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커피여행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공장, 예가체프와 콜드브루

Posted by peterjun
2017. 10. 27. 23:30 여행 이야기/여행 관련 정보

몇 년 전에 온전히 '커피'를 컨셉으로 강릉 커피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커피박물관부터 유명한 커피숍까지 두루두루 들러 맛을 보며 배움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지요. 막입이기는 하지만, 당시 커피를 배우던 친구의 설명으로 이런저런 귀동냥을 많이 얻기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강릉카페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공장, 예가체프와 콜드브루>

강릉에 가면 어찌 되었건 커피맛을 한번은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맛을 잘 알든 모르든...그 지역의 명물이니까요. 특히 커피여행을 하는 분이라면 테라로사 본점,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공장 본점. 이 두 곳을 시작으로 돌아보는 것이 타당하겠지요. 역시 강릉 커피의 원조격이면서 이름있는 분들이 운영하는 곳이니까요.

이번에 강릉에서 친구와 들른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공장. 작년에 너무 사람이 붐벼서 포기했었는데, 이번엔 대략 30분 정도 대기 후에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대기실이 상당히 큰 편이었는데, 이곳에 테이블 깔면 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봤네요. 그리 하지 않은 데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요. ㅎㅎ

경치가 엄청 좋고 그런 건 아니지만, 커피 명장인 박이추 선생핸드드립 커피 맛을 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네요. 월~수에는 오후, 목~일에는 저녁에 매장에서 직접 커피를 내리십니다. 저 또한 직접 내려주신 예가체프를 맛볼 수 있었네요.

'만약, 당신의 이해력이 둔해진다면

커피를 마시세요.

커피는 지적 음료입니다.'

- 박이추 -

1층 대기실에서 30분 정도 시간이 지나니 차례가 왔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 지정해준 자리에 앉았네요. 사람이 많으니 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은 없습니다. 야외 자리는 운영하고 있었는데, 2층 테라스 자리는 운영하지 않더군요. 그 이유 또한 알 수 없는 노릇. 저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를 주문했고, 친구는 콜드브루를 주문했습니다. 

계속해서 두리번거리며 구경을 했는데, 특별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곳은 확실히 아닙니다. 박이추 선생을 비롯하여 커피 장인들의 커피 내리는 모습이 살짝 보이는 게 조금 신기할 뿐... 적당히 좋은 커피향과 적당한 사람들의 소음, 너무 멋지지도 않지만, 그런대로 볼만한 바깥 풍경 따위가 마음을 여유롭게 해주었습니다. 

커피 가격은 평균 6천 원 정도 선이었으며, 테라로사보다는 조금 싼 듯합니다. 조금 인기 있는 커피숍 가면 핸드드립 같은 경우 굉장히 비싼 가격을 받기도 하는데, 명성을 생각한다면 꽤 싼 가격이라 할 수 있겠네요. 

잠시 잡담을 하다 보니 커피가 나왔습니다. 원래 예가체프는 신맛이 좀 강한 편인데, 이곳에서는 신맛 위에 단맛을 좀 더 강조했습니다. 기존에 맛 봐왔던 예가체프와는 좀 다르더군요. 훨씬 더 부드러워 커피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괜찮다고 할 만큼 맛이 좋았습니다. 물론, 톡톡 튀는 신맛을 맛보고 싶었던 제게는 약간 아쉬움이 남았지만... 어차피 대단한 입도 아니고, 이 나름의 운치가 너무 좋아서 기분 좋게 잘 마셨습니다. 나와 자주 함께하는 내 미러리스 캐논 M3도 함께했네요.

콜드브루도 만만치 않게 부드러웠는데, 진한 듯하면서도 진하지 않은, 커피의 농도로 밀당하는 듯한 그런 맛이었네요. 깔끔해서 참 좋았습니다. 다방커피를 제일 좋아하는 친구 녀석이지만, 이날 만큼은 이 커피가 정말 괜찮다는 표현을 합니다. 

은근슬쩍 박이추 선생님의 커피 내리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다는 생각이 올라왔지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생각을 접었습니다. 커피 한 잔을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는 곳.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공장.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기에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