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의 흔적을 찾아...영월여행, 장릉
강원도 영월에는 비운의 왕 조선 6대 임금 단종의 흔적이 곳곳에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으나 숙부로부터 자리를 빼앗기고, 쫓겨나고, 결국 죽임을 당하기까지 한 슬픈 왕이기도 하지요. 17세의 나이로 강요에 의해 목숨을 끊어야만 했으니,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요?
<단종의 흔적을 찾아...영월여행, 장릉>
영월에는 단종의 유배지였던 '청령포'가 있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17세로 남게 된 단종이 잠들어 있는 '장릉'이 있지요. 장릉 관람코스에는 단종역사관이 있어 관련된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서 자세히 배울 수도 있습니다.
1. 관람 정보
관람 가능 시간 : 09시 ~ 18시 (입장은 17시 30분 마감)
관람 소요 시간 : 약 40 ~ 60분 (전 두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연중 무휴
요금 : 성인 1,400원, 청소년/군인/어린이 1,200원, 65세 이상 무료
2. 장릉 연혁
- 1516년 (중종 11) : 암장지를 찾아 봉분 갖춤
- 1580년 (선조 13) : 상석과 표석, 장명등, 망주석을 세워 능역 조성
- 1698년 (숙종 24) : 단종으로 복위, 노산묘를 장릉으로 추봉
아무런 힘도 없이 죽임을 당해야 했건만, 시신조차 제대로 거둘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생을 마감한 이후 241년 만에 이 장릉이 갖추어진 것입니다. 슬픈 사연을 간직해서인지, 왕이었지만 홀로 이렇게 떨어져 외롭게 영월 땅에 남아 있습니다. 장릉은 사적 196호입니다.
3. 장릉 이모저모
원래 입구에서 능으로 먼저 갔다가 내려와야 하는데, 전 능을 가장 나중에 들렀습니다. 뭐랄까... 마음에서 올라온 안타깝고 슬픈 마음을 가두어두었다가 마지막에 내보내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
<엄흥도 정려각>
청령포에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있었는데, 장릉에는 거의 없었습니다. 한 바퀴 도는 동안 두 팀을 만난 게 전부거든요. 그래서 참으로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아주아주 느리게, 천천히, 이곳을 둘러봤습니다. 잡음이 전혀 없으니 이 또한 색다른 묘미로 느껴졌고, 온전히 이곳을 살펴보는 기분이 들어 정말 좋았습니다.
<장판옥>
<배식단사>
<영천>
<정자각 가는 길>
합동 위패가 모셔진 장판옥, 단종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영령을 추모하기 위한 제사를 지내는 배식단사, 수복실, 비각을 지나 홍살문으로 들어갑니다. 그 안에는 영천과 정자각이 자리 잡고 있는데, 영천은 단종제 올리는 한식 때 제정으로 사용했던 우물을 의미합니다. 정자각은 능 제향을 올리는 곳으로 제향 올릴 때 왕의 신주를 이곳에 모신다고 합니다.
단종역사관에는 단종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이 있어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들이라면 좋은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누구의 방해도 없는 이 시간들을 이용하여 천천히 하나씩 다 살펴봤네요. 사육신의 단종 복위 운동 등 다양한 역사적 사실들을 제대로 배우기도 했지만, 단순히 검색으로 찾아볼 수 없는 작은 것들까지 세세하게 살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물론 박물관 싫어하는 분들께는 잠깐의 눈요기 시간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는 어렵겠지만, 장릉에 단종역사관을 만들어 놓은 건 참 잘한 것 같았습니다.
단종왕릉에 올라가니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는 않았습니다. 작은 왕.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하여 영원히 17살이 되어야 했던 조선의 슬픈 왕. 능의 봉분 앞에서 잠시 묵념을 했습니다. 10여 분 정도 친구와 단종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려왔네요. 그래도 탁 트인 풍경과 자유롭게 부는 바람이 잠들어 있는 이 어린 왕에게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노량진 사육신 공원에 몇 차례 가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주인공이었던 단종의 흔적을 찾아 떠나보니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지네요.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지식도 조금 더 생겼고, 오래전 일이지만 '인간'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슬픈 추적의 여행이었지만, 뜻깊고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여행 이야기 > 여행 관련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천해변 밤바다 풍경, 조용한 사색 장소 (24) | 2017.10.28 |
---|---|
강릉 커피여행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공장, 예가체프와 콜드브루 (30) | 2017.10.27 |
[원주 여행] 독서의 계절에 찾아간 박경리 문학공원 (35) | 2017.10.14 |
야경이 아름다운 강릉 솟대다리 (48) | 2017.10.12 |
슬픈 역사, 어린 단종의 유배지 영월 청령포 (42) | 2017.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