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여행] 독서의 계절에 찾아간 박경리 문학공원

Posted by peterjun
2017. 10. 14. 01:31 여행 이야기/여행 관련 정보

하늘은 높아지고, 들판은 노래지고, 산은 알록달록... 이 계절이 되면 없던 감성도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강원도 나들이 여행을 다니다 원주에 들러 박경리 문학공원을 방문했습니다. 어릴 때 함께 문학에 심취했었던 오랜 친구와 함께 뜻깊은 여행을 했네요.

<[원주 여행] 독서의 계절에 찾아간 박경리 문학공원>

박경리 문학공원 작은 연못

맑은 하늘도 좋지만,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그 모습도 참 좋습니다. 버릴 것 없는 계절. '토지'라는 엄청난 소설 하나로 우리나라 대표작가의 길을 걸으셨던 박경리 작가님의 자취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특이 이 문학공원 안에는 오랫동안 사셨던 박경리 작가님의 옛집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무척이나 의미 있기도 합니다. 


1. 토지, 짤막한 소개

26년에 걸친 집필 기간. 총 5부 20권 분량의 대하소설로 1897년 한가위에서부터 광복이 있었던 1945년 8월 15일까지 한국 근대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많은 인물이 등장하며, 다양한 운명적 삶과 고난, 의지들이 표현된 작품이지요. 지리산, 서울, 간도, 러시아, 일본, 부산, 진주 등의 배경장소가 등장합니다. 

오래전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했고, 최근에는 알쓸신잡 '통영'편에서 이야기를 잠시 다루기도 했습니다. 어릴 적 접하긴 했으나 완독하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오래전이라 그 이야기마저 가물가물하네요. 

토지 전시관

2. 문학공원 둘러보기 순서

문학의 집 -> 북카페 -> 옛집 -> 평사리 마당 -> 홍이동산 -> 용두레벌

평사리마당, 홍이동산, 용두레벌 코스는 소설 '토지'와 연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식이 갖춰져 있지 않아 그 의미를 제대로 짚어보지는 못했습니다. 엄청나게 꾸려놓은 건 아니라, 가볍게 산책하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박경리 문학공원 지도


3. 박경리 문학의 집

문학공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커다란 건물. 이 안에 모든 것들이 다 있습니다.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무엇보다 소설 토지의 원본이나 원고지 집필 원본 등을 볼 수 있는 것이 사람에 따라 큰 의미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총 5부를 따로따로 전시해놓았는데, 인물 관계도라던가, 몇몇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박경리 작가가 집필한 다양한 책들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생선 사용했던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기도 합니다. 

정숙한 분위기에서 관람해야 하며,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친구와 함께 천천히 읽으며 둘러보다 보니 꽤 시간이 많이 필요하더군요.

박경리 문학의 집

박경리 작가의 작품들

박경리 작가


4. 북카페

북카페는 꽤 썰렁한 편이었는데, 명절 연휴가 끼어 있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다양한 행사도 하는 것 같더군요. 2층에 올라가면 일제 시대의 교과서라든가, 다양한 옛 자료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까막눈이라... 가볍게 둘러보고 말았네요. 건물 자체에 아무도 없어서 설명도 들을 수 없었고요. ㅠㅠ 역시 사진 촬영은 금지라 안에서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박경리 북카페

사람 하나 없는 썰렁한 북카페


5. 옛집 그리고 산책

운치 있는 산책코스가 참 잘 꾸며져 있습니다. 관리에도 많이 신경을 쓰는 것 같고요. 산책로를 따라 걷노라면 어쩐지 문학소년이 된 기분이 듭니다. 말도 안 되는 구절들을 읊어보다가 친구한테 구박을 받기도 했네요. 

산책로

박경리 작가 글귀

이 집은 실제로 박경리 작가가 살았던 집으로 잠겨 있는 것 같아 실내까지 보지는 못했습니다. 1층엔 생활했던 모습을 볼 수 있고, 2층은 문학이나 예술동호인들의 사랑방으로 활용한다는 걸로 봐선, 평소엔 공개되는 것도 같습니다. 1900년대 후반의 전형적인 가옥 스타일입니다. 

박경리 작가 옛집

박경리 작가 동상

작은 텃밭

박경리 작가님의 모습이 앞마당에 자리하고 있어 이 집의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한쪽에는 작가님이 실제로 가꾸었던 텃밭까지도 그대로 보존되고 있더군요. 이 부분에서 꽤나 감명받았습니다. 

낮은 문

홍이 동산

길따라 쭉 걷다 보면 홍이동산을 거쳐 용두레벌까지 이어집니다. 부슬비가 추적추적 내리지만, 그 양이 많지는 않아서 우산 없이 천천히 산책을 했습니다. 어쩐지 어릴 때 생각이 나서 좋았네요. 제 오랜 친구와 꿈을 이야기하고, 함께 음악을 하고, 함께 책을 읽었던 그 소중한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용두레벌 전신주

우리나라 근대사, 그리고 '인간'에 대해서 정말 멋지게 표현한 소설 '토지'. 언젠가는 한번 완독해 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