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100인의 트럼펫터 앙상블 공연, 노민호 협연

Posted by peterjun
2016. 5. 28. 08:00 하고싶은 이야기들/사람이야기


오랜만에 연주회를 다녀왔습니다. 요새 바빠서 짬내기가 힘들었는데, 안갈 수가 없는 공연이라 다녀왔지요. ^^ 제가 너무나도 아끼는 동생이자 우리나라 트럼펫터 유망주인 노민호씨의 협연이 있었기에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야만 했습니다. 100인의 트럼펫터 앙상블 공연이라는 아주 멋지고 의미있는 연주회였습니다. 


<[국립극장] 100인의 트럼펫터 앙상블 공연, 노민호 협연>



이제 3회차 정기연주회입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멋진 프로젝트가 아닌가 싶은데요. 트럼펫터로만 100인이 모여서 앙상블을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공연은 아니거든요. ^^ 가기 전부터 설레었고, 보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이런 특색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장소는 국립극장이었습니다. 해오름극장에서 연주회가 진행되었는데, 의미있는 프로젝트 공연이다보니 전석 초대로만 이루어진 공연이었습니다. 하지만, 1~3층까지 모두 꽉 찰 정도로 많은 관객들이 찾았던 연주회입니다. 



제 이름으로 두 장의 티켓이 맡겨져 있었습니다. 회사 끝나고 부랴부랴 이동하니 생각보다 넉넉하게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혼자 보기엔 아까워, 아끼는 업계 후배와 함께 했네요.


한창 입장중이었습니다. 어차피 좌석이 정해져 있기에 저와 후배는 천천히 들어갔네요. 100인의 트럼펫터로 이루어진 이 앙상블 단원들은 20대 ~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모여 있습니다. 트럼펫이라는 악기를 알리기 위해 활동하는 순수 비영리 연주단체이지요. 


2015년 국제관악제 경연대회에서 앙상블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프로그램은 꽤 다채로웠는데요. 우리 귀에 익숙한 음악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1부

- 엘가/위풍당당 (E.Elgar/Pomp and Circumstance Military Marches, Op.39)

- 드보르작/신세계교향곡 2악장 중(A.Dvorka/Symphony No.9 in E minor, Op.95 2nd movement)

- 협연:노민호 (Carl Hohne / Slavische Fantasie)

- 베르디/나부코 서곡(Verdi/Nabucco Overture)



2부

- 존윌리엄스/올림픽 스피릿트(John Williams/The Olympic Spirit)

- 협연:강재현 (Haydn/Trumpet Concerto In E Flat Major 3rd Mvt.Allegro)

- 영화 진주만 OST (Pearl Harbor)

- 신문희 곡 / 아름다운 나라

- 이와이 / 카라반 (N.Iwai / Caravan)


유명한 곡들로 꾸려져 있다보니 귀에 쏙쏙 들어올 수밖에 없었던 구성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인상깊었던 연주는 2부의 영화 진주만 OST 였는데요. 양 사이드로 영화의 장면들이 나오면서 함께 연주되는 그 모습에 가슴이 몹시도 뭉클해졌습니다. 



트럼펫터 노민호는 아직 30대 초반의 한창 어린 나이이지만, 굉장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차세대 유망주입니다. 제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인성이 좋은 사람이기도 한 아주 멋진 사나이지요. 트럼펫 하나에 온 인생을 쏟은 그 열정 덕분에 좀 더 빨리 인정을 받게 된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굉장히 잘 생기기도 했지요. ^^


겸손하기도 그지없어 여전히 낮은 자세로 늘 배우려는 그 모습에 나이 많은 형이 항상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슬라비치 환상곡'을 연주했는데요. 템포의 빠르고 느림의 조율이 매우 잘되어 있어, 처음 듣는 사람도 지루할 수가 없는 아주 멋진 곡입니다. 거의 완벽하게 연주하는 모습에 어쩐지 눈시울이 붉어져 조금 쑥스럽기도 했네요. 


2부에 협연을 한 강재현씨는 앞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펫터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많은 곳에서 수상을 했고, 많은 곳에서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이날 연주해준 하이든의 곡은 제가 트럼펫 곡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앵콜로 해준 '꽃피는 봄이오면'의 OST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곡입니다. 


한때 저도 트럼펫을 배워보려다가 실패하긴 했지만, 그 음색이 너무 아름다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악기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공연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



음악이 없는 삶은 생각해 본 적이 없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