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김녕성세기해변, 해질 무렵의 풍경들

Posted by peterjun
2017. 1. 31. 09:48 여행 이야기/제주도 이야기

김녕~월정 지질트레일 구간을 걸으며 여행을 하던 중 종착역 지점은 바로 제주 김녕성세기해변이었습니다. 김녕해수욕장으로 더 알려진 곳인데, 투명한 바닷물과 유독 하얀 모래를 품고 있습니다. 열심히 걸었고, 해는 지고 있고, 이날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할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김녕성세기해변 해질녘

오른쪽에 바다를 끼고, 걷고 또 걷고... 한 달이 넘는 제주 일정에서 이날 제일 큰 힐링이 된 날이 아니었나 생각이 드네요. 그저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마치 친구처럼 옆에 끼고 걸어도 걸어도 함께 있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제주풍경

김녕성세기해변이 보이는데,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의 해질 무렵의 풍경들은 언제봐도 감성을 풍부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조금은 피로한 육체를 이끌고 마지막 여정에 발을 한 걸음씩 더 옮겨봅니다. 

제주 바다

푸른바다

구름 뒤로 숨어서 지고 있는 해는 마지막 아름다운 빛깔로 이 풍경을 꾸며주고 있습니다. 간간히 고개를 내밀어 좀 더 밝게 해주었다가 다시 숨었다가~ 마치 숨바꼭질하는 것처럼 지고 있더군요.

노을

해질무렵

김녕성세기해변은 만 형태를 가지고 있어 파도의 영향이 적은 편이고, 수심도 낮아 해수욕장으로는 정말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근래에는 윈드서핑이나 제트스키 등을 즐기는 분들도 많이 생겼다고 하네요.

때마침 홀로 외롭지만, 바다 위에서 신나게 즐기는 분이 있었습니다. 이 해변을 걷는 내내 한 번도 뭍으로 오지 않아 찍은 사진들 곳곳에 흔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제트스키

김녕해변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근처에 부대시설이 그리 많지 않고, 가까운 월정리해변이 워낙 예쁘고 카페도 많다 보니 대부분 그쪽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김녕해수욕장

한적함을 즐기는 커플, 그리고 웨딩촬영팀 두팀, 가족 단위로 산책 나온 분들이 이날 해질무렵 김녕해변에서 본 사람 전부였네요. 한참 걷는 동안 세찬 바람도 수차례 만났지만, 해변가로 내려오니 바람은 잔잔해졌습니다. 

해가 내려가고 있었지만, 버스 타는 곳이 멀지 않아 천천히 마지막 코스를 즐기며 걸었습니다. 중간중간 서서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기도 하고, 웨딩촬영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심심한 축복의 말을 건네보기도 했네요. 

제주 김녕해변

바다가 참 예뻤습니다. 이 근처의 해변가들은 모두 이렇게 예쁘고 아름다운 색감의 바다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월정리해변도 그렇고, 세화해변도 그렇고요. 이런 바다를 보고 있으면 사실 시간 가는 줄 모르기 마련이죠. 그래서 아주 천천히...느리게 걸었습니다. 

등대

붉은 노을

해변의 끝자락에 다다르니 어느 바다를 가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빨간등대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외롭지만 외롭지 않은 것 같은 등대. 이 등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성'이라는 좋은 선물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저 만나기만 해도 반갑고, 여행온 느낌을 더 얹어주는 녀석인 것 같습니다. 

바닷가 마을

빨간등대

그렇게 해는 계속 떨어지고 있고, 어두워지기 전에 버스를 타기 위해 이날 도보여행을 마무리해봅니다. 배차시간이 비교적 짧은 일주버스를 타면 되었기에, 온종일 걸었어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정류소로 향합니다. 

해질녘 도로 위

떨어지는 해가 바라보는 모든 곳을 아름답게 만들어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