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장려금 필요서류, 복지 사각지대 해결은?

Posted by peterjun
2018. 4. 30. 23:30 일상이야기/일상 다반사

세상에서 살기 가장 힘든 부류가 어떤 부류라 생각하시나요? 

오늘은 조금 무거운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근로장려금 관련으로 이런저런 정보를 보다가 '복지 사각지대'를 생각해보았어요. 바로 내 가족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라 한 번쯤 써보고 싶기도 했고요.

<근로장려금 필요서류, 복지 사각지대 해결은?>

세상에서 가장 살아가기 어려운 부류는 바로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입니다. 제 셋째 동생이 그래요. 키 184에 조금 마른 체형, 잘생긴 얼굴. 아주 멋지지요. 캄보디아에서 온 제수씨와 함께 딸 하나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제 동생은 장애를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장애인증을 받을 만큼은 아니죠. 약간의 지체장애가 있지만, 장애인은 아니고, 애석하게도 일반인도 아닙니다. 우리 가족은 이 녀석을 일반인처럼 키웠지만, 훗날 병원에서 참 힘들게 살았을 거란 이야길 듣고 엄청 울었네요. 그리고, 의사쌤이 앞으로도 정말 힘들게 살 수밖에 없다고 하시더군요. 

그 말대로 이 녀석은 참 힘들게 살고 있어요. 덕분에 가족들이 고생이죠.

왜냐면, 일반인으로 접근했을 땐 컨트롤하기 너무너무 힘든 사춘기 청소년처럼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그러니 화가 머리끝까지 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 일하다 사라져서 집을 나갈 때가 있어요. 그래서 지난번에 가족 가출신고하는 법(포스팅)을 쓰기도 했지요. 

- 일을 못 배워요. 오늘 가르치면 잘 하는데, 내일 해보라 하면 못합니다. 

- 셈을 못 해요. 편의점 알바할 때 하루 만에 쫓겨났지요.

- 겁이 아마 세상에서 제일 많을 겁니다. 그래서, 당장 무서운 일이 닥칠 것 같으면 거짓말을 엄청해요. 자신 있게 이야기하건대 제 동생에 세상에서 제일 거짓말 잘할 거에요. 이게 가족을 제일 힘들게 하는 거네요. 뭐가 진실인지 탐정처럼 매번 고민하고, 분석해야 하거든요.

등등등...

하는 짓 보면 매번 줘 패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곤 합니다. 

반대로 장애인 관점으로 볼께요.

- 엄청난 건 아니지만, 봐줄 만한 외모를 가지고 있어요. 

- 이제 고작 31살입니다. 

- 폼 잡고 담패 피는 거 잘해요. 

- 그냥 보면 장애가 있다는 걸 모릅니다. 겪어보면 알지요. 조금 모자란 느낌.

일반인이 아니라서 이 힘든 세상에서 부대끼며 살기엔 참 어렵습니다. 반대로 장애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기에 보호받지도 못합니다. 

근로장려금 필요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근로소득 또는 사업소득 원천징수영수증

- 급여 또는 사업소득 수령통장 사본

- 급여 또는 사업소득 지급대장 사본

- 소득자별 근로소득 또는 사업소득 원천징수부 사본

- 직장가입자용 건강보험료 납부확인서

- 국민연금보험료 납부증명

- 피보험자용 고용보험 일용근로내역서

- 근로소독 또는 사업소득 지급 확인서

- 재산 증거서류

필요 서류가 꽤 됩니다. 나랏일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틈이 있으면 그 틈을 비집고 온갖 비리가 들어오니까요.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저는 제 동생 덕분에 예전부터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생각을 참 많이 했어요. 그래서, 앞으로 공무원이 할 일은 책상에 앉아서 찾아오는 사람 민원 해결만 해주는 게 아니라, 이 시대에 소외된 이들을 직접 찾아가는 것이라 자주 이야기합니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많은 혜택들. 시골에 가니 '이장'이라는 감투를 쓰고 가로채는 경우도 많더군요. 정말 필요한 사람들은 스스로 찾아볼 수조차 없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제 동생은 얼마 전에 보이스피싱 피해를 봤어요. 그런데 개인 정보 관련으로 엮여서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형사처벌을 받게 생겼네요. 덕분에 본인 명의 통장도 못 씁니다.

100% 근로장려금 혜택 대상자이지만, 아마 못 받을 거에요. 하라고 아무리 종용해도 혼자서는 이런 걸 잘 못하기도 하지만, 제출 서류를 아마 못 만들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죠.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4대 보험을 내지도 않으며, 지인 도움으로 노가다 일을 하거든요. 

이걸 못 받는다고 화가 나는 건 절대 아닙니다. 내 가족이니 어떻게든 가족들이 도와가며 그럭저럭 살고는 있으니까요. 다만, 내 동생보다 훨씬 힘들면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수많은 사람들.

우리가 안고 가야 할 사람들 아닐까요? 복지 사각지대를 케어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을 좀 더 해야 하지 않을까요? ^^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오늘이네요... (그렇다고 우울하게 글 쓴 거 아니에요. 늘 생각하던 걸 그저 정리 좀 했을 뿐... ㅋ) '기부'이야기까지 떠들어보고 싶지만... 이미 너무 글이 길어졌군요. 그건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