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가을 단풍 절경, 아름다움에 반하다
우리나라 가을 단풍의 절경으로 유명한 곳이 몇 군데 있는데, 치악산은 그중 한 곳입니다. 체력이 저질이지만, 이 계절이 끝나기 전에 아름다움을 즐기기 위해 찾아갔습니다. 힘든 산행이었지만, 그래도 눈이 즐겁고 마음이 즐거웠네요.
<치악산 가을 단풍 절경, 아름다움에 반하다>
어릴 때 더 어린 동생들을 데리고 아버지와 함께 산행한 이후 처음이네요. 거의 20년 만인 것 같습니다. '악산'이라지만, 요즘은 등산하기 좋게 잘 되어 있다 해서 비로봉을 보는 게 가능은 할 것 같았습니다.
구룡사 쪽에서 출발하여 바로 비로봉으로 가는 코스로 올라갔습니다. 단풍 절정 시기인 만큼 입구에서부터 알록달록 화려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산책하듯이 천천히 걸어갑니다. 산행이지만, 이 풍경을 즐기는 것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이죠. 덕분에 산행시간이 꽤 길었습니다.
사방팔방 펼쳐진 울긋불긋한 가을 풍경들이 마음속 때를 벗겨내는 느낌입니다. '안구 정화'라는 말을 쓰기 딱 좋은 풍경이네요. 함께한 아버지와 막내동생. 안 가본 산이 없을 정도로 산행을 많이 하신 아버지 덕분에 5남매는 어지간히 산을 타면서 성장했네요.
구룡사 앞에 자리 잡고 있는 보호수 은행나무. 약 200살 정도 되는데, 나무 둘레는 350cm, 수고(높이)는 25m 가량 됩니다. 노랗게 물들어 포토존으로 삼기에 딱 좋습니다.
구룡사의 고즈넉한 풍경을 천천히 즐기고 싶었지만, 그리하지는 못했네요. 곧 있을 수능을 준비하는 넷째 녀석을 위해 불교를 믿지는 않지만, 막내가 연년생 오빠의 수능기원을 잠시 하고 발걸음을 돌립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도 좋습니다. 작은 사운드지만, 마음 깊숙하게 들어오는 자연의 소리입니다. 눈만 즐거운 게 아니라 귀도 즐거운 게 산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네요.
그리 가다가 만나게 되는 사다리병창길. 거대한 암벽군과 그 사이사이 자라난 나무들이 멋진 풍경을 연출해내는 곳이라 합니다. 이 길을 가다 보면 비로봉을 만날 수 있지요. 입구에 보면 난이도가 매우 어렵다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끝없는 계단이 몸을 지치게 하지만, 이른 아침에 산행을 시작했기에 시간적 여유가 많아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힘들면 쉬고, 또 쉬고 하면서 말이죠.
해발 700m 구간에서의 풍경들. 곳곳에 펼쳐진 대나무 군락지들.
계속해서 가다 보니 만나게 된 말등바위 전망대. 힘들어서 낑낑대면서 올라가는데, 막내도 만만찮게 힘들어합니다. 수십 년 산을 타신 아버지는 팔팔하신데.... ㅋ 그래도 중간중간 만나는 절경들 덕분에 힐링이 됩니다. 며칠 다리가 쑤시겠지만, 건강에도 도움이 되겠지요.
정상에 다다르니 온 산이 단풍에 물들어 있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애석하게도 미세먼지가 있어 완벽한 절경을 볼 수는 없었지만, 힘들게 찾아온 길이니만큼 뿌듯한 마음이 앞서네요. 직접 보는 풍경이야 이만하면 멋지지요. 고양이도 만났는데, 요즘 산 정상에 가면 고양이가 종종 보이는데... 이 녀석들이 왜 여기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비로봉과 미륵불탑. 미륵불탑은 일반 개인이 세운 것이나, 가치를 높게 사 지금은 치악산국립공원 사무소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 탑을 세운 용창중씨는 1974년에 작고하셨다고 하네요. 용왕탑, 산신탑, 칠성탑 이렇게 세 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상에서의 기분을 만끽하고, 바람을 온몸으로 맞아보기도 하고... 땀을 식힌 후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내려올 땐 계곡길을 선택했는데, 더 아름다운 풍경들이 기분 좋게 펼쳐졌습니다.
계곡물이 너무 맑아 잠시 쉬면서 내내 들여다봤네요. 아버지께서 떨어진 대나무 잎으로 작은 나뭇잎배를 만들어 계곡물에 띄워봅니다. 겁만 많지 않다면 이런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힘들었지만, 뿌듯했던 산행을 마치고 식사를 가볍게 했네요. 오랜만에 힘들게 산행했더니 다리가 제법 아픕니다. 건강하게 산행을 했으니, 건강하게 우리네 음식 청국장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이제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겨울이 오겠지요. 이 아름다운 가을의 절경을 본 힘으로 추운 겨울을 잘 버텨봐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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