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집 문닫을 때의 아쉬움, 마지막 삼겹살
요즘은 검색을 먼저 하고 맛집을 찾아가는 것이 일반화되긴 했지만, 그와 상관없이 내가 사는 동네, 내가 다니는 직장 근처에는 단골집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맛있어서, 친절해서, 깨끗해서... 다양한 이유로 나만의 단골집을 만드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행위죠. 때로는 사장님과 친해지면서 단골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지, 맛이 괜찮은 데 조용하기까지 하면 무조건 단골이 되어 버립니다. 하지만, 결국 조용한 곳을 찾는 사람들의 공통점인 빠른 폐업을 보게 되지요. ㅠㅠ 분위기도 좋고, 맛도 좋고, 사장님이 좋아도 장사가 안되는 곳이 많다는 걸 저는 많이 봐왔네요.
제가 종종 가는 삼겹쌀롱(다른 포스팅 보기) 이라는 고깃집은 동네 귀퉁이에 위치해 있어, 일반 사람들은 거의 모르는 곳입니다. 왜냐면 동네 사람이 아니면 사실상 그곳을 지나갈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처음 생겼을 때 호기심 때문에 한 번 가게 되고, 가격, 맛, 퀄리티, 서비스, 사장님 모든 게 다 마음에 들어 생각날 때마다 찾곤 했습니다. 꽤 오랜만이지만 찾게 된 이 고깃집. 이곳은 작은 가게지만, 워낙 괜찮아서인지 입소문이 퍼져 늘 자리가 없을 정도로 장사는 잘되는 곳이었네요. 하지만, 며칠 후 문을 닫는다는 사장님 말씀. ㅠㅠ
건물주 관련 이유지만, 이제 자리 좀 잡아가는데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니 사장님도 무척이나 아쉬워하십니다. 당연히 제가 좋아하는 곳이기에 저 또한 섭섭할 수밖에 없고요. 조만간 멀지 않은 곳에서 다시 해보려고 하신다는 말씀에... 꼭 찾아가겠다고 다짐을 해드렸네요. 그렇게 해서 먹은 마지막 만찬 삼겹살.
고기가 나오기 전에 쇠고기 힘줄을 조금 챙겨주십니다. 투명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먹으면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참 좋지요.
이곳의 상차림은 갈 때마다 조금씩 바뀌곤 합니다. 전은 항상 나오는데, 이 전 먹어본 사람은 대부분 놀랍니다. 너무 맛있거든요. 평범하게 생겼지만, 맛은 기가 막힙니다. 허기진 배를 우선 달래줄 두부도 나왔네요.
고기에는 충분히 칼집이 들어가 있는 편인데, 요즘 유명한 고깃집에서 주로 쓰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제주 흑돼지(포스팅 보러가기)를 연상시키는 비주얼이기도 하네요. 친구와 둘이서 소소하게 구워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한 쌈 싸 먹기도 하고요.
고기를 먹은 다음에 반드시 먹어줘야 하는 볶음밥. 남은 고기를 가져가서 잘게 다져 함께 볶아줍니다. 같이 나오는 된장찌개도 정말 맛이 좋습니다.
사장님이 꽤 베테랑이라 생각했는데, 이 가게가 처음이라 하시더군요. 먹을 때마다 느끼는 건 굉장히 가정식 같은 고깃집이라는 것이었는데, 그래서 마치 공식처럼 나오는 다른 고깃집과는 달랐던 것 같습니다. 장도 직접 담그는 것 같은 맛이었거든요. 집에서나 먹음직한 파김치 같은 것도 다른 고깃집에선 맛볼 수 없고요. 초심 잘 가지고 가셔서 다른 터에서도 장사 잘되길 응원해봅니다.
참 아쉽습니다. 그래도... 새로운 터에 자리 잡고 오픈하시길 기다려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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