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술한잔 하기 좋은 곳, 배부장 찌개
친구와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네요. 바쁘기도 하고, 이래저래 누군가를 만날 시간이 너무 없는 요즘이라 연말모임에도 잘 가지 않았기에 더더욱 소중한 만남의 시간이었네요. 13년 동안 함께 일을 했고, 함께 스타트업을 차려서 망하기도 해본 내 최고의 동료이자 친구입니다. ^^
<신림 술한잔 하기 좋은 곳, 배부장 찌개>
은퇴를 한 나와는 달리 친구는 여전히 업계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이제 후배들한테 물려주고 다른 일 찾아보라고 이야기하는 제 말에 아주 조금만 귀를 기울이고 있네요. 나름 멋진 모습이기도 합니다. 현실성이 조금 떨어지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요. ^^
신림역 근처 패션문화의 거리로 갔습니다. 이 친구와 만날 땐 거의 이 근처에서 밥을 먹거나 술을 한잔하거나 하지요. 최근 술을 거의 먹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이 녀석과의 자리엔 술이 빠지기 힘듭니다. 그렇게 해서 가게 된 배부장 찌개.
손님이 많지도 적지도 않습니다. 배부장 찌개는 프랜차이즈라 서울에 몇 곳 더 있는 것 같더군요. 사장님이 아직은 조금 서툰감이 있는 것 같아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느낌입니다. 김치찌개 전문이지만, 꼬막무침도 유명한 것 같습니다.
저와 친구는 국물닭볶음탕, 꼬막무침을 주문했습니다. 소주 한 병도 시켰고요. ^^ 메뉴 구성이 낮에는 밥집, 저녁에는 술집 슬로건을 걸기에 딱 좋아 보입니다.
기본 찬으로 나온 김치, 콩나물무침, 어묵볶음. 무난합니다. 어묵은 싸구려 티가 많이 났지만, 식당에 가면 맛볼 수 있는 그런 흔한 반찬이었고, 콩나물무침은 아삭한 식감에 맛도 좋았네요.
국물닭볶음탕이 먼저 나왔습니다. 정말 국물이 많네요. 익혀서 나오기 때문에 바로 먹어도 됩니다. 약불로 졸여가며 계속 먹다 보니 나중엔 밥을 볶아 먹으면 정말 맛있을 정도로 남더군요.
미리 닭을 삶아 놓는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바로 먹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고기가 엄청 부드럽다는 것도 장점이었네요. 고추장 맛이 좀 더 느껴져야 하는 닭볶음탕인데, 약간 라면스프 맛이라고나 할까요? 그런 맛이 좀 더 많이 나는 느낌이라 맛은 있었지만, 훌륭한 음식이라 하기엔 모자랐습니다. 그래도 다음에 가면 또 시켜먹을 것 같은... 마력의 불량식품 같은 느낌.
꼬막무침도 나왔습니다. 양념장에 아예 무쳐서 나왔는데, 깻잎에 싸 먹으라고 테이블에 안내까지 되어 있습니다. 날치알과 함께 먹는 맛이 꽤나 괜찮았습니다. 꼬막 위에 양념 올려서 먹는 걸 더 좋아하지만, 무침도 제법 괜찮더군요. 이 녀석도 마지막에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면 맛있을 것 같았는데, 역시나 밥은 패스.
그렇게 밥을 먹지 않겠다고 국물닭볶음탕, 꼬막무침 모두 패스했는데... 마지막에 살짝 안주가 모자란듯하여 시킨 스팸 때문에 결국 공깃밥을 하나 시켰습니다. 그리고, 친구와 나눠 먹었지요. ㅎㅎ
업계 이야기도 하고, 요즘 제가 도전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삶에 대해서도, 가족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며 소주잔을 기울였네요. 열정을 함께 불태웠고, 함께 도전했고, 또 함께 실패도 했고, 그래서 많은 정이 들어버린 친구와 오랜만에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 패션문화의 거리에 괜찮은 술집이 별로 없다 생각했는데, 배부장 찌개 여기 꽤 괜찮은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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