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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베트남 실종 사건, 무럭무럭 자라는 다문화가족 아이 본문

일상이야기/다문화 가족 이야기

가족의 베트남 실종 사건, 무럭무럭 자라는 다문화가족 아이

따뜻한 사람 peterjun 2017.08.17 21:21

'가족의 실종'을 경험해 본 적 있나요? 내가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어딘가에 찾으러 가볼 수도 없는 해외에서라면 그 막막함은 엄청날 것입니다. 최근 셋째 동생이 일하러 떠난 베트남 하노이에서 실종된 사건. 그리고, 그런 일이 있든 말든 아직 돌도 안된 우리 다문화가족의 예쁜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함께 포스팅에 담아봅니다. 

매일 와이프한테 전화하던 녀석이 3일째 연락이 없었습니다. 저도 그제서야 알게 된 사실. 뭔가 싸~한 느낌을 받은 저는 추리를 하기 시작합니다. 키 크고, 잘생기고, 심지어 천재라고 해도 될 만큼 머리를 비상하게 굴리는 녀석입니다. 근데 애석하게도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져 간혹 자기 컨트롤을 잘 못한다는 단점도 있지요. 


저에게는 아직 어린 동생이기만 한 이 녀석도 어느새 서른 살이 되었습니다. 가정을 이루고, 나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는데... 갑자기 연락이 안 되니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이 녀석 덕분에 오랜 세월 동안 '탐정'노릇을 해왔기 때문이죠. 이제는 내 직감만 가지고도 사건을 예측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여기저기 연락해보니, 동생이 사라진 지 3일이 되었다 합니다. 이때부터 온 가족이 피를 말리는 시간을 보내야만 했지요. 한국도 아니고, 베트남에서....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이제서야 알려준 현지 회사에도 화가 났지만,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지요. 거기도 발칵 뒤집힌 건 마찬가지였으니...


당장 달려가고 싶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너무 착하고, 순하고, 겁이 많은 녀석이라... 이유 없이 사라질 리가 없는데... 행여나 무슨 일이 있을까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알아보니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대사관 측에 연락해서 도움을 요청하는 길밖에 없더군요.

해외 가족실종

실종은 조건이 되지 않아 신고할 수도 없다는 걸 이 사건을 통해서야 알게 되었네요. 혹, 해외에 있는 가족과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 우선은 대사관에 연락해서 도움을 요청하면 되니, 그런 이유로 정보를 찾은 분이라면 참고해주세요. 실종 신고는 쉽게 되는 게 아닙니다. 


잠도 못 자고, 머리가 아파 두통약을 먹으며 밤을 지샜네요. 그렇게 만 하루 정도 지나니 동생이 돌아왔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지옥 같은 하루였지요. 10월까지 출장 일정이었지만, 바로 한국으로 보내달라 해서 3일 만에 돌아왔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있지만, 어쨌건 무사히 돌아왔으니 그걸로 됐습니다. 

하루 동안 나의 무지를, 나의 능력 없음을, 나의 무기력함을 수도 없이 원망했었는데... 이 녀석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돌아왔네요. ;;; 에휴..... 속 터져... ㅠㅠ

아기

이런 일이 있거나 말거나 우리 다문화가족의 첫번째 공주님은 쑥쑥 잘 자라고 있습니다. 아직 돌도 되지 않았기에 조금 통통하면 좋을 텐데, 벌써부터 말라서 걱정이 앞서네요. 캄보디아에서 온 제수씨는 이제 한국말을 거의 유창하게 잘합니다. 처음엔 조금 소심하더니, 음식도 잘하고 꽤 강단이 좋습니다. 성격도 활발하고요.

다문화가족 아기

사랑하는 남편 걱정에 잠을 못 자던 제수씨였는데... 요 며칠 전에 만나니 고새 얼굴이 폈습니다. 예쁜 조카를 쉽게 볼 수 없으니 셋째 내외를 괜히 독립시켰나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네요. 괜히 아기 사진만 멍하니 들여다볼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제 슬슬 기어 다닐 때가 된 것 같은데, 이 녀석 바로 걸을려고 하나... 엎드려서 움직이지는 않고 그냥 놀기만 하네요.

사실 이 글을 쓸까 말까 고민을 좀 했는데, 셋째 덕분에 해외에서 가족이 사라지면 할 수 있는 게 너무 없다는 걸 알았기에... 그냥 쓰게 되었네요. '범죄'연루면 정식으로 찾는 걸 진행할 수도 있지만, 그냥 사라지면 정말 답이 없더군요. 인터넷을 이 잡듯이 뒤진 그 날이 생각나서 이런 경우도 있음을 남겨놓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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