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달살기 준비물, 짐싸기

Posted by peterjun
2016. 10. 9. 11:56 여행 이야기/제주도 이야기

제주도 한달살기를 위한 준비 중 가장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은 숙소가 될 것이고, 그다음은 싸 들고 갈 짐이 될 것 같습니다. 여행과 삶의 차이점은 워낙 크기에 이것저것 다 챙겨가려고 하면 끝도 없기 마련입니다. 좀 더 효과적으로 준비물을 챙기려면 제주도에서 지낼 기간 동안의 생활을 머릿속으로 먼저 그려보면서 체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기본적인 준비물

숙소를 어디로 잡느냐가 먼저 결정되어야 기본적인 준비물도 함께 정리됩니다. 내가 묵을 숙소에서 어느 정도만큼 생활물품이 지원되는지 먼저 알아야 추가로 필요한 항목들이 체크될 수 있겠지요. 저의 경우 기본적인 가구 및 가전제품이 세팅된 풀옵션방이지만, 나머지 집기류 등이 따로 지원되지 않아 챙겨야 할 물건들이 참 많았습니다. 아래는 제주도 한달살기 숙소로 정한 메르헨하우스의 모습이 담긴 포스팅입니다. 대중교통, 혼자살기, 편리함 등을 추구하는 분이라면 시내에 자리 잡고 있는 이곳을 추천드립니다. 





기본 생활에 필요한 물건이 생각보다 많지만, 제주도에서 구하기 힘든 것이 아니라면 굳이 일일이 싸 들고 가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이 지낼 기간 동안 써야 할 양을 생각해보면 답이 나오겠지요. 전 두 달을 예정했기에 어지간한 물건은 챙기지 않았습니다. 두 달 정도면 제주도에서 사도 거의 소진할 수 있는 기간이기 때문이죠. 다만, 이불이 제공되지 않는 곳인데 제주도에서 이불을 사려니 가격이 만만치 않아 뒤늦게 후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혹, 가격이 어느 정도 되는 물건이 필요하다면, 미리 택배로 부쳐두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제주시 롯데마트 안에 있는 다이소>


제주도 물가

제주도 물가가 굉장히 비싸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 번이라도 관광으로 방문했던 사람이라면 특히 음식값이나 가는 곳마다 내야 하는 입장료 때문에 그런 생각이 자연스레 들 수도 있는데요. 섬이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제주도 물가가 그리 비싸지는 않습니다. 제주도 시내 마트를 가보면 서울의 마트와 별반 다를 바가 없거든요. 


다만, 제주도에서 나는 것들은 좀 더 싼 편이고, 일부 제품이나 공산품 같은 경우 약간 가격이 높을 수도 있는데, 눈에 띄고 부담될 정도는 아니니 물가 때문에 미리 모든 짐을 다 챙기는 분들이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전 대부분의 생활용품을 제주도에 도착해서 샀답니다. 바로 옆에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있어 그곳을 애용하고 있고, 두 달 정도의 기간이니 다이소에서 많은 것들을 샀네요. 



제가 싸온 것들

정말 심플하게 짐을 싸왔습니다. 출발 전날 쌀 정도로 여유 있게 준비했지요. 덕분에 빠뜨린 게 있어 좀 속상하기도 합니다. ㅠㅠ 우선 노트북 두 대를 챙겼습니다. 하지만, 유선으로 하나만 제공되는 인터넷을 다양한 기기가 함께 쓰려면 공유기가 필요했죠. 공유기를 챙겼지만, 어댑터를 챙기지 못했네요. 제주도 오자마자 어댑터 구한다고 온 동네를 뒤지고 다녔습니다. 


가을~겨울에 걸친 생활이기에 반팔, 반바지, 긴팔, 긴바지, 가벼운 외투까지도 다 챙겨야 해서 실제로 옷만 잔뜩 쌌습니다. 막둥이 여동생이 꼭 챙기라고 준 작은 담요도 있고요. 난방비가 비싼 제주도이기에 쌀쌀하다고 보일러를 트는 건 나중에 공과금 폭탄을 맞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작은 담요 챙기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두 대, 카메라, 보조배터리 2개를 챙겼네요. 비행기 탈 때 배터리 관련 규정이 까다롭게 적용되고 있으니 잘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읽을 몇 권의 책, 먹어야 할 약, 노트와 필기구, 속옷, 수건, 양말, 그리고 집에 남아도는 치약 정도만 싸왔습니다. 우산은 작은 게 없어서 못 챙겼고, 슬리퍼는 새로 사려고 일부러 안 챙겼습니다. 



제주도에서 산 것들

여행이 아닌 생활.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오자마자 산 물건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습니다. 이틀 내내 쇼핑만 한 것 같고요. 손톱깎이, 가위, 면봉, 식기류(접시, 컵), 프라이팬, 작은 도마, 젓가락,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설겆이세제, 휴지, 칫솔, 면도기, 바디워시, 샴푸, 샤워타월, 물티슈, 수세미, 행주, 빗, 클랜징폼... 가짓수가 많다 보니 한 번에 일단 사놓고, 나머진 필요할 때마다 구입하면 됩니다. 


무엇보다 이불, 베개를 여기서 산 게 제일 아쉽네요. 몇몇 물건들은 챙겨와도 되지만, 두 달이면 새로 사도 거의 다 쓸 수 있을 것 같아 다 제주도 와서 샀습니다. 중간중간 손님도 올 것 같고요.


먹거리는 각자 취향과 계획에 맞게 구입하면 되겠지만, 요리해 계속 해드실 분들이라면 집에서 양념 종류는 어느 정도 챙겨오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마트에서 다 사려면 돈이 엄청 들 수밖에 없습니다. 전 저만의 다이어트를 병행할 계획이라 먹거리 살건 별로 없었네요. 마트에서 물 사다 나를 때 정말 힘들었습니다. 무거워서... ㅠㅠ


생활이 되어 버리니 생각보다 훨씬 더 챙길 것이 많아집니다. 하지만, 어딜 가든 다 사람 살아가는 건 비슷합니다. 물가가 부담스럽지 않으니 필요하면 사면 되는 것이지요. 꼭 필요한 것들은 준비하되 짐 쌀때 너무 부담 갖지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