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수험생이 해야 할 진짜 노력은?

Posted by peterjun
2017. 5. 21. 14:58 교육, 직업, 자격증/입시

대입을 준비하고 있는 수많은 수험생들. 오늘 하루도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굳히기에 들어서 실수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최상위권 학생들. 막판 스퍼트로 좀 더 높은 곳을 목표하고 있는 상위권. 지금이라도 열심히 해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수많은 학생들. 치열한 대한민국 입시 전쟁에서 저마다의 고통을 안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대입 수험생이 해야 할 진짜 노력은?>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도 많지만, 수능은 종착지와도 같기에 많은 학생들이 소홀히 하지 못하고 준비를 하곤 합니다. 수험생이 해야 할 진짜 노력은 무엇일까요?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나 자신이 수험생이었던 적도 있고, 내 손으로 어린 동생들을 뒷바라지하면서 많이 지켜봐 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반수를 통해 굳이 서울대를 가겠다며 또 다시 수능준비를 하는 녀석이 집에 있기도 하고요. 

생각지도 못했던 수험생이 또다시 생기면서 요새 집안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조용한 편입니다. 결심한 이후로 집 밖에는 거의 나가지 않고, 공부만 하는 모습이 참 안쓰럽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하길 바라며, 유학이나 대학원 진학 등을 권유해봤지만, 결국 고집을 꺾지 못했네요. 괜히 우리나라 학벌 문화를 원망해보기도 합니다. ㅠㅠ

노력만 놓고 보면 울 집 수험생은 충분히 서울대에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밤 12시 ~ 12시 30분 쉬는 시간에 만나면 제가 해주는 이야기들은 그렇게 이야기하지는 않지요.

"기영아, 형이 생각했을 때 넌 서울대 진학이 그리 쉬울 것 같지는 않아. 열심히 하는 건 인정하겠지만, 그 열심과 노력이 서울대 진학에 필요한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

"흔히 1만 시간의 법칙도 그렇고, 많은 명언들이 노력의 가치를 높게 사고 있지만, 진짜 높은 곳을 가기 위한 노력은 좀 더 특별해야 하는 것 같아. 넌 누구보다 노력하고 있지만, 노력 자체의 가치에만 너무 집중하는 것 같아. 노력의 효율성과 가치에 따라 일반적인 노력 3시간을 1시간만으로도 충분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과연 하루 종일 책상 앞에서 머리 싸매고 공부하는 게 답일까?"

"흔히 부자가 되고 싶다면 부자를 만나라는 이야기가 있어. 그들과 만나면서 그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에서 힌트를 얻어 자기만의 가치 있는 것들을 만들어가는 과정. 거기에 노력을 더한다면 누구보다 빠르게 부자가 될 확률이 높아지겠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노력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듯이 공부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많은 사람들이 정말 열심히 살지만, 삶에 큰 변화가 오지 않는 이유는 그 '열심'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거든. 6월 모의고사 보고 나서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서울대 정도의 학교에 가고 싶다면, 그 학교에 들어간 이들이 어떻게 공부했고, 어떤 생각을 했으며, 어떤 생활을 했는지... 분석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정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난 늘 xx대 정도 갈 노력만 하고 있다면 그 노력의 가치를 변화시키지 않는 이상 xx대보다 월등히 높은 대학에 갈 확률은 아주 적다고 생각합니다. 

바둑계의 전설 이창훈 9단이 "노력을 이기는 재능은 없고, 노력을 외면하는 결과도 없다." 라고 했지만, 이미 높은 곳에 올라간 사람들이 하는 이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분명 허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창훈 9단은 재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곳에 올라갈 정도의 노력을 했기 때문이죠. 이 노력이 과연 '단순한 시간 투자'로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아주아주 오래전 친한 친구의 공부방식이 너무 형편없어 고치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고치지 않던 친구가 생각납니다. 하루 3~4시간 자고, 공부만 했던 친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서울 조차 불가능했던 그 친구가 삼수씩이나 하면서 공부 방식을 바꾸고 꽤 괜찮은 학교 정치학과를 들어갔던 그때가 생각나네요.

수험생이 있는 집이라면 공부하느라 돌아볼 여유도 없는 학생들이 알아서 찾기를 바라지 말고, 어른들이 함께 생각해주고, 함께 대화해보는 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