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려니숲길 비가와도 좋다
이른 아침 숙소에서 가까운 제주 사려니숲길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전날 비가 왔고, 아침에도 오락가락하는 정도였네요. 그래도 운치 있고, 분위기 좋은 길입니다. 절물(조릿대)길 전체를 걷지는 못했지만, 운동도 되고, 폐에 좋은 공기도 실컷 넣어 주었네요.
<제주 사려니숲길 비가와도 좋다>
우리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왕복 한 시간 반 정도를 걸었습니다. 물찻오름 입구까지 갔다가 오려면 거의 5시간 코스라 일부만 걷기로 했지요. 운치가 있어 좋기는 하지만, 빗길이라 숲길을 온전히 걷기엔 한 시간 내외가 적당한 듯싶었습니다.
사려니숲길 이용 시 주의사항
- 종료 시간 : 17시
- 취사 및 음주행위 금지
- 애완동물 출입 금지 (야생동물 교차감염 예방) : 이게 있는 줄 포스팅하면서 보게 되었네요. 강아지랑 함께 온 분들을 두 번이나 봤는데... ㅎㅎ
- 산불 예방을 위해 흡연, 화기소지 금지
-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 제발 좀 지켰으면 하는 항목입니다.
- 주의해야 할 동식물 : 쇠살모사, 박새, 천남성 열매, 천남성
비 내리지만 운치 있는 풍경들
친구와 조용히 걷다가,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걷다가를 반복했습니다. 안개가 워낙 많이 껴서 처음엔 앞이 잘 보이지도 않을 지경이었지만, 그 나름의 운치가 있어 좋았네요. 엄청 시원하면서 상쾌한 딱 그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분위기 있는 곳을 걷다 보니 옛날 생각도 나니, 자연스레 오랜 친구와 옛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많았습니다. 부대낄 정도는 아니고, 지속적으로 한두 팀씩 보일 정도 수준.
겨울 산행이었기에 짙푸른 느낌은 없었지만, 그래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녹색의 생명들이 더 반갑기도 했습니다. 빗방울이 맺힌 나뭇가지를 보는 느낌도 참 좋았고요. 걷다가 멈춰서서 정적의 시간을 즐기며 무언가 하나를 발견하면 한참을 들여다보기도 했네요. 꽤 많은 구간이 잘 정비되어 있어 걷기에도 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데군데 질퍽거리는 땅이 있다 보니 이따금씩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오르막길도 종종 보여서 운동되는 기분도 즐길 수 있었고요. 아마 혼자라면 운치보다는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을 것 같은데, 함께라서 그런지 더없이 상쾌한 산책길이었네요.
보호해야 할 자연 속에 아무렇게나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어딜가나 드네요. 그렇게 버린 쓰레기는 누가 어떻게 치우라고 ;; 눈에 확 띈 김에 이건 제가 주워 내려와서 버렸네요. ㅠ
단순히 산행길, 산책길이 즐겁기보다는, 전체적인 촉촉한 느낌이 좋았고, 무엇보다 친구와 함께여서 좋았습니다. 조릿대가 군락지어 있는 길을 걷는 것도 오랜만이었고요. 오래전 가족들과 지리산 등반할 때 이후로 처음인 것 같네요.
안개가 자욱해서, 비가 내리다말다해서 더 운치 있었던 사려니숲길 산책시간. 근처의 절물자연휴양림보다 인위적인 느낌이 적어서 약간 불편할 수는 있겠으나, 더 자연스러운 자연을 만날 수 있었네요. ^^
[참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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