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수에서 먹은 특별한 메뉴 모듬수육전골

Posted by peterjun
2017. 1. 15. 11:38 일상이야기/맛집과 먹거리이야기

이화수전통육개장 전문점으로 유명한 체인식당입니다. 여의도에도 KBS별관 바로 옆에 하나 자리하고 있는데요. 친구, 후배와 함께 육개장 한 그릇 하기 위해 들어갔습니다. 요즘 대세로 떠오른 육개장 칼국수도 팔고 있더군요.

여의도맛집 이화수

제 모교 여의도고등학교가 있는 동네이기에 얼마 전에도 고등학교 동창들과 근처에서 식사를 하면서 이곳이 나름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손님들로 북적일 것 같았는데, 저녁 식사 시간이 끝나는 타이밍이라 그런지 절반 정도 차 있더군요. 

이화수육개장

육개장 전문점이니 당연히 전통육개장이나 육칼 중에 주문을 하려고 고민하고 있는데, 술을 한잔하고 싶어하는 친구 녀석의 똘망똘망한 눈빛이 육개장을 원치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고르다보니 이 녀석이 좋아하는 하얀 국물이 돋보이는 특별한 메뉴 모듬수육전골을 선택하게 되었네요. 

이화수메뉴

육개장

국밥집의 특성상 밑반찬은 심플합니다. 백김치와 깍두기, 콩나물무침이 나왔네요. 백김치는 심심해야 정말 맛있는데, 약간 짭조름해서 제 기호에는 조금 맞지 않았고, 깍두기는 정말 최적화된 맛이었습니다. 

콩나물무침이야 뭐... 어디서 해 먹던 비슷한 맛이고요. ^^

깍두기

이화수의 특제소스는 맛을 가늠하기가 조금 어려웠는데, 어쨌건 찍어 먹기에 부담되지 않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딱히 호불호가 나뉠 건덕지가 없는 무난한 소스였네요.

특제소스

모듬수육전골이 나왔습니다. 모래시계가 함께 나왔는데요. 모래가 다 떨어지면 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음식을 아는 사람들이야 딱 보면 먹을 때가 됐는지, 안됐는지 알 수 있는데.... 잘 모르는 이들은 언제 먹으면 되는지 '?'를 항상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 이 모래시계는 멋진 아이템인 것 같네요. 

모듬수육전골

모래시계

다양한 부위의 고기와 채소들이 듬뿍 올려져 있습니다. 양지, 꼬리, 스지... 버섯류, 대추, 당근, 바닥에 깔려있는 배추... 대추를 보고 약간 한방맛이 나는 건 아닐까 싶어 국물을 살짝 떠먹어봤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꽤 깔끔한 일반 고기육수의 맛이었네요.

수육전골

소꼬리

끓기 시작하니 허기가 몰려옵니다. 최근에 저녁을 제대로 먹은 적이 없기에, 오랜만에 먹는 이런 느낌의 식사시간이 새삼 소중하다는 걸 생각하게 되네요. 물론 술이 없는 국밥 한 그릇이었으면 더 좋겠다~ 라는 생각도 했지만, 오랜만에 푸는 회포이기에 그저 반갑기만 합니다. ㅎㅎ

전골

모래시계의 모래는 다 떨어지고, 팔팔 끓어 채소들이 다 익었다는 걸 확인하고 먹기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 뽀얀 국물보다는 빨간 국물을 선호하지만, 이곳 모듬수육전골의 국물은 꽤 깊고 진한 편이어서 맛이 좋더군요. 채소들에 고기 한 점 올려놓고, 술 한잔하고 먹어봅니다. 마무리는 국물 한 숟가락!!

고기한점

각 부위별로 골라 먹는 재미도 있고, 깔끔한 국물이 잘 배어 들어가 채소들도 맛이 좋았습니다. 처음 나왔을 때 당근의 비주얼이 살짝 부담되었는데, 얇게 썰어져서인지 금방 익어 맛있게 먹었습니다. 편마늘도 제가 정말 좋아하기에 하나씩 다 건져 먹기도 했습니다. 대추가 궁금하여 하나 건져 먹어봤는데... 역시 대추는 대추맛입니다. ㅋ

꼬리찜

삶은채소들

육수를 한 번 리필해서 도란도란 이야기와 함께 소주도 홀짝홀짝 마셨네요. 그리고, 육수 한번 더 리필하고 칼국수 추가!! 남자 세 명이서 전골 하나만으로 끝내기에는 살짝 아쉬운 감이 있어, 추가 사리를 주문했습니다. 밥을 먹기엔 너무 양이 많고요.

칼국수

칼국수사리

탱글탱글한 칼국수 면발이 잘 익었습니다. 아직 조금 남아 있는 고기, 채소들과 함께 먹으니 맛이 기가 막힙니다. 기본 육수에 재료들의 기운이 스며들어간 마지막 육수의 맛은 더 풍미로웠고, 감칠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삶은고기, 양지살

누군가 오지 않는 한 제대로 된 저녁을 먹기 힘든 요즘,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시간을 보내 너무 행복했네요. 역시 음식 맛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먹느냐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