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기 - 강철비, 신과함께, 1987
2017년엔 영화를 많이 못 봤습니다. 1년 내내 마음의 여유가 많이 없다 보니 선뜻 극장에 가는 게 어려웠던 것 같네요. 그래도 막판에 재미있는 영화 세 편을 볼 수 있어 참 다행이었고, 좋았습니다. 특히 31일 날 본 1987은 정말 대박이었네요. 11시 45분쯤 끝났는데... 곧 새해를 앞두고 있었지만, 영화 끝나고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했네요.
<영화 후기 - 강철비, 신과함께, 1987>
<모든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1. 강철비
상당히 무거운 주제였지만, 나름 적정한 여유를 만들어 놓아 꽤 편하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재미있게 봤으면서도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던 건 어쩌면 정말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었죠.
남/북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풀어질지 솔직히 가늠이 되질 않네요. 영화 속에서 전쟁이 곧 일어날 듯하지만, 여유롭게 건물 안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 중 하나가 내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정우성-곽도원의 연기가 서로 어우러질 수 있을까? 싶었지만, 기우였다는 것. 영화 마지막이 참 웃기면서도 재미있었다는 것. 영화 끝나고 나오면서 친구가 했던 말 "정우성으로 산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라는 생뚱맞은 질문을 할 수도 있는 영화였다는 것. 그 모든 게 맘에 들었던 진중하면서도 영화스럽게 잘 풀어낸 영화라는 생각입니다.
2. 신과함께 - 죄와벌
배우 하정우 씨는 1987에도 나오지요. 그가 나오는 영화는 성공하는 경우가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판타지'스러운 영화를 몹시도 좋아하기에 이 영화는 저에게 안성맞춤 영화였습니다. 아마 한두 번 정도 더 볼 것 같네요.
죽어서 저승에서의 심판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좋은 영화였습니다. 웹툰을 이미 봤었지만, 그와는 다른 흐름이었기에 더 재미있게 봤네요. 눈물을 펑펑 쏟지는 않았지만, 수차례 손으로 훔쳐야만 했던 영화 신과함께-죄와벌.
개인적으로 김동욱-도경수 연기에 살짝 꽂히기도 했던...
3. 1987
6월 항쟁. 우리나라의 민주화. 박종철, 이한열 열사.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만든 이 영화는 아주 많은 노련한 배우들이 출연했습니다. 이 시대에 민주화를 위해 거리로 나온 많은 사람들에게 헌정하는 뜻깊은 연기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어느 역 하나 부족한 연기로 임해선 안 되었기에...
영화 끝나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다른 관객들도 대부분 그랬네요. 속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그 무언가를 주체하기 힘들었던 영화였습니다. 끝내 한마디 욕을 하며 일어나는데 눈물이 주르륵 나더군요. (좀 창피.. ㅠㅠ)
대학생 데모의 마지막 세대였기에, 이 시기의 일들을 어느 정도는 기억하기에 이해하기가 좀 더 수월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10대, 20대, 30대 중반까지는 그저 역사책의 한 장면 정도로만 기억할 것입니다. 영화를 통해 좀 더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 알게 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정말 잘 만든 영화라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론 강동원, 여진구 배우에게 눈길이 갔던...
근래에 나온 세 편의 영화가 다 재미있어서 오랜만에 즐거운 관람을 이어나갈 수 있었네요. 단순하게 재미있는 영화도 좋지만, 이 세 편의 영화는 나에게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선물해주었기에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아직 보지 못한 분이 있다면 뭐든 챙겨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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