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만난 하늘 풍경
하늘, 바다, 산이 우리에게 주는 큰 선물은 아마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뚫어주는 탁 트인 풍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다와 산에는 일부러 가야 하지만, 하늘만큼은 내가 어딜 가든 함께 하기에 그중에서도 제일 가까운 존재입니다. 가끔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이 얼마나 마음에 도움이 되는지 모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아주 쉬운 방법이지요. 제주에서 만난 하늘 풍경들은 따뜻했고, 포근했고, 그리고 힐링과 사색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래서 바다만큼이나 긴 여운을 마음속에 남겨두었네요.
어디에나 있는 하늘
제주의 하늘이라고는 하지만, 하늘 자체는 어디에나 있기에 서울에서 보던 그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깨끗함과 맑음의 정도는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지요. 그래서, 도심을 벗어나서 보는 하늘은 더 특별한 것 같습니다. 늘 보던 약간의 구름들이 자리하고 있는 하늘의 모습은 친숙하면서도 포근함을 선물해 주는 것 같습니다.
야자나무 위에 걸친 하늘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가 바로 나무들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야자나무들이 자리하고 있는 모습은 내가 제주에 있음을 실감 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공항에서 나오면 바로 눈에 들어오는 풍경도 그렇고요. 협재해변 산책로를 걸으며 만난 이 야자나무와 하늘은 나로하여금 계속 고개를 젖히고 위를 바라보게 만들어주었네요.
티 없이 맑은 날
티 없이 맑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 쌓여 있던 스트레스 덩어리들이 절로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구름 한 점 없는 날에는 더더욱 하늘을 보게 되는 것 같네요.
제주에 한 달 있으면서 본 하늘 중 가장 맑고 깨끗했던 날은 바로 한라산을 등반할 때였습니다. 비록 백록담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윗세오름의 장관을 보며 감탄을 얼마나 했는지 모릅니다. 정상에서의 깃발과 그 위의 하늘, 까마귀가 푸른 하늘을 등지고 앉아 있는 모습이 평화롭기 그지없었네요.
먹구름에도 힐링은 있다
날씨가 꽤나 변덕스러운 제주이기에 하늘 또한 그 모습이 수시로 바뀝니다. 맑은 모습으로 그저 평화롭기만 하다가도 어느새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먹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햇볕이 곳곳에 내리쬐는 경우도 많지요. 마치 빛이 쏟아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운이 좋으면 아주 멋진 장관을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도심에서의 흐린 하늘은 마음까지 우울하게 만드는데, 제주의 흐림은 그 안에도 힐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조차도 나에겐 또 하나의 멋진 풍경이고, 선물이거든요. ^^
저물어가는 하늘
아름다운 노을 사진들을 많이 찍지 못한 것이 이번 제주생활에서 정말 아쉬움 점 중 하나입니다. 홀로 여행길에 나섰기 때문에 너무 늦은 시간까지 돌아다니는 일이 거의 없었지요. 몇 차례 어두컴컴한 밤에 귀가했던 날은 어김없이 저물어가는 하늘을 구경하다가 결국엔 해가 떨어지고 나서야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해가 질 때 선물해주는 화사한 아름다움 덕분에 넋을 놓고 보게 되는 것 같네요. 차라리 노을 명소에 가서 제대로 구경해볼까 고민도 많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늘과 땅의 경계
탁 트인 곳에서는 굳이 목 아프게 올려보지 않아도 멋진 하늘이 눈앞에 펼쳐져 있기 마련입니다. 제주의 풍경들이 딱 그런 모습들이지요.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하늘은 늘 함께하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그게 땅과의 경계선을 이룰 때가 있는데, 별생각 없다가도 문득 사색을 하게 만드는 풍경을 자아냅니다. 우도에서 제주 담벽을 두고 만들어진 그 경계선과 섭지코지에서의 언덕과 하늘이 마치 맞닿은 듯한 느낌의 선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네요.
힐링 되는 풍경
하나의 풍경이 그 자체만으로도 힐링을 선물해줄 때가 있습니다. 제주에는 그런 곳이 정말 많은데, 관광명소에서보다는 뜻하지 않게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한적한 제주길을 걸으며 도보여행을 할 때 많이 만나게 되는데, 단순한 투어보다 훨씬 더 많은 힐링을 경험하게 되는 것 같네요. 언젠가부터 도보여행을 즐기게 된 이유가 바로 이런 것들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사색...
나 홀로 완전하기는 힘든 것이 삶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역시나 자연 속의 많은 풍경들도 함께할 때 더 운치 있고, 멋진 모습을 만들어냅니다. 그것이 우리네 삶과 맞닿아 있는 것들이라면 더 그런 것 같네요. 광활한 하늘과 작지만 힘 있는 인간의 창조물들이 만났을 때 때로는 감동까지 주는 풍경이 되곤 합니다.
저는 자주 하늘을 올려다보는 편인데요. 아주 잠시라 하더라도 시름을 잊고, 이왕이면 좋은 생각을 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힘이 그곳에 있는 것 같아서입니다. 너무 앞만 보고 달리는 것보다는 가끔 올려다보기도 하고, 옆과 뒤를 둘러보고 돌아보는 것이 좀 더 삶을 제대로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싶네요.^^
'여행 이야기 > 제주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양검은모래해변 풍경과 카페에서의 여유 (27) | 2016.12.15 |
---|---|
제주에서 맛본 꼬막정식, 대나무집 (28) | 2016.12.14 |
마음의 짐을 내려놓다, 우도 서빈백사 (27) | 2016.12.12 |
제주 러브랜드, 발칙한 상상과 해학적 재미 (22) | 2016.12.08 |
제주 섭지코지의 그림같은 풍경 (20) | 2016.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