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멸보궁] 지리산 법계사 풍경

Posted by peterjun
2016. 3. 27. 20:00 일상이야기/일상 다반사


가족들과 함께 지리산 등반을 나섰습니다. 동생이 어릴적 아버지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계획을 잡은 것인데요. 저는 체력이 되지 않아 가지 않으려 했지만, 저와 체력이 비슷한 막내 동생이 혼자 낙오할까봐 함께 했네요. 남한 내륙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기도 한 지리산은 국립공원 1호이기도 합니다. 지리산에는 적멸보궁 중 하나인 법계사가 있는데요. 올라갈수록 뒤에 처진 저와 막내동생이 여유있게 올라가다가 법계사를 만나 천천히 둘러봤습니다. 


<[적멸보궁] 지리산 법계사 풍경>



법계사 입구 모습입니다. 아직은 봄기운이 완연히 찾아오지 않은 상태여서 그런지 등산객들이 그리 많지도 않고, 법계사를 찾는 이들도 많지는 않습니다. 적멸보궁은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곳을 의미하는 데요. 8대 적멸보궁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이곳 역시 적멸보궁이라고 합니다. 




현재 법계사는 산신할매상 조성불사를 진행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곳곳을 보수하고 있었는데요. 제가 간 이날에는 그저 고요하기만 한 절이었습니다.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고 있어서 한가로운 봄날을 만끽할 수 있었네요. 



법계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절이라고 합니다. 신라 진흥왕때 지어졌는데요. 고려말에 소실되었으나 조선시대에 다시 복원되었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때 불타고, 1938년에 다시 세웠으나, 6.25 때 다시 불타는 아주 슬픈 역사의 흔적을 다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부처님의 전신사리탑인 3층 석탑만이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전신사리탑인 3층석탑입니다. 절 전체 풍경 중에서 유난이 우뚝 서 있는 저 자리에 그 오랜 세월을 견뎌낸 흔적은 보이지는 않지만, 어쩐지 마음이 짠합니다. 석탑의 높이는 약 2.5m 입니다. 



절은 꽤 넓은 편이었는데요. 멀이 종이 보입니다. 지리산을 등반하면서 가장 많이 본 것이 까마귀였는데, 법계사 안에도 까마귀들이 참 많았습니다. 종도 구경하러 가고 싶었는데, 까마귀들이 떼를 지어서 놀고 있는 모습에 겁이나서 가보질 못했네요. ^^



절 입구에서 아주머니... (스님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께서 저와 막내동생을 보고 들어와서 커피 한잔 하고 가시라해서 감사하게 먹은 커피와 호박떡입니다. 진심으로 호의를 베푸시는 것도 모르고, 먹은 다음 돈을 지불하려 했다가 안받으시는 바람에 조금 민망하기도 했네요. (커피가 400원이라고 구석에 써 있어서.. ㅠㅠ) 어쨌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호박떡도 맛있었고요.



법계사에서 바깥 풍경을 찍어봤습니다. 해발 1,200미터가 넘는 곳에 위치하다보니 여느 산의 정상에 못지 않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절로 후련해지는 느낌이 들었네요.


이날 저와 막내는 결국 정상을 밟지는 못했습니다. 너무 무리하고 싶지도 않았고요. 자식들과 함께 남한 육지에서 가장 높은 산을 정복하신 아버지께서 너무 행복해 하시는 바람에 저와 동생들도 참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