로 넘어가는 길은 조금 긴 편입니다. 위에 도로가 있어 색다른 운치를 만날 수 있는 구간이기도 하고요. 한편으로 더 시원한 곳이고, 또 한편으로 가을 강바람과 함께라면 조금 쌀쌀할 수도 있는 구간입니다.
종종 바깥쪽 풍경을 보면 마치 액자 속의 풍경 같은 느낌이 들어 더 예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날이 맑고 모든 게 적당한 날이었는데, 높고 푸른 하늘이 이 산책 시간을 가을여행으로 만들어주기엔 충분했습니다.
자전거들이 너무 많을 때면 보행자 길로 가면서도 침범하는 자전거들 때문에 음악 들으면서 걷다가는 한 번씩 깜짝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이날은 그런 염려도 없으니 계속 음악을 들으며 걸었네요. 오랜만에 팬텀싱어 노래를 들었어요. 그러다 괜히 눈물도 글썽여보고....
한강철교
제가 참 좋아하는 다리입니다. 철교라서 다른 대교와는 좀 다른 느낌이기도 하고, 색감도 예뻐서 낮에 봐도 멋지거든요. ^^ 특히 가을 하늘과 무척 잘 어울리는 다리입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코스의 길을 포스팅(바로 가기)했었는데, 그땐 지하철 지나가는 사진을 못 찍었어요. 올해는 여러 장 찍었네요. ^^
마음 같아선 이곳에 좀 머무르고 싶었습니다. 근데 이즈음 되면 걷기에 탄력이 붙어 멈추기가 어렵습니다.
원효대교 / 마포대교
원래 마포대교까지 가서 길을 꺾으려 했는데, 시간이 조금 모자라 원효대교와 마포대교 중간 즈음에 꺾었네요. 한강철교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여의도 풍경이 보이기 시작하지요. 한때 서울의 상징이었던 63빌딩과 지금 새로 짓고 있는 파크원 건물도 보입니다. 72층, 56층 두 동의 높은 빌딩인데, ifc몰과 더불어 명물이 될 것 같습니다.
다리가 아플 정도로 힘든 게 아니기에 딱 좋은 코스인 것 같아요. 마음 수양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고... 저처럼 힘들 때 찾아가기에 참 좋은 곳입니다.
한강철교를 지나 원효대교 가는 길에는 걷는 이들도 좀 있었는데, 좀 더 사람이 많은 구간이라 그럴까요? 종종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들도 눈에 들어옵니다. 이 아름답고 멋진 곳에 이러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태풍 때 쓰러졌나? 싶은 쓰러진 나무도 방치되는 듯 했고...
유난에 눈에 들어온 표지판. '속도를 줄이시오', '천천히 SLOW'. 자전거를 위한 것이지만 이상하게 끌립니다. 장례식을 치른 뒤라 그런가... 뭔가 더 가지기 위해 정신없이 사는 것보다 좀 더 여유 있게 천천히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원효대교를 지나 한강시민공원에서 돌아다니며 잠시 둘러봅니다. 자리를 잡고 좀 앉아서 쉬기도 했고요. 시간이 허락되었다면 아마 30분 정도는 사색에 잠겼을 것 같네요. 놀이터에서 아이들 노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참 좋습니다.
서울을 관통하는 이 긴 한강변에는 많은 산책코스가 있겠지요? 기회가 된다면 그 다양한 코스들을 다 걸어보고 싶네요. 산책을 마무리하고, 동생을 찾아가 식사하고 다시 이곳 홍천으로 돌아왔네요. ^^
[참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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