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관광지 한라수목원, 산책하기 좋은 길

Posted by peterjun
2016. 11. 1. 12:06 여행 이야기/제주도 이야기

현재 살고 있는 신제주에서 가까운 거리에 입장료가 없는 한라수목원이 있어, 산책할 겸 찾아 나섰습니다. 어릴 적 수학여행 때 첫 코스가 한라수목원이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제 와서 보니 입장료가 없어 그랬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규모가 꽤 되는 곳이어서, 넉넉하게 시간 잡고, 긴 시간 산책을 예상해봅니다. 

한라수목원 안내도

도착하니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주차장에 관광차가 꽤나 있었습니다. 역시 무료관광지다운 풍경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우선 전체 지도를 한번 둘러보고 나의 산책코스를 잡아봅니다. 한라수목원은 주로 '식물'을 보존하고 있는 곳인데, 거의 25년 가까이 된 오래된 수목원입니다. 

야자수

수많은 나무들과 주변 환경들이 엄청 관리가 잘되는 정제된 자연의 느낌보다는 인위적인 느낌과 자연의 본모습이 적절하게 믹스되어 있는 느낌이 듭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곳곳의 색다른 숲길들인 것 같은데요. 식물에 엄청나게 관심이 있는 분들이 아니라면 천천히 거닐면서 자연을 만끽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가끔 눈에 띄는 것들이 있다면 한 번씩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하늘

감나무

이날 산책하면서 가장 좋았고, 또 경이롭기까지 했던 건 역시 '하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나무 사이를 거닐다가 한 번씩 하늘을 쳐다보면 그저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날이었네요. 넓게 펼쳐진 잔디광장에 딱 한 그루 서 있는 감나무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저런 각도로 사진을 찍어보았지만, 역시나 저에게 예술적 감각 따위는 없음을 새삼 실감하기만 하네요. ㅠㅜ

그래도 마냥 좋기만 합니다. 이런 날씨에 산책하는 데 좋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

잔디밭

조형물

광장에 자리 잡고 있는 조형물도 심플하지만, 눈에 딱 들어오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 많은 이들의 포토존으로 이용되고 있더군요. 아이 둘이 포즈는 잡지 않고 놀고 있어, 카메라를 들고 있는 부모의 속을 태웁니다. ^^

희귀 식물관

희귀식물

희귀식물

제주희귀식물전시실이 있어 들어가 보았는데요. 생각만큼 제 눈이 놀랄만한 풍경이 펼쳐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관리되고 있는 다양한 식물들이 있었는데, 하나씩 공부할 의욕은 생기지 않았기에 살짝 둘러만 보고 말았습니다. 총 2,000여 종의 식물이 한라수목원에 자리하고 있는데, 희귀종도 꽤 많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전시실은 관리상의 이유로 개방이 안 될 때도 있고, 동절기에는 좀 더 짧은 시간만 개방합니다. 

잔디광장, 수학여행

연못

급한 일도 없고, 잠깐의 여행이 아닌 제주생활을 하고 있기에 여유롭게 산책을 즐겼습니다.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주변을 둘러보기도 하면서 말이죠. 무엇보다 아름다웠던 하늘은 계속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제주의 대표적인 무료관광지답게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꽤 보입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장소는 큰 관심 대상이 되기는 어려운 것 같네요.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측면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학생들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기이한 돌

쉼터

걷다 보면 눈길을 끄는 작은 것들도 있고, 자연과 어우러지게 만들어 놓은 쉼터도 있습니다. 걷다가 힘들면 잠시 쉬었다가 다시 산책하고...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참 좋습니다. 

길

국화꽃

가을길이지만, 다양한 식물들이 자리하고 있어 형형색색의 단풍을 구경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못지않은 운치를 즐길 수 있어 전혀 후회되지 않은 산책 시간이었네요. 많은 꽃밭이 있길 바랬는데, 아쉽게도 아주 가끔 눈에 띌 뿐이었네요. 꽃은 아무래도 따뜻한 봄이 절정이겠지요. ^^

생태체험관

제주생태체험관

물고기

어느 코스를 도느냐에 따라 몇 시간의 산책도 가능한 곳이 한라수목원입니다. 그 마지막 코스에는 제주생태체험학습관이 있어, 아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여러 가지 행사가 있는 것 같은데, 아마 어린아이들이 올 때 신청하면 활용이 가능한 것 같더군요. 이날 이곳을 둘러보는 건 저 혼자였네요. 모형으로 전시된 것들이 많지만, 다양한 생물들을 박제 처리하여 전시해 놓은 것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외면했네요. 곤충 같은 건 특히 무서워하는지라.. ㅠㅠ

숲길

'힐링'을 목표로 슬로우여행을 즐기는 분들에게 딱 어울리는 곳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주관광을 사실 한 두번 정도 방문하게 되면 어지간히 다 가게 되는터라, 그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이런 곳을 찾게 되는 것 같네요. 꽤 넓은 공간이라 관광객들이 많다해도 그리 번잡하지는 않습니다. 무료라서 찾는 단체관광객들은 초입부분에 거의 몰려 있기 때문이죠. ^^ 이렇게 또 하루 멋지게 힐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