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스노우폭스, 퀄리티 있는 도시락

가성비의 대표적인 도시락 브랜드 한솥도시락. 요새는 편의점 도시락도 인기가 많지요. 하지만, 가끔은 퀄리티 있는 제대로 된 도시락을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런 분들을 위한 도시락 브랜드도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여의도에는 스노우폭스라는 도시락카페가 있는데, 얼마 전 막내가 이곳에서 몇 가지를 사와서 함께 먹어봤네요.

간만에 먹게 된 나름 격조 높은 점심 도시락. 스노우폭스 메뉴들의 가격은 그리 싸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용물은 상당히 충실해서 근처 직장인들에게 상당히 인기를 많이 얻고 있습니다. 이날 포장해온 도시락 메뉴는 매콤고기김치덮밥, 햄버그오믈렛라이스, 아이린 닭갈비 덮밥, 그리고 미소스프를 별도로 주문해왔습니다. 

햄버그오믈렛라이스는 커다란 햄버거 스테이크가 하나 들어 있고, 새우튀김도 들어 있습니다. 밥양도 그렇고, 남자가 먹어도 배부를 정도의 양입니다. 토핑으로 올려진 옥수수 알갱이를 하나씩 집어먹는 재미도 있는 도시락이네요. 이 도시락은 토마토소스를 사용했는데, 무엇보다 이 소스가 맛이 좋아 아이들이 꽤나 좋아할 만한 메뉴입니다. 이런 맛에 최적화된 넷째 녀석이 먹었네요. ^^ 

가격은 6,900원입니다. 

6,500원의 매콤 고기김치덮밥은 밥과 매콤한 양념의 볶음고기김치가 따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밥에 뿌려진 고소한 깨가루와 새우튀김 하나가 도시락의 퀄리티를 올려줍니다. 김치제육볶음이라 보면 되겠는데요. 매콤하다고는 하지만, 대단히 매운 정도는 아닙니다. 맛은 꽤 좋았는데, 살짝 매콤한 맛에 조금은 강한 단맛이 역시 초딩입맛을 가진 분들께 엄청난 어필을 할 수 있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닭갈비 덮밥 또한 밥과 닭갈비가 분리되어 있었는데, 6,900원짜리 도시락입니다. 이건 제가 먹은 도시락인데, 무엇보다 놀란 것은 큼직한 순살 닭고기가 상당히 많이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한솥도시락의 치킨마요에 들어 있는 잘게 썰린 닭과는 많이 비교되는 모습입니다. 가격이 두 배나 나간다고 하지만, 이걸 반으로 줄인다고 생각해봤을 때, 가격대비 상당한 퀄리티를 가진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양념은 꽤나 진한 닭갈비 양념 맛이었는데, 그리 맵지 않고 역시나 달달한 맛이 좀 더 강조되어 부담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상당히 진한 양념이지만, 매운맛을 즐기지 않는 분들도 부담 없이 먹기에 좋은 것 같더군요.

무려 개당 800원이나 하는 미소스프도 함께 먹었는데, 약간의 미역과 두부가 들어가 있습니다. 미소장국의 고유한 맛이 심플하게 느껴지는 메뉴입니다. 조금은 자극적일 수도 있는 도시락의 맛을 순화시켜주는 역할을 잘했네요. ^^

개인적으로 도시락보다는 뜨끈뜨끈한 국밥 한 그릇이라도 제대로 먹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요새 여의치 않은 환경 덕분에 이런저런 도시락을 섭렵하고 있네요... 스노우폭스 도시락 정말 맛있게 잘 먹었는데, 역시나 이왕 먹는 거 가성비를 자꾸 따지다 보니 한솥을 더 애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