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대중교통 여행, 알아두면 좋은 것들

Posted by peterjun
2017. 1. 25. 09:42 여행 이야기/제주도 이야기

어떻게 여행을 하느냐에 따라 볼 수 있는 것도, 느낄 수 있는 것도 다른 것 같습니다. 국내를 돌아다닐 때는 자가용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가끔은 대중교통과 도보로 여행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목적지만 즐기는 게 아닌 과정 자체를 즐기고, 그 안에서 다양한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어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여행 방식입니다. 

제주풍경

제주에서 대중교통으로 여행할 때 알아두면 좋은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요. 수차례 도보여행을 통한 경험을 토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1. 제주 대중교통 기본정보

크게 시내버스와 시외버스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제주에는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있는데, 이 두 곳을 중심으로 대중교통이 편성되어 있으며, 각 시 안에서 도는 버스는 시내버스, 시를 벗어나는 버스를 시외버스라고 합니다. 

어떤 버스를 타던 교통카드를 쓸 수 있으니 미리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매번 현금으로 결제하려면 번거롭기 마련이죠. 환승시스템도 동일하니, 내릴 때 카드를 태그하면 되겠습니다. 

딱 한 가지만 알아도 반은 알게 되는데요. 701번, 702번 버스입니다. 이 두 버스는 제주와 서귀포를 오가는 일주버스입니다. 701번은 서쪽을, 702번은 동쪽 해안선을 따라 움직입니다. 배차 간격도 제일 괜찮은 시외버스라 실질적으로 대중교통 여행 시 가장 많이 타게 되는 버스입니다. 두 버스로 제주를 한 바퀴 돌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 알아두고 떠나도 기본은 할 수 있습니다. 

제주버스

2. 시외버스 이용 시 주의사항

여행을 하기에 시내버스보다는 시외버스를 많이 탈 수밖에 없는데요. 제주시나 서귀포시 안에서만 돌아다닐 확률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시외버스를 이용 시 주의할 사항이 하나 있는데요. 버스에 올라타고 바로 카드를 찍는 것이 아니라, 어디로 가는지 목적지를 먼저 이야기해야 합니다. 

친절한 기사님은 어디 가느냐고 먼저 물어보시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올라타면서 승객이 먼저 목적지를 이야기하면 기사님이 설정해주시고, 그다음 교통카드를 대는 방식입니다. 가끔 버릇처럼 카드를 먼저 댔다가 민망했던 경험이 있었네요. ^^ 대신 내릴 때 카드를 대지 않아도 처음에 하차장소를 체크하고 카드를 태그했기에 추가 요금이 따로 붙지는 않습니다. 환승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찍고 내려야 하고요.

대부분의 버스 안에는 지금 내릴 정류장의 정보가 화면으로 나와 있기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제주 버스 정류장정보

3. 지도앱은 필수

요즘엔 지도앱이 워낙 잘 되어 있어, 굳이 관광을 위한 지도를 따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숙소에서 여행코스를 짤 때나 유용하지요. 돌아다닐 때는 지도앱 하나만 있으면 되니, 반드시 스마트폰에 깔려 있어야 합니다. 이 지도앱이 꼭 필요한 이유는 정확한 위치 파악을 위해서인데요. 현지에서 물어보면 된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저도 섭지코지에 들렀다가 조금 늦게 나오는 바람에 컴컴한 제주 시골길을 한참 동안 혼자 걸었는데요. 당시 꽤 무섭기도 해서 지금도 기억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 성산에서 버스가 너무 오지 않아 현지분한테 물어봤다가 반대로 가는 버스를 탈 뻔 했던 적이 있네요. 내 지도앱이 분명 맞는데, 현지분의 말이 더 맞을 것 같아서 따랐다가 버스를 잘못 탈 뻔 했으니 아찔했습니다. 

제주 밤길

4. 대중교통 앱의 정보는 반만 믿어라

요즘 정보가 워낙 잘 되어 있어서 내가 이용하고자 하는 버스가 어디에 있는지, 몇 분 뒤에 정류소에 도착하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제주 버스정류장에는 버스도착 정보가 나오는 전광판이 설치된 곳이 그리 많지는 않은데요. 지속적으로 주요 정류장 기준으로 설치를 확대하고는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어플을 통해 확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이상하게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더군요. 아직 한참 남았는데, 갑자기 내가 타려는 버스가 도착해서 당황했던 적이 정말 많았거든요. 

제주 버스정류장

5. 배차 간격 반드시 확인하기

노선으로만 보면 제주여행에서 더 필요한 대중교통 노선은 없을 수도 있을 만큼 잘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배차 간격입니다. 701번이나 702번의 일주노선이 제일 짧은 편이라 기본 동선은 문제없이 활용가능하지만, 그 외의 시외버스는 여행객들이 배차 간격 시간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운이 좋으면 금방 타기도 하지만, 운이 나쁘면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섭지코지에서 성산까지 걸어 나와야 했던 날도 배차시간을 미리 확인 못해서 컴컴한 밤길을 걸어야 했지요.

제주버스 배차 시간 및 다양한 정보를 미리 파악하려면 제주버스시스템(바로가기) 사이트를 활용하면 되겠습니다. 

도로

6. 필요에 따라 택시를 활용하자

여러 가지 이유에서 저는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편이지만, 가끔은 택시를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금전적으로 꼭 아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죠. ^^ 2015년 세화 쪽에서 비자림까지 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코앞에서 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한 시간 이상 기다리느니 걸어가야겠다며 출발했는데, 길을 잘못 들어 두 시간이나 걸렸었네요. 

그 긴 시간 동안 사람을 못 봤고, 차도 아주 띄엄띄엄 지나갔기에 중간중간 무섭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딱 한 번 중간에 택시 기사분이 차를 세우고, 어지간하면 타고 가라고 이야기하셨는데 고집부리다가 후회했던 적이 있었네요. ㅎㅎ 

다만, 여전히 바가지를 씌우는 분들이 있으니 조금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잠깐이면 갈 수 있는 길을 적당히 빙글빙글 돌아가는 걸 알았지만, 그냥 따지지 않았던 적이 있었네요. ㅠ

구석구석 천천히 음미하면서 여행을 하는 것에 재미가 들린 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얻게 되는 것도 많고요. 제주의 흐린 하늘조차 그리워지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