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오일장에서 맛본 특별한 떡볶이
제주 두달살이를 하면서 처음 제주오일장에 갔을 땐 그저 구경하고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워낙 넓기 때문에 천천히 둘러보는 데만 해도 시간이 꽤 걸렸었죠. 제주에서 뭘 사든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오일장이다 보니 저에게 필요한 건 없는지 체크하려는 목적도 있었기에 제대로 즐기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아쉬웠던 건 바로 국민 간식이라 할 수 있는 떡볶이를 못 먹은 것이었는데요. 시장 곳곳에 군것질할 수 있는 곳들도 있고, 식사를 할 수 있는 곳들도 있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떡볶이를 그냥 지나쳤다는 건 저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다양한 간식 코너들 중에 특별하게 손님이 몰려 있는 곳이 하나 있었는데, 땅꼬라는 곳입니다. 포장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그 자리에서 먹는 사람도 항상 꽉 차 있어 감히 엄두를 못 냈었는데, 역시나 초짜티가 팍팍 났던 저입니다.
이번에 가니 이곳에서 떡볶이나 튀김 등을 사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장사가 얼마나 잘되는지 가게 주변으로 먹을 수 있는 공간을 이곳저곳에 마련해놓았더군요. 눈에 보이는 꽉 차 있는 모습만 보고 포기하다니... ㅠㅜ 어쨌든 두 번째 방문이니 이 떡볶이를 반드시 먹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찾았습니다.
그렇다고 뒤쪽의 숨겨진 자리가 한가한 건 아니었는데, 먹는 내내 지켜보니 생각보다 먹을 자리는 충분하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떡볶이 1인분만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3,000원이네요. 무난한 가격입니다. 먹는 양을 조절 중이라 튀김까지 주문하지는 못했네요.
나오는 데는 몇 초 걸리지도 않습니다. 처음에 이 특별한 떡볶이의 비주얼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꼴랑 세 개 들어 있는 떡에 입이 떡하니 벌어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무난한 가격이라 생각했는데, 고작 이 정도의 양이라니.. ㅠㅠ 물론, 먹고 난 이후의 저의 생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어릴 때부터 떡볶이에 대한 사랑은 한 번도 식은 적이 없었는데요. 그래서 어딜가든 떡볶이 맛집이 있다면 무조건 먹는 저입니다. 누구에게나 그런 추억이 있겠지만, 저 역시 어릴 때 매일 가던 몇 곳의 떡볶이들이 제일 맛있었고, 지금도 추억을 곱씹을 때면 늘 그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어른이 되어서 먹은 떡볶이 중에선 옛맛을 느낄 수 있었던 충남 해미읍성의 한 가게에서 먹은 게 참 맛있었습니다. 커다란 떡 세 개만 들어 있는 이 녀석의 맛을 보자마자 감탄사가 절로 나왔는데요. 제주에 와서 이렇게 맛있는 떡볶이를 먹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무조건 추천하고 싶은 그런 맛입니다. 무엇보다 놀란 건 이거 먹고 배불렀어요.. ㅠ
떡은 세 개지만, 바닥에 어묵이 여러 개 깔려 있고, 야끼만두도 있고, 삶은 계란까지 있으니 고작 세 개의 떡이라 생각했던 생각이 짧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떡 한 개의 크기 자체가 워낙 커서 먹는 데도 시간이 좀 걸리는 편입니다. 빠른 회전을 위해 커다란 떡은 미리 삶아놓고 있었기에 말랑말랑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있었네요. 조금 달달하게 되어 있어 아마 아이들의 입맛에 더 맞는 맛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곳은 튀김과 도넛도 인기가 참 많았는데, 여러 명이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튀김을 튀겨내고 있었습니다. 공장에서 가져온 것이 아닌 바로바로 튀긴 걸 사갈 수 있으니 손님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마치 오픈된 공장과 연결이 되어 있는 분위기였는데요. 흠잡을 것 하나 없이 깔끔하게 인테리어 되어 있는 곳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고, 좀 더 사람 사는 느낌이 들어 먹으면서 구경도 제대로 했습니다. 떡볶이, 튀김, 도넛 모두 잘 팔리는 이곳에 제주를 떠나기 전에 최소 두 번 이상은 더 가게 될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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