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맛본 꼬막정식, 대나무집

Posted by peterjun
2016. 12. 14. 00:38 여행 이야기/제주도 이야기

제주에서 한 달 하고도 4일을 더 있었습니다. 급한 일들이 줄줄이 생겨 두 달 계약을 모두 채우지 못해 못내 아쉬운 마음을 안고 서울로 올라왔는데요. 힐링을 실컷 해서 좋았지만, 건강관리 한다며 먹거리 경험을 많이 하지 못한 건 한편으론 잘한 것이지만, 또 한편으론 아쉽기만 합니다. 그래도 몇 번의 외식은 할 수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꼬막정식이었습니다. 제주 특산물이 아니기에 대나무집에서 먹은 꼬막정식은 어쩐지 특별한 느낌이 드는 식사였네요.

제주시 노형동 대나무집

어둠이 깔린 밤에 지인 부부와 함께 이곳을 찾았습니다. 밤에는 어지간해선 움직이지 않는 지인이지만, 서울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식사라 차를 끌고 조금 이동했네요. 대나무집은 원래 오리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식당이지만, 꼬막이나 굴정식으로 더 유명한 곳입니다. 제주시 노형동에 있어, 관광객보다는 현지에 살고 있는 분들이 더 많이 찾는 것 같습니다. 

대나무집 메뉴

메뉴를 보니 꽤 다양한 편이었는데, 주력으로 하고 있는 오리 요리를 먹는 테이블은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 저희 일행과 비슷한 꼬막정식이나 굴정식, 대나무집정식을 먹는 것 같았습니다. 

한쪽에는 단체로 오신 분들이 있어 조금 시끌벅적하긴 했지만, 제가 앉은 쪽은 대부분 가족들과 온 분들로 차 있어 조촐하면서도 단란한 분위기였네요.

꼬막정식

한 상 차림이 나오는 만큼 다양한 반찬들이 기본으로 깔립니다. 무난하면서도 건강한 밥상 느낌의 찬들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희안하게도 콩나물무침이 너무 맛있어서 가장 먼저 비워버렸네요.

양념 꼬막

코스 형식은 아니지만, 순차적으로 메뉴들이 나옵니다. 처음에 나온 것은 어릴 적부터 참 많이도 먹어본 양념꼬막입니다. 알맞게 데쳐 양념장을 하나하나 얹은 요녀석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어머니께서 가장 맛있게 해주신 음식이 동태탕과 꼬막이었는데, 어릴 적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그런 음식이거든요. ^^

꼬막숙회

꼬막숙회도 나왔는데, 전 양념을 올린 것을 워낙 좋아하기에 요녀석들은 지인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물론 셋이서 함께 나눠 먹었지만, 확실히 선호도는 조금씩 달랐습니다. 맛이 기가 막히게 좋았지만, 한 개의 꼬막이 해감이 되지 않은 게 있어 참 아쉬운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꼬막전

꼬막전은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전의 주재료가 꼬막이라는 것이 독특하고 맛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계란을 엄청 좋아하는 저이기에 이 녀석도 완전 취향저격 음식이었네요. 지인 와이프도 꼬막전이 맛있었는지, 연신 이 녀석을 공략합니다. 

꼬막정식차림

꼬막정식 한상차림입니다. 블로그 때문에 사진을 많이 찍어야 한다는 말은 차마 못 하고, 눈치 보며 찍다 보니 좀 더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찍지는 못했네요. 차라리 카메라를 들고 갔으면 그래도 맘 놓고 찍었을텐데... 조금은 아쉽습니다. 

돌솥밥

미역국

사이즈가 조금 큰 뚝배기에 콩나물 돌솥밥이 나옵니다. 조금씩 덜어서 양념장에 비벼 먹으면 되는데요. 그 자체로도 맛이 참 좋습니다. 양념장이 맛있어서 그런지 밥 한 그릇 뚝딱 비우는 것은 문제도 아니더군요. 

비빔밥

남아 있는 꼬막숙회를 함께 넣어 비벼 먹으니 꼬막비빔밥이 됩니다. 꼬막이 파묻힌 밥 한 숟가락 떠먹어보니 기가 막힌 맛입니다. 너무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은 양이었고, 충분히 배가 부른 식사였습니다. 

꼬막비빔밥

저도 지인 부부도 무척이나 만족스러워했던 꼬막정식 메뉴였습니다. 대단한 맛집이라고 표현하기엔 부족할 수 있으나, 로컬맛집으로 한 번씩 외식하기에 좋은 그런 곳이었네요. 무엇보다 잠시 머무르는 저에겐 조금은 특별한 식사이기도 했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