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코스, 인사동에서 한옥마을까지

Posted by peterjun
2015. 8. 11. 08:31 일상이야기/일상 다반사

여기저기 걸어서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저는 수시로 정처없는 발걸음을 옮기고는 합니다.

특히, 종각역에서 내려 인사동길을 걸어가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요.

우리 옛것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의 호기심 어린 눈길을 바라보고 있다보면 나도 모르에 어깨가 으쓱하고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산책코스로, 인사동에서 시작하여 북촌 한옥마을까지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산책 시간을 최소한 3~4시간 이상은 잡아야 천천히 둘러보면서 사색도 즐길 수 있습니다. 힘들면 중간에 차 한잔 하는 여유로움을 가지면 더 풍요로운 산책겸 나들이가 될 것입니다.

 

korea, Insa-dong

 

이런 쇼핑을 위한 장소들이 너무 많이 생겨 점점 진짜 옛스러움은 사라져 가지만, 여전히 저에게는 따뜻하고 포근한 장소가 인사동입니다. 어릴 적에는 싸고, 양 많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자주 오기도 했었지요.

 

인사동 거리를 가로질러 끝에 다다르면 도로가 나오는데, 그대로 건너서 쭉 올라가면 북촌 한옥 마을이 나옵니다. 옛 것의 자취라는 측면에서 부각되기 시작한 이 마을은 진짜 살아있는 옛모습이 그대로 현대화한 곳입니다. 그런 가치를 인정 받다보니 어느새 북촌 한옥마을도 서울의 관광명소가 되었습니다.

 

korea, Bukchon Hanok Village

 

이곳은 루트를 정확히 정해놓고 이동하는 것보다는 저처럼 천천히 자유롭게 둘러보면서 사색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래야만 진정한 산책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오래된 모습만으로 살아갈 수는 없기에 현대적인 장치들이 하나씩 둘씩 섞이기 시작해 마을의 곳곳마다 조금씩은 다른 느낌을 줍니다.

 

조금은 더 옛스러움이 남아 있는 곳도 있지만, 조금은 현대적인 편리함이 더 다가온 골목도 있습니다.

 

korea, Bukchon Hanok Village

 

지대가 꽤 높은 편이어서, 더운 여름날 오후에 움직이기엔 좀 무리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만큼 멀리 내려다볼 수 있는 경치는 충분한 값어치를 하고도 남습니다.

 

korea, traditional house

 

한옥의 처마끝과 거기에 걸려있는 하늘을 한 번쯤 쳐다보세요. 마음이 넉넉해지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앞만보며 살아가기 바쁜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올려다 보고, 뒤돌아 보고, 내려다 보는 것입니다. 눈 앞에 펼쳐진 세상이 진짜 모습일 것 같지만 가다가 뒤돌아보면 내가 보던 세상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거기에 있기 마련입니다. 그걸 느끼는 순간 얼마나 새로운지 혹시 아시나요?

다른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꽤나 중요하고,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행위입니다.

 

korea, traditional house, Bukchon

 

이런 고즈넉한 북촌한옥마을의 풍경을 널리 알리다보니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문화재로서의 볼거리가 아닌 이곳은 아직도 모두가 살아가는 하나의 마을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살아 숨쉬는 옛스러움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입추가 지났으니 하늘은 더없이 맑고 깨끗할 것 같습니다. 더위가 조금 사그라들면 다시 한 번 산책길에 올라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korea idol, exo,

 

가다보면 이렇게 관광객들을 위한 장소도 있습니다. 아이돌이나 유명 한류연예인들의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korea, Kahoe Catholic Church

이 지역의 유명한 장소라고 하면 역시 가회동성당이 되겠습니다. 조선시대때 부터 있어온 이 성당에 얽힌 역사적인 이야기들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곳입니다. 한번 쯤 들러서 구경하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정처없이 걸어 올라가 북촌한옥마을을 둘러보고, 또 이리저리 돌아다니다보면 어느새 다시 도로를 마주하게 되는데, 그대로 내려오면 안국역이 나타납니다. 잘못돌아 내려왔다고 하더라도 아마 인사동 어디즈음이겠지요.

진정한 산책의 묘미는 정해진 끝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가다가 끝을 정하는 것입니다. ^^

 

가끔 온 종일 걷고 싶을 때, 정처없이 걷고 싶을 때, 그리고 옛스러움에 취해 사색과 함께 걷고 싶을 때,... 인사동에서 출발해서 북촌 한옥마을까지 한 번 걸어보세요.

많은 생각들이 들지만, 한편으로 많은 생각들이 정리가 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