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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한강 강변 산책, 노들역에서 63빌딩까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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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한강 강변 산책, 노들역에서 63빌딩까지

따뜻한 사람 peterjun 2017.03.01 11:21

봄기운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어 공기는 여전히 차갑지만, 한낮의 햇살은 제법 따사로운 것 같습니다. 움츠러들어 있던 몸을 풀기도 할 겸 한강 강변 산책을 나섰네요. 그리 긴 코스가 아니면서 제법 많은 걸 볼 수도 있는 노들역에서 63빌딩까지 걷기로 해봅니다. 

서울

9호선 노들역에서 나와 대략 5분 정도만 걸으면 한강대교로 이어집니다. 저는 사육신의 공원에 들렀다가 노들역을 지나갔는데요. 한강대교 밑으로 내려가 63빌딩까지 강변을 따라 걸을 예정이었습니다. 날은 맑을 때로 맑아 기분도 좋고, 아직 겨울 티를 벗어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입은 두터운 잠바가 거추장스럽기까지 했네요.

한강대교

강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옆에서 보는 느낌은 상당히 다릅니다. 강을 끼고 걷기 위해 아래로 내려가기 전 충분히 위에서 내려다보며 심호흡을 해봅니다. 처음 걸어보는 코스여서 설레는 마음도 있고, 한편으론 나처럼 걷는 사람이 있을까? 라는 궁금증도 있었네요.

내려오니 넓게 펼쳐진 한강이 나를 반깁니다. 강바람도 잔잔하니 걷기에 전혀 부담 없는 날씨네요. 한강대교와 노들섬이 한 폭의 그림처럼 눈 앞에 펼쳐집니다. 

노들섬

본격적으로 걷기 위해 보행로로 들어가기 전 도로 아래의 길로 들어갑니다. 자전거 타는 분들이 꽤 많아 한적한 길이지만 그리 외롭거나 무섭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다리밑

어린아이들 몇 명이 놀고 있었는데, 이 녀석들 이런 곳에 하고 놀 게 뭐가 있다고 여기서 이러고 있나 싶은 마음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을 했습니다. 별다른 것도 없이 자기들끼리 신나서 노는 모습이 참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론 강을 끼고 있기에 걱정스런 눈길을 주기도 했네요. 딱히 나쁜 의도 따위는 없는 것 같아 잠시 보다가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아이들

갓 한강대교를 지나 멀리 보이는 한강철교는 참 예쁩니다. 올림픽대로에서 차가 막힐 때 위에서 종종 찍었던 사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네요. 너무 맑은 하늘과 간간히 떠 있는 구름을 보고 있으니 마음에 평화가 찾아옵니다. 

한강풍경

한참을 걷다 뒤돌아보니 한강대교노들섬이 다시 눈에 들어옵니다. 길을 걷다 보면 우리는 늘 앞만 바라보지만, 가끔은 뒤를 돌아보면 더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을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 사진 관련 책을 볼 때 다양한 풍경과 구도를 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다양한 시야가 필요한데,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뒤를 돌아보는 것이라 써있던 것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습니다. 

그 뒤로는 걷다가 무심결에 뒤를 돌아보는 일이 잦아졌네요. 가끔은 나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멋진 모습들이 비로소 뒤를 돌아봤을 때 보일 때가 있다는 걸 꽤 많이 겪어보게 되었고요. ^^

한강대교와 노들섬

날이 좋으니 자전거 타는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북적거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자전거 도로가 잠시라도 텅 비어 있지 않을 정도로 꾸준했네요. 봄맞이 한강 강변 산책을 하는 것도 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도보여행을 하는 이는 거의 없기는 했지만, 간간히 눈에 띕니다. 천천히 산책하듯이 걸었기에 걷다 보면 누군가가 저를 추월하곤 했네요.

강변길

이제는 말라버린 억새풀들이 살살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립니다. 그 바람으로 만들어진 한강의 물결이 잔잔하게 흘러갑니다. 

억새풀

한강 철교 밑을 지나갑니다. 때마침 기차가 지나가게 되면 사진을 찍어야지~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막상 철교 밑에 있을 때 지나가면 너무 시끄럽기에 얼른 지나쳤네요. 다행히 내 머리 위에서 기차가 지나가진 않았지만, 다리를 지나자마자 1호선 지하철 한 대가 지나갑니다. 

한강철교

한강철교 밑

63빌딩이 그리 멀지 않네요.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코앞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한때 우리나라의 상징적인 건물 중 하나였지요. 뭐...지금도 저 자태만큼은 그때 못지않게 멋집니다. 어릴 적 처음 서울에 올라온 이모한테 63빌딩을 구경시켜줄 때 어깨를 으쓱으쓱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강변산책

날이 맑으니 자꾸만 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운동이 아닌 산책이고, 힐링도 할 겸 나온 길이기에 빠르게 걸을 필요도 없었고요. 한강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도 해봅니다.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이 풍경들. 그리고 평화로움. 이런 기분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살짝 빌어보네요.

강변산책길

외롭게 나무 한 그루가 마른 가지에 열매만 주렁주렁 매단 채 한강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역시 잠시 서서 나무 구경도 좀 하고... 문득 탱자나무가 떠올랐었는데,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대체 왜 그게 떠올랐는지 더 의문이 가더군요. ㅋ 

나무

조금 더 걷다 보니 이번엔 무성한 가지들만 남은 버드나무가 보였습니다. 이 녀석 역시 고고하게 자리를 지키며 외로움을 즐기고 있네요. 하지만, 봄이 오고, 여름이 되어가면서 푸른 나무로 변신을 하겠지요...

버드나무

이제 원효대교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63빌딩을 지나야 원효대교니 저 다리 밑을 지나가지는 않겠네요. 전 63빌딩 쪽으로 올라와 KBS별관 쪽까지 걸어갈 예정이었거든요. 

원효대교

코앞에 63빌딩이 보입니다. 여의도 남쪽에는 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관리한다는 느낌을 전혀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저곳 사람의 손이 닿은 흔적들이 많이 보이기는 하지만, 사람의 발길이 닿지는 않은 곳들이 대부분이더군요. 

어쩐지 쓸쓸한 장소가 되어버린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63빌딩

샛강 생태공원

한적하게 산책하던 길도 이제 끝이 납니다. 여의도 한강공원이 시작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처음 마주한 이곳은 골프연습을 할 수 있는 곳 같았는데, 아이들도 꽤 있었습니다. 

여의도 한강공원

하늘

이제 63빌딩으로 가는 작은 길로 올라갑니다. 까치 한 마리가 나를 쳐다보네요. 판교에서 일할 때 까치한테 공격을 한 번 받은 적이 있었는데, 당시 그 까치 녀석이 제 머리를 할퀴고 지나갔었습니다. 그 뒤로 괜히 무서워하게 된 까치. 

푸른 하늘

까치

가까이 있으니 이제는 거대한 빌딩으로만 보이는 63빌딩. 한강을 끼고 강변 산책을 마치기까지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렸는데,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어 못내 아쉬운 마음입니다. 그래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일터로 돌아갔습니다. ^^ 햇살이 따스한 오후에 어디든 잠시 산책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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