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게,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Posted by peterjun
2017. 6. 26. 17:34 일상이야기/일상 다반사

살면서 굴곡이 많았습니다. 견디기 힘든 일도 많이 있었고요. 나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소설을 쓰라는 둥, 드라마로 만들어야 한다는 둥, 영화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둥...의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요. 참 쓸데없는 '삶의 힘듦'에 대한 자랑. 네이버 '에세이'코너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쓰지만, 티스토리에도 뜬금없이 요런 이야기를 쓰는 건 아마 이웃님들께 위로받고 싶어서가 아닐까~ 싶네요. ^^

<삶의 무게,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최근 수년간의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아마 친한 동료이자 친구였던 녀석의 '스스로 선택한 죽음'이 아니었나 싶네요. 

스타트업을 위해 모였던 우리 나름의 최상의 멤버들. 잘나가던 해외파 녀석들까지 합류하여 자부심 하나는 최고였던 그때 우리들은 무서울 게 없었습니다. 능력도 배려심도 트렌디함도 인성도... 그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것 없었는데... (중략) 결국 대기업에 (별다른 이득없이)인수되다 시피 들어가게 되고, 그 이후 쌓였던 갈등이 폭발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 버렸습니다. 

죽기 전날 친구는 날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이야기했지요. 그저 미안하다고... 자기가 많이 부족해서 이리된 것 같다며 자책했습니다. 저는 그런 생각할 필요 없다고 이야기했고, 좋지 않은 것들을 자꾸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앞으로 각자의 길에서 열심히 잘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살아가자며 다독였습니다. 그렇게 좋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날 밤 친구는 떠났습니다. 

(다시 한번 중략...)

이 후 저에게는 '공황장애'라는 질환이 찾아왔습니다.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심하게 발작했지요. 더이상 사람들을 리딩할 수 없어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됩니다. 아마 그즈음부터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것 같네요...

이후로도 여러 도전들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공황장애는 어느 정도 극복이 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야 깨닫게 된 게 있습니다. 바로 '대인기피증' 유사한 증세가 저에게 있더군요. 혼자 사는 걸 늘 떠들었기에 그저 그런 줄만 알았는데, 사람을 대면하고 있는 상태가 되면 그 자체를 너무 힘들어한다는 걸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알게 되었네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함께 대화하는 걸 정말 좋아했던 저였는데 말이죠.

그리고, 올해 들어서면서 몇 가지 계획에 없었던 일들이 진행되고, 6개월이 지나 7개월째가 되면서 잘 풀리지 않으니... 속에 있던 좋지 않은 기운이 슬금슬금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긍정적 사고'를 가지고, '현명하게 해결'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노력하고 있지만, 참 어렵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무엇보다 건강이 좋지 않은 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하고요. 

하필 2017년 가족 모두가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집안 분위기가 참 애매하기도 해서 요즘은 삶의 무게를 나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합니다. 친구한테 "나도 그냥 다 내려놓아 버릴까?"라고 했다가 혼쭐이 나기도 했네요. ^^

이렇게 글을 쓰는 건, 더 나약해지고 싶지 않아서이기도 합니다. 무기력하게 어려운 상황에 동화되지 않고 싶어서입니다. 가족이 다 힘든 상황이 되니 더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좀 더 냉정하게 현실을 돌아보고, 좀 더 멋지게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보고 싶군요. 돌아가지 않는 짱구를 아무리 굴려봐도 정답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버티기가 아닌 돌파를 위해서는 정답이 보이지 않는 그 어떤 길을 나 스스로 잘 뚫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한번 해보고 싶네요. ^^

응원해 주세요... ^^ 그리고, 혹 저처럼 힘든 상황에 처한 분이라면 우리 함께 힘내봅시다. 지나온 과거만 돌아보고 힘들어만 한다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지요.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돌파구를 찾을 수 있기 마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