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노을과 마주한 여유로움

Posted by peterjun
2017. 2. 16. 09:55 여행 이야기/제주도 이야기

아름다운 노을을 보고 있노라면 많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마음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기도 합니다. 사색을 하기에도 좋아 가끔은 일부러 노을을 찾아 떠나기도 하지요. 제주 한달살기 하면서 일부러 노을을 찾아다니지는 않았지만, 뜻하지 않는 곳에서 만나 다시 한번 힐링하고 여유를 즐길 수 있었던 날이 여럿 있었네요.

제주 노을

1. 협재해변의 노을

제주를 처음 방문한 이후 줄곧 가장 좋아하는 해변은 바로 협재해변이었습니다. 투명하고 맑은 바다 색감이 너무 좋았고, 비양도와 함께 어우러지는 그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지요. 제주 도보여행의 첫 일정을 이곳으로 잡을 만큼 여전히 애정이 큰 곳입니다. 

협재해변 하늘

비양도 노을

오랜만에 옛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워 바다 앞에서 떠날 줄을 몰랐네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걷고 또 걷고,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챙겨온 카메라로 연신 풍경을 담아보기도 합니다.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고, 일주 노선을 이용할 수 있기에 해가 지는 모습까지 본 후 떠나기로 생각을 합니다. 

노을

협재해변 노을

한 여인과 노을

이날 협재해변의 노을은 꽤 잔잔한 편이었는데, 조각난 구름들이 많아 구름에 비친 심플하면서도 아름다운 색감이 참 예뻤습니다. 화려하지 않고 수수한 풍경을 자아내며 지고 있는 해를 보며 마음의 안식을 얻은 느낌이었네요. 사람들이 꽤 있어서 노을을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참 괜찮았던 날이었습니다. 

2. 섭지코지 해변의 노을

가끔은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최고의 풍경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게 여행의 묘미이기도 하고요. 섭지코지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만난 노을은 너무 아름다워 그 자리에서 넋을 놓게 되었네요. 사람이 거의 없었던지라 잔잔한 파도 소리와 아름다운 노을과 함께 조용히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붉은 노을

섭지코지해변 노을

대자연이 주는 선물을 마음껏 누렸다고나 할까요. 이날 이곳에서의 감정들은 지금도 힘든 마음을 달래주는 용도로 사용되곤 합니다. 눈이 너무 즐거웠던 해질녘 풍경들이었습니다. 붉은빛의 제대로 된 노을을 만난 날이었지요.

산양해수욕장 노을

해질녘 풍경

3. 김녕해변의 노을

걷다 보니 김녕해변까지 갔고, 걷다 보니 해질녘이 되었습니다. 한달살기 제주일정에서 '노을'을 예정해서 움직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4면이 바다이고, 어딜 봐도 아름다운 제주였기에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더군요. 도보여행의 절정을 맞이하던 지질트레일 코스의 마지막 종착지점인 김녕해변에서 만난 노을도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갈대

김녕해변

협재에선 많은 이들과 함께 수수한 노을을 감상했다면, 섭지코지에선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김녕에선 여러 커플들과 함께 해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에 남게 되었네요. 

김녕해수욕장

김녕해변 노을

때론 아름답게 지고 있는 노을과 함께 여유로움을 가지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지나온 시간을 회상하며, 나에게 수고했다며 칭찬과 위로를 해주는 시간은 진정한 힐링의 시간이 되는 것 같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