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맛집과 먹거리이야기

강문해변 맛집 바다횟집, 솟대다리 보며 회 한접시

peterjun 2017. 10. 22. 23:47

그동안 경험상 해변가에 있는 횟집이 엄청난 맛집인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인상적인 곳이 많지 않았던 터라 개인적으로 기피 현상이 약간 있기도 하지요. 괜히 사기당하는 느낌이 들 때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지리적 요건이 정말 좋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없는 곳은 절대 가지 않는 버릇이 있기도 하네요.

<강문해변 맛집 바다횟집, 솟대다리 보며 회 한 접시>

강문해변 앞에서 회를 한 접시 해야겠는데, 어디를 가야 하나 친구와 한참 고민을 했습니다. 바로 위 경포해변 쪽에는 워낙 식당도 많으니 갈만한 곳을 찾는 것도 그리 어렵지는 않은데 말이죠. 트렌드인가... 수제버거와 같은 메뉴들이 오히려 더 눈에 띄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바다까지 왔으면 회를 먹어야 하지 않겠냐는 친구의 말에 가장 북적거리는 바다횟집으로 갔습니다. 무엇보다 바깥쪽에 마침 빈 테이블이 하나 난 걸 봤거든요. 비싼 돈 내고 여기서 회를 먹는데, 안에서 먹는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럴거면 조금 움직여서 대포항이나 주문진으로 가는 게 맞을 테니까요.

가자마자 일단 좋았던 것은 일하시는 분들이 너무 친절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모님들이 너무 코맹맹이 소리를 하셔서 살짝 부담스럽긴 했네요. 모든 분들께 친근한 친절함으로 다가와 좋았습니다. 상황은 안밖이 모두 손님으로 꽉 찬 상태.

밖에 자리 잡고 앉으니 저 앞에 예쁜 솟대다리가 보입니다. 바닷가에서 가볍게 터뜨리는 폭죽 소리도 참 좋았네요. 아늑하면서도 마음이 잔잔해지는 이 풍경들이 정말 좋습니다. 음식 기다리는 동안의 시간조차 여행을 음미할 수 있어 기분이 점점 좋아집니다. 

회를 잘 모르는 저와 친구. 모둠회는 싫다 하여 그냥 광어회로 시켰습니다. 가격은 당연히 싸지 않은 가격. 8만 원짜리로 주문했습니다. 딱히 흠잡고 싶은 건 없었지만, 역시나 가격은 불만...;;

기본 상차림은 이곳의 여느 횟집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본 반찬들과 가벼운 횟감, 안줏거리들... 특별히 맛있다고 할 건 없었지만, 그냥저냥 먹을 만 했습니다. 귀차니즘이 상당한 친구를 위해 새우는 제가 깠습니다. 저체중인 친구를 위한 작은 배려.

어딜 가나 콘샐러드는 맛이 좋은 것 같더군요.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여행 중이라 그런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주문한 광어회가 나왔습니다. 회는 꽤 도톰하게 썰어져 나왔는데, 맛이 괜찮더군요. 식감도 나쁘지 않았고요. 물론 개인적으론 회 맛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전 얇은 걸 더 선호하긴 합니다만.... 회 좋아하는 분들은 두툼하게 썰은 걸 더 좋아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술 먹지 않는 친구, 술에 질려 요새 거의 입에 대지 않는 저. 남자 둘이서 사이다 한 병 시켜놓고 회를 먹으니 저에겐 색다른 경험입니다. 한 번도 이렇게 먹어본 적이 없거든요. 최소한 소주를 깔아줘야 하는데... ㅋ 

배가 고프지는 않아 매운탕까지 먹지는 않았습니다. 옆 테이블의 가족 단위로 오신 분들의 매운탕까지 클리어하는 모습으로 대리만족했습니다. 

엄청난 맛집이라 하기엔 잘은 모르겠지만, 바닷가 횟집치고 괜찮았습니다. 친절해서 더 좋았고요. 뭔가 더 달라 하면 기분 좋은 웃음으로 더 채워주시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좋았던 건 역시나 솟대다리가 보이는 풍경. 그리고, 바닷가에서만 들을 수 있는 약간의 소음들. 여행의 묘미가 있는 그런 식사 시간이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