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전통찻집 명선다원, 차 한잔의 여유

Posted by peterjun
2016. 7. 30. 07:48 일상이야기/맛집과 먹거리이야기


차 좋아하시나요? 저는 차 전문가는 아니지만,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그리고 사색을 가미할 수 있고, 슬로우라이프를 느낄 수 있는 차마시는 행위를 정말로 좋아하는 편입니다. 바쁜 일상 생활속에서 여유를 가지고 차를 마시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가끔은 집에서...그리고, 가끔은 드라이브 겸 평화롭고도 분위기 좋은 찻집을 찾기도 합니다. 커피도 좋아하지만, 전통차는 좀 더 여유로움과 힐링을 선물해 주는 것 같아 참 좋습니다. 


<양평 전통찻집 명선다원, 차 한잔의 여유>



가끔 팔당, 양평쪽으로 드라이브를 종종 나가는 편인데요. 워낙 드라이브 코스로 좋기도 하거니와 다양한 맛집들이 많아 저희 가족이 선호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명선다원은 1979년부터 대치동에서 시작된 아주 오래된 전통찻집인데요. 양평에 2호점이 생겼습니다. 2015년에 생겼으니 그리 오래되지 않았네요. 



실내풍경입니다. 굉장히 깔끔하다는 게 첫인상이었는데요. 들어갈 때만 해도 손님이 별로 없어서 장사가 잘 안되는 곳인 줄 알았네요. ^^ 꽤나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어 더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차를 마시고 있노라니 금방 자리들이 차기 시작했는데, 전통찻집답게 젊은 분들보다는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이나 가족단위로 많이 찾는 것 같았습니다. 



명선다원은 한국의 전통차만 파는 곳이 아닙니다. 다른 나라의 전통차들도 취급하고 있지요. 중국이나 대만, 일본의 차들이 준비되어 있고, 당연히 우리나라 전통차는 웬만한 건 다 준비되어 있습니다. 위의 메뉴판에는 없지만, 커피 종류나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식들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구경을 좀 했는데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다양한 것들이 전시되어 있어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각종 장식물들은 물론이고 많은 다기들이 준비되어 있어,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키더군요. 물론 저야 생각만으로 끝낼 수 있지만,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막내 동생의 눈빛이 너무 빛나서 하마트면 한 세트 사줄 뻔 했네요. ^^ 



진열되어 있는 상품이나 장식품들을 하나씩 들여다보고 있으니 시간이 금방 흘러갑니다. 특별해 보이는 것들이 많이 있다보니 볼 것도 정말 많습니다. 명선다원의 주인이 어떤 분인지는 모르겠으나, 오랜 시간동안 모아온 다기들과 각종 장식품들이기에 그냥 인테리어를 위해 아무거나 갖다 놓은 장식품들과는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 돈이 꽤 많은 분이 주인이 아닐까 싶긴 합니다. ^^ 바로 옆건물에 차를 전시한 갤러리까지도 운영하고 있거든요. 



차를 어느 정도 접하는 저희 가족이기에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깊이 없는 차보다는 좀 더 깊은 맛이 우러날 수 있는 직접 만든 차를 음용하는 걸 더 좋아합니다. 이곳에는 다양한 청들도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전체 메뉴 중 아주 일부 메뉴만 외부에서 들여오고, 대다수의 차들은 명선다원에서 직접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주문한 시원한 오미자차입니다. 전통차라고 해서 맛이 거의 없는 따뜻한 차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 이날 날이 너무 더웠기에 뜨거운 차를 마실 엄두는 나지 않았고, 그래서 선택한 오미자차입니다. 호박씨나 대추 등 몇 가지 견과류들을 토핑으로 올려줍니다. 



이건 아버지께서 드신 솔잎차입니다. 차를 주문하면 차와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약과와 두 개의 강정이 함께 나옵니다. 참 예쁘게 세팅되어 나오지요? ^^ 기대이상의 퀄리티여서 차를 받아들면서부터 더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건 막내 동생이 주문한 연잎차입니다. 연은 버릴 게 없는 건강에 아주 좋은 귀한 녀석인데요. 연뿌리(연근)부터, 연잎, 연꽃.... 다 건강에 좋은 먹거리입니다. 특히, 연잎과 연꽃은 차로 만들어 음용하는데요. 몸에도 좋지만, 운치를 누리기에도 아주 멋진 차입니다. 



백년차라고도 불리는 연잎차의 모습입니다. 차를 우려내어 마실 때에는 처음 뜨거운 물을 붓고 바로 따라 버리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그 정도의 격식까지 차리지는 않고 마시는 편입니다. 연잎차가 꽤 괜찮아서 막내와 아버지 둘이서 계속 우려내어 마셨네요. 



추가로 주문한 인절미입니다. 전통 간식들도 있고, 서양 간식들도 있는데요. 늘 입이 심심하다는 말을 달고 다니시는 아버지를 위해 인절미 하나를 주문했지요. ^^ 조금 달달하긴 하지만, 너무 부드러워 맛이 정말 좋았습니다. 



창가에 앉아서 차를 마셨는데요.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꽤나 시골스럽습니다. 화려하게 가꾼 정제된 자연의 모습은 아니지만, 날것 그대로의 자연은 나도 모르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힐링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날은 꽤 오랜 시간동안 앉아서 도란도란 대화도 나누었는데요.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 


양평쪽 드라이브 계획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찾아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