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학원일정, 아이들 건강은 잘 챙기지 않는 부모

Posted by peterjun
2017. 3. 3. 16:25 교육, 직업, 자격증/아이 교육

어릴 때 참 가난한 동네에 살았습니다. '공부'라는 굴레에 그리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나이였고, 지금처럼 치열하지도 않았지요. 저의 유소년시절은 그렇게 나름 자유분방했던 것 같네요. 지금은 없어진 산동네의 그 집이 가끔 생각이 나곤 합니다. 

공부하는 아이

'학군'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학부모님들의 아이들에 대한 교육열이 엄청난 걸 중고등학교 때 보게 되었는데, 저 또한 특수학군에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어 치열함 속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었네요. 반에서 10등만 해도 연고대 정도는 갈 수 있을 정도니 엄청났었지요. 그래도 지금처럼 공부에 내몰렸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적당히 놀면서 해도 반 10등이 그리 어렵지도 않았고요... 물론 개중에는 엄청난 과외비를 쓰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어린 동생들을 공부시키고, 대학에 보내는 과정을 거치면서 교육환경도 많이 바뀌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걸 자꾸만 포기하게 만들어 버리는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많이 지켜보게 되기도 했고요.

물구나무

강남, 목동 쪽은 엄청납니다. 넷째 녀석이 목동에서 학교 및 학원에 다녔는데, 저희집 같은 경우는 이 녀석이 원하는 것만 지원해주었습니다. 뭔가 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지요. 자사고를 선택한 것도 본인이 원해서였고, 가끔 학원 및 독서실을 다녔던 것도 순전히 본인의 의지였습니다. 

그래도 가족으로서 최대한 지원을 해주고 싶었기에 귀가 시간이 되면 늘 차로 데리러 가곤 했네요. 그 시간만 되면 엄청난 정체가 되는 목동거리들. 학부모님들의 아이들에 대한 교육열이 어떤지... 얼마나 집착이 심한지 느끼게 됩니다. 

스터디

그래도 다 큰 고등학생 정도면 괜찮지만, 요즘 유소년 시절부터 이런 생활을 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부모의 심정은 누구나 같겠지만, 학원 스케쥴에 쫓겨 식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정말 많다고 하더군요.

가끔 화가 나기도 하는 풍경은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아이의 끼니를 때우게 하는 것' 입니다. 심지어 바쁘게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 다음 학원을 가기 위해 밥 먹을 시간이 없어 그렇게 끼니를 때우게 하는 것이지요.

그렇게까지 바쁘게 학원일정 소화해내면 아이가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될 확률이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정작 아이의 건강을 잘 챙기지 않는 부모를 보면 어쩐지 마음이 안타깝고, 아이가 안됐다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문구용품

패스트푸드 식사를 자주 하게 되면 여러 가지 문제로 아이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식사, 운동할 수 있는 시간만큼은 제발 확보해주었으면 좋겠네요. 부모의 욕심 때문에 아이들이 너무 어릴 때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패스트푸드 위주의 식사에서 집밥으로 바꾼 뒤 성적이 최소 14% 올랐다는 영국의 어느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아이를 그렇게까지 교육시키려면 최소한 도시락이라도 알차게 싸 들고 다니는 정성은 있어야 하는 건 아닌가 싶지만... 역시나, 학원뺑뺑이를 돌리는 것 자체를 납득할 수가 없네요. ㅠㅠ 때로는 아이가 원해서 시켜주는 거라 하지만, 아이가 그렇게 원하도록 세뇌시킨건 아닐지?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부모님께 사랑받기 위해 그걸 원해야만 하는... 유소년시절부터 강요당하는...

아이들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아이의 자존감이 튼튼해야 훗날 무슨 일이든 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식을 머리속에 집어넣기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지요. 혹 누군가의 부모가 이 글을 읽었다면 그 어떤 것보다 아이의 건강을 1순위로 생각하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