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로 떠나는 가을여행, 민둥산 억새 축제
가을여행 주제가 나오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장소 중 하나가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민둥산입니다. 산 정상의 억새풀 군락이 가을스럽게 펼쳐져 있어, 감성충전으로 최고라 할 수 있지요. 서울에서 당일치기 기차여행으로 갈 수도 있어 인기가 무척이나 많습니다. 물론 기차여행을 위해서는 미리 예매를 해두어야 합니다.
<기차로 떠나는 가을 여행, 민둥산 억새 축제>
출발지는 청량리역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섭니다. 막둥이 동생의 감성여행 주장에 차를 끌고 가지 못하고, 미리 예약해둔 기차를 타야 했거든요. 예매하기가 좀 까다로웠는데, 그래도 잘 하긴 했습니다. 갈 때 탔던 열차는 정선아리랑 열차. 편도 15,000원 정도.
도착지는 민둥산역입니다. 가을이 되면 찾는 사람들이 많아 유독 이 계절이 되면 북적거리는 곳이지요. 그 외의 계절에는 그리 사람이 많은 역은 아닙니다. 작은 기차역이라 할 수 있겠네요.
막 축제 시작 기간이라 조금 이른 방문이기는 합니다. 역 앞의 민둥산 농특산물 판매장은 구경하려 했으나 문이 닫혀 있더군요. 아마 장날이나 돼야 열리나 봅니다. 연탄재 수거함은 이색풍경이라 할 수도 있겠네요. 어릴 땐 연탄을 많이 썼었는데...
민둥산 가는 길은 아직은 한적합니다. 주말이었는데도 엄청 북적거리지는 않았거든요. 10월 한 달 동안 엄청 붐빌 것 같아 조금 일찍 갔네요.
올라가는 길 이모저모. 몇 년 전 친구들과 함께 민둥산을 찾은 적이 있었는데, 마침 비가 온 뒤라 땅이 축축해서 엄청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초입 가파른 구간 코스로 들어갔기에 전날 먹은 술까지 올라와 시작부터 숨을 헐떡이며 겨우겨우 올라갔던 적이 있었네요. 체력은 국력이라던데, 저질 체력으로는 이 낮은 산을 오르기에도 상당히 벅찹니다.
올라가는 도중 만나는 다양한 풍경들... 그리고, 이런저런 꽃들도 많이 봤네요. 하지만, 사진이 다 엉망이라 남은 건 거의 없는 ;;
중간에 위치한 매점. 사실 식사도 하지 않아 배가 고팠던 터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가볍게 어묵과 강원도 찰수수부꾸미로 허기진 입과 배를 달래주었네요.
중간에 만난 다람쥐. 막둥인 귀엽다고 연신 쳐다보고 셔터를 누릅니다. 살짝 도망가더니 다시 돌아와 포즈를 잡아주네요. 덕분에 앞모습, 옆모습, 뒷모습 모두 찰칵.
정상에는 꽤 많은 이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산 정상의 좋은 점은 내 머리 위에는 하늘밖에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펼쳐진 멋진 풍경들이겠지요.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이 느낌. 무언가 하나를 클리어했다는 그 쾌감. 힘들게 올라간 만큼 얻는 것도 많은 것이 등산인 것 같습니다.
민둥산은 카르스트 지형으로 되어 있는데, 석회암지대의 돌리네가 발달해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학술적 보존가치가 높다고 하네요. 물론 이러한 사실보다 억새풀들이 더 유명하지만요. ^^
정상에 펼쳐져 있는 끝없는 억새풀의 향연은 눈과 마음을 동시에 정화시켜줍니다. 마치 파도가 치듯이 억새풀들이 바람을 맞이하는 풍경이 너무나도 멋스럽습니다. 탁 트인 공간에서의 억새풀 파도는 봐도봐도 질리지가 않지요. 이 때문에 가을이 되면 다들 이곳을 찾는 것 같습니다.
지난 가을 제주도 산굼부리에서의 억새풀도 참 멋스러웠는데, 민둥산의 풍경 또한 확실히 이름값을 하는 것 같습니다.
9월 22일 ~ 10월 29일 민둥산 억새꽃 축제가 이어집니다. 다양한 약재들을 살 수 있고, 먹거리들은 기본적으로 깔려있지요. 배가 고파 행사장에서 콧등치기국수를 한 그릇 먹었습니다. 정선5일장에서 먹었던 콧등치기국수는 정말 맛있었는데, 요녀석은 조금 아쉬웠네요.
대단한 산행은 아니었지만, 아침 일찍부터 움직였기에 피로가 누적되었습니다. 민둥산역 앞에 있는 청춘예찬이라는 곳에서 차도 한잔했네요. 초코라떼와 아메리카노.
여행은 즐겁지만, 몸이 고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뒤돌아보면 좋은 추억이 되고, 경험이 되기에 틈만 나면 떠나고 싶어지는 것 같네요. 이 가을이 다 지나기 전에 민둥산 억새축제 한 번 가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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