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소년, 지금의 청소년법, 그리고 내생각

Posted by peterjun
2017. 9. 15. 00:19 일상이야기/일상 다반사

청소년 관련 사건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더 심하다는 느낌을 받는 분들도 많겠지요. 그와 더불어 청소년보호법에 대한 개선 및 폐지에 대한 의견도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영화 범죄소년을 찾아봤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 포스팅까지 하게 되었네요. 

<영화 범죄소년, 지금의 청소년법, 그리고 내생각>

<모든 이미지출처. 네이버영화 범죄소년>

(영화 스포가 있습니다.)

영화 범죄소년은 미혼모의 삶, 버려진 아이의 성장기와 그 속에서 일어나는 좋지 않은 삶의 연속. 그리고, 만나게 된 두 모자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가장 큰 이야기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미혼모로서 이 사회에서 살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아이를 책임지지 못하지요. 애석하게도 아이의 아빠가 정확히 누구인지도 모르며, 찾을 수도 없습니다. 

- 부모 없이 할아버지 손에 크지만, 제대로 사랑을 받기는커녕 보호조차 받지 못합니다. 내재된 불만과 한들이 때론 폭발하게 되는데, 그건 하나의 사고. 즉, 범죄로 이어집니다. 

- 둘은 만나게 되지만, 엄마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아이는 아이대로 자신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 다시 가게 되는 소년원. 여전히 방황하는 엄마.

- 범죄소년의 여친은 아이를 가지고, 미혼모로의 삶을 살 수 없어 아이를 포기합니다. 

- 자신과 똑같은 아들을 보며 분노하는 엄마. 다시 헤어지게 된 모자.

- 소년은 엄마처럼 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지만, 이 사회에서는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다시 사고를 치고, 소년원에 가게 되고...

- 엄마 역시 사회의 혹독함을 이겨내기 힘들어 나약한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아들과 함께할 미래를 꿈꾸며...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무거운 영화입니다. 해피엔딩도 아니며, 결과도 무겁게 끝납니다. 답이 나오지 않는 엄마와 아들의 삶은 해결점을 찾지 못한 채 막연한 희망만 가집니다. 뒤끝이 너무 찝찝해서 제 마음도 덩달아 무거워집니다. 다른 이들의 평을 보면, 비슷비슷합니다. 무거운 마음, 절망감, 답답함. 때로는 그들의 삶을 질타하고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이들. 

이 세상의 많은 아이들이 제대로 된 가정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크지 못합니다. 결손 가정의 아이들이 정말 많지요. 저도 그렇습니다. 유소년 시절 부모 없이 자랐고, 보호받지 못했고, 사랑받지 못했습니다. 사춘기에는 방황을 많이 했고, 사고도 수차례 쳤지요. 감방에도 가봤습니다. 제 잘못도 있었고, 지금은 연락조차 되지 않는 친구를 위한답시고 그 죄를 뒤집어쓰고 그게 의리인 줄 알았던 적도 있었지요.

아주아주 오래전 시간들이지만, 지금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기억들이 있습니다. 그때 감옥살이를 하면서 생각했던 게 있습니다. '나쁜 놈들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들어와서 나쁜 놈이 되어서 나가는 곳이 이곳이구나.' 라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전 변하기 직전에 나올 수 있었고, 지금까지 둘도 없는 착한(?) 사람으로 살아왔지요.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하나의 해결책으로 만든 그 밀폐된 공간은 더 큰 범죄자를 양성하곤 합니다. 이상하게도 인간은 선으로 물드는 것보다 악으로 물드는 것이 빠른 것 같네요.

지금의 일련의 사건들. 요즘 청소년들 영약한 건 맞습니다. 역이용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법을 손봐야 한다는 건 저도 어느 정도 공감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 법으로 아이들을 옭아매는 것 밖에 없을까요? 그렇게 떠드는 수많은 사람들 중 청소년을 내 자식으로 둔 부모들도 많을텐데... 내 아이만 괜찮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던데...

부모가 먼저 나서서 아이의 인성교육을 시키지 않고, 내 소중한 새끼라는 이유 아래서 남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지... 결손가정의 아이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지...

단 하나의 해결책으로 좀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에는 세상은 너무나도 복잡한 것 같습니다. 정책도 중요하고, 부모의 교육도 중요하고, 선생님의 교육도 중요합니다. 이 사회의 분위기도 중요하고요.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 것이 마땅해야 하고, 그 벌을 받고 난 이후에 개과천선해서 살 수 있어야 하고,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않아야 하고,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기회도 주어져야 합니다. 좀 더 요약하자면, 법은 엄격해야 하고, 그 엄격한 법 뒤에는 공평함이 따라야 합니다. 단지 법만 엄격해진다면 많은 아이들이 그 법의 잣대로 인해 범죄인을 양성할 수도 있는 그 소굴로 들어가게 되겠지요.

더불어 소년원의 대한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입니다. 언제까지 범죄인 양성소의 역할을 하게 하는지... 그들은 아이들보도 다신 오지 말라고 하지만, 아이들을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그또한 하나의 철밥통일 뿐이 아닌가~ 라는 날선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물론 늘 그런 건 아닙니다. 모든 건 흑백논리로 판단해서는 안 되지요.

저는 성악설을 지지합니다. 인간은 본래부터 악하고, 인간은 늘 잔인하지요. 전쟁이 없었던 시대가 없고, 힘의 논리가 없었던 세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가진 장점은 인간의 악함을 개선하고,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우리가 지향하는 바를 좀 더 잘 해내기 위해서는 좀 더 현명하게, 그리고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싶네요. 

지금 이 시간에도 제대로 살아가고 싶은 영화 속의 범죄소년과 같은 아이들이 분명 많을 것입니다. 이 사회는 그들을 더 큰 범죄자로 만드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게 아닌지 우리 모두가 생각해봐야만 합니다. 아이들이 제대로 클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고, 혹 잘못된 길을 갔던 아이라도 제 길을 찾아올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하는 게 어른의 역할이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