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 이호태우해변 경치

Posted by peterjun
2016. 10. 12. 12:54 여행 이야기/제주도 이야기

공항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들르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이호태우해변입니다. 볼거리가 다양하지도 않고, 대단한 무언가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지요. 작년에 긴 시간 제주도를 대중교통과 도보로 여행을 했었기에 추억도 돌이킬겸 해변가까지 걸어가볼 생각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날씨가 너무 맑아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날이었네요. 지난번에 갔을 땐 좀 흐린날이어서 어쩐지 바다가 더 검게 보이는 착시현상까지 있었는데, 이렇게 날이 좋으니 그저 평화롭기만 하고 모든 게 아름다워만 보입니다. 여름 성수기가 지났는지라 사람이 그리 북적이지 않아, 더더욱 내 마음을 업시켜주더군요. 



차로 이동하면 금방이겠지만, 이렇게 걸어가는 것도 참 운치 있고 좋습니다. 길을 잘 안다는 자신감 때문에 아무런 검색도 없이 그저 걷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발견한 해안도로길!!! 이 길로 가면 더 빠를 것 같다는 생각으로 들어간 길은 외길로 되어 있었고, 걸어서 30분 정도의 시간동안 해변가와 반대방향으로 꺾어진 도로를 따라가야만 했습니다. 후회가 막심했지만, 워낙 날씨가 좋은 탓에 기분 좋게 걷긴 했습니다. 혹 걸어가실 분이라면 해안도로라해서 빠졌다가는 낭패 볼 수 있으니, 반드시 이호태우해변 이정표를 보고 빠지기 바랍니다. 



공항 바로 옆이다 보니 착륙 직전의 비행기를 이렇게 가까이 볼 수도 있습니다. 한 번은 비행기가 바로 머리 위를 지나가는 바람에 깜짝 놀라기도 했네요. 음악 들으며 걷다 보니 마음의 준비도 없이 그렇게 한 방 먹었답니다. ㅠㅠ



해변가에 도착하니 한가로운 바다풍경과 카페트럭이 나를 반겨줍니다. 요렇게 예쁘게 꾸며놓은 이동식 카페가 띄엄띄엄 있어 차 한잔 하면서 산책하실 분들이라면 이용하면 되겠습니다. 



캠핑장입니다. 시즌이 끝나 운영을 안 하는 것 같은 느낌인데, 확실히는 모르겠더군요. 넓게 펼쳐진 땅과 탁 트인 바다가 정말 어울리는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제주도에서나 느낄 수 있는 그런 풍경이 아닐까 싶네요. 이곳에서 캠핑한다면 아주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 




여유롭게 쉬었다 갈 수 있도록 곳곳에 벤치나 정자가 있습니다. 이 길은 올레길 17코스에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곳곳에 연인들이 노닥거리며 쉬고 있었지만, 하나도 부럽지는 않았네요. 저도 맘껏 즐기고 있었으니까요. ^^




말 모양의 두 등대가 이호태우해변의 한쪽을 지키고 있습니다. 방파제와 함께 위치한 이곳에서는 낚시하는 분들이 꽤 있었는데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는 분들이 참 많기도 했습니다. 바다에 가면 등대 앞에서 사진 한 장 찍는 것도 필수코스이기도 하고요. 빨간 등대까지는 가깝지만, 하얀 등대까지 가려면 한참을 걸어야 합니다. 




한참 해변을 걷다 보니 말 모양 등대도 점점 멀어집니다. 선명한 하늘의 색 때문인지 바다보다는 자꾸 하늘에 눈이 가게 되는 하루였네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바람을 맞으며 걸으니 내 안에 쌓여 있던 찌꺼기들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듭니다. 



커다란 나뭇가지와 밀려오는 파도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해변가에 이런 나뭇가지들이 있었던 이유는 바로 얼마 전 지나간 태풍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지만, 아직은 덜 치운 잔재물들이 곳곳에 깔려 있는 상태였네요.



바닷가를 가면 항상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장면보다 아름답고 예쁜 모습이기도 하지요. 모래를 가지고 즐겁게 노는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엄마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습니다.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보이지만, 저 멀리 서핑을 즐기는 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파도가 있는 그 어디에든 서핑하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따사로운 햇살과 맑은 하늘, 그리고 언제나 변함없이 쉼을 주는 바다. 너무나도 멋진 산책 시간이었네요. 이호태우해변가에는 다양한 상가들이 있지는 않습니다. 카페도 두 세 개 정도밖에 없고, 식당도 그리 많지 않은 편입니다. 가벼운 산책코스로만 추천드리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