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초보자가 가본 겨울산행 6곳

Posted by peterjun
2017. 1. 2. 10:30 여행 이야기/여행 관련 정보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많은 산을 정복했습니다. 아버지와는 별다른 추억을 많이 공유하지 못하며 살아왔지만, 그래도 다양했던 산행을 통해 생긴 에피소드들은 추억이 되어 지금도 종종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렇게 둘째도, 넷째도 많은 산을 다녔고 아버진 세 아들과 함께 수십 년 동안 산행을 하셨기에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건강하신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바쁜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 산은 나에게 머나먼 이야기가 되고 말았는데, 건강을 잃고 나니 가끔은 억지로 시간을 내서라도 아버지를 따라나서곤 합니다. 여전히 등산 초보자인 제가 가본 겨울산행 6곳을 소개해 봅니다. 

검단산

작은새

1. 검단산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검단산은 초보자가 정말 쉽게 등산할 수 있는 산입니다. 산책하듯이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 힘들지도 않고, 겨울이라고 위험한 코스도 거의 없습니다. 다만, 마지막에 길게 이어진 계단코스는 조금 힘들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보자도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곳입니다. 막내 여동생을 꼬셔서 함께 할 때면 이곳을 종종 가곤 하네요. ^^

운악산정상

얼음계곡

2. 운악산

운악산은 경기도 포천에 위치해 있습니다. '악산'은 정복하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운악산도 초보자에게는 꽤 힘든 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현등사가 위치해 있고, 차도 한잔할 수 있어 가볍게 산책하듯이 가는 것도 좋습니다. 차 마시며, 다른 일행의 등산완료를 대기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초보자의 겨울산행은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되는데요. 대부분의 산들이 어느 지점에 대기할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어 정상보다는 그곳을 목표로 가는 게 좋다고 생각이 듭니다. 

예봉산정상

서울풍경

3. 예봉산

남양주에 위치한 예봉산은 우리 가족이 관악산 다음으로 많이 가는 산입니다. 짧고 굵은 등산로라는 표현이 딱 맞는 그런 곳입니다. 경사가 가파른 편이라 초보자가 오르기에 꽤나 힘든 코스이지만, 길지 않아 초보 등산객이 도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 아닌가 싶네요. 정상에 올라가 사발면 하나 먹으면 그 맛이 정말 기가 막힙니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 또한 참 멋지고요. 서울 동쪽의 풍경들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정말 장관입니다. 

용문사 은행나무

용문산

4. 용문산

아버지와 추억을 가장 많이 쌓은 곳이 바로 용문산입니다. 어릴 적에는 가을이 되면 자루를 한두 개 들고 산을 다니며 각종 열매들을 채집하곤 했었는데요. 용문산 근처에는 밤나무가 많아 떨어진 밤을 한 자루 가득 주워오곤 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랬다간 큰일 날지도 모릅니다. ^^ 

이곳 역시 초보자라면 용문사까지만 가서 대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용문사 이후로 눈길이 미끄럽기 때문에 적절한 장비 준비도 필요하고요. 용문사까지는 너무 쉬우니 좀 더 올라가다가 적당한 지점에서 먼저 내려와 용문사에서 대기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월악산 영봉

월악산

5. 월악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월악산 코스에 도전했었네요. 참 건방진 시도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초보 등산객들에게 월악산을 추천해 보고 싶은 이유는 마지막 난코스인 영봉 앞까지는 그리 힘들지 않게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체력이 약한 저도 큰 무리 없이 갔었고, 막둥이 여동생도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이때 아버지와 넷째 동생 둘만 영봉을 정복하러 갔고, 저와 여동생은 영봉 앞에서 쉬면서 기다렸네요. ^^

지리산

법계사

6. 지리산

지리산 산행코스는 꽤 다양한데, 저와 가족들은 산청 쪽으로 올라갔습니다. 지리산 천왕봉 최단코스가 이곳에서 시작되는데요. 중산리 탐방 안내소 - 로터리대피소(법계사)를 지나 천왕봉으로 가면 8시간 정도 코스로 정상을 정복할 수 있습니다. 저희 가족들은 6시간 정도 걸렸네요. 초보자들은 법계사 정도에서 대기하면 되는데요. 역시나 초보자인 저와 막내 여동생은 이곳에서 대기했고, 아버지, 둘째, 넷째 동생은 천왕봉을 찍고 내려왔습니다. 

산 정상을 찍으면 여러모로 좋지만, 등산 초보들에게는 안전이 더 중요합니다. 겨울 산행이라고 해서 무조건 위험한 것이 아니라는 걸 여러 산을 다니며 알게 되었는데요. 무리하지 않게 적정선까지 등산하는 것도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봅니다.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건 가장 큰 강점이고요. 날씨 맑은 날, 춥더라도 가볍게 겨울산행 한번 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