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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jun's story

귀농 후 한옥 짓고 사는 친구네 풍경 본문

일상이야기/일상 다반사

귀농 후 한옥 짓고 사는 친구네 풍경

따뜻한 사람 peterjun 2017.07.10 01:01

귀농한 지 어느새 수년의 시간이 흘렀고, 긴 시간을 들여 직접 한옥을 지어 살고 있는 친구 집에 다녀왔네요. 이제야 오냐고 구박도 받았는데, 이제라도 갈 수 있으니 그걸로 된 것이지요. ^^ 가는 길이 설레였고, 다녀오니 빠르게 흘러간 시간이 원망스럽습니다. 산 중턱에 집을 지어 아직 한창나이인데도 마치 노인처럼 남루한 행색을 하고 다니는 녀석이지만, '자유'와 '내가 원하는 삶'에서 만큼은 정말 확고한 친구네요. 가진 게 많이 없어도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어 참 좋아 보입니다. 

한옥

직접 지은 한옥. 내가 할 수 없는 것만 타인의 힘을 빌리고, 할 수 있는 것은 직접 다 했다고 합니다. 귀농하기 전까지만 해도 잘 나가는 프로그래머였는데, 마음먹기에 따라 사람의 운명은 금세 바뀌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요즘이라 곳곳에 빗물이 고여있습니다. 

한옥 처마

처마밑

지대가 높은 강원도의 산 중턱에 집을 지었고, 마을에서는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집이기도 합니다. 혼자 살기에 너무 넓어 절반은 다른 이에게 내어주고, 바로 옆에 또 한 채의 한옥이 있기에 너무 적적한 느낌은 아닙니다. 밖을 내다보면 내 발아래에 걸려 있는 나무들이 보여 정말 산속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정말 좋긴 한데, 혼자 살면 조금 무서울 것 같기도 하고, 벌레 때문에 조금 괴로울 듯싶기도 합니다. 

통나무

이러나저러나 남자가 혼자 사는 집은 깨끗하기는 역시 힘든 것 같습니다.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지저분하다고 잔소리를 했는데, 제가 온다고 실컷 치운 게 이 모냥이라 하니... 할 말이 없더군요. 바닥 마감 주재료를 '흙'을 사용했기에 조금 독특한 느낌이 듭니다. 나무 내음이 잔잔하게 풍기는 실내 향이 꽤 맘에 듭니다. 완공한 지는 몇 달 되지 않았는데, 내부 문짝 정리나 몇 가지 조금 더 손봐야 할 곳들이 있더군요. 

한옥집 실내

한옥이라 멋스럽고 운치가 있지만, 그래도 사람이 살아가려면 편리성도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하지요. 다행히도 갖출 건 다 갖추고 있었습니다. 넓은 거실 겸 부엌으로 꾸며놓은 곳엔 잡스럽기는 하지만, 없는 것 빼곤 다 있더군요.

부엌

혼자 있어도 절대 심심한 녀석이 아니라 그런지 아는 것도 많습니다. 저랑 합쳐 놓으면 상당할 것 같은데, 추구하는 삶의 스타일이나 취향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그러긴 힘들 것 같네요. (매번 저만 보면 서울 생활 접고 내려와서 살라고 잔소리합니다. ㅋ)

방 한켠에 자리 잡고 있는 통기타를 보니 옛 생각이 납니다. 튜닝이 되어 있길래 잠시 쳐보았는데, 왼손 손톱이 걸리적거려 이내 제자리에 돌려놓습니다. 화장실도 심플하지만, 잘 해놓았습니다. 

창문

통기타

산속에 위치하고 있지만, 오랜 친구가 찾아왔다고 ''를 떠오더군요. ^^ 일반 소주나 맥주는 어지간해서는 마시지 않는 이 녀석은 막걸리를 직접 담가 먹습니다. 지금은 담가놓은 술이 없어, 자신이 좋아하는 '대장부'라는 술을 내어놓네요. 도수는 일반 소주보다 높은데, 정종 맛이 나는 술입니다. 뜨거운 물과 반반 섞어 먹었는데, 맛도 멋도 있는 괜찮은 술이라는 생각이 들어 참 좋았습니다. 

광어회

대장부 소주

비가 계속 내려, 특별히 다른 활동을 할 수는 없었기에 2박 3일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이 멋지게 지어 놓은 한옥에서 나누고 왔네요. 요즘은 라즈베리파이를 사서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저에게는 너무 생소한 것들이라 잘 모르겠더군요. 구경만 실컷 했습니다. ㅎㅎ

이제 언제 또 가게될 지 모르겠지만, 두 팔 벌리고 언제든 환영해주는 친구가 저렇게 멋진 곳에 있으니 마음만큼은 무척이나 푸짐한 느낌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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