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담은 어머니 생신선물 몇 가지

Posted by 따뜻한 사람 peterjun
2017.09.28 23:30 일상이야기/일상 다반사

제 친어머니는 제가 살고 있는 서울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시골에 살고 계십니다. 안타까운 사연이지만, 34년 동안 얼굴 한 번 보지 못하고 살다가 다시 만난 지 4년 정도 되었네요. 과거의 사연들일랑 집어치우고 현재 서로를 아껴가며 잘 지내고 있답니다. 제 자랑일지도 모르지만, 제가 친어머니께 하는 가장 큰 효도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전화드리는 일이네요. ^^ 지난 몇 년간 매일 30분 이상 통화를 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담은 어머니 생신선물 몇 가지>

<어머니 손맛 밥상>

34년의 빈 공백을 메우고 싶으신 어머닌 아들에게 못다 한 것들을 하나씩 해주시는 재미로 지내십니다. 저라고 별수 있나요? 저도 해드리지 못한 것들을 하나씩 해드리는 걸로 큰 효도는 못 하지만, 작은 효를 다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난 수년간 어머니께 드린 선물리스트를 정리해봅니다. 

1. 운동화 / 가방

애석하게도 당시 드렸던 운동화와 가방 사진은 없네요. 처음 뵀을 때 운동화를 사드렸고, 처음 생신 때 가방을 사드렸네요. 우리네 부모님은 의외로 평소 가볍게 신는 신발에 돈을 투자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외출용은 그래도 구비해 놓으시지만, 평상시 신는 것에는 적은 돈만 쓰시지요. 그래서, 전 아버지 생신 때도 그렇고 평소 활용도 높은 선물로 드리는 걸 좋아합니다. 

스스로 돈을 아끼는 부분에 대해 자식이 채워드리는 방식이지요. 제가 사드린 운동화여서 그랬는지, 오히려 너무 아껴 신으셔서 괜히 속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 

교회를 다니시는 어머니의 교회가방 용도로 사드린 그 가방은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은 어머니의 어깨에 메어져 있습니다. 하나씩 선물이 쌓일 때마다 어머니의 삶에 아들이 녹아 들어갑니다. 

2. 귀걸이

이번 명절에 내려갈 때 작은 귀걸이 하나를 준비했습니다. 전에도 한 번 해드린 적이 있는데, 그때 너무 좋아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해 이번에도 준비해봤습니다. 동네방네 어찌나 자랑하고 다니셨는지, 제가 다 부끄러울 지경이었네요. 너무 부담 가는 악세사리 보다는 평소 가볍게 하실 수 있는 정도면 좋습니다. 

귀걸이

14K, 18K 정도로 준비하는데, 아들이 생각날 때마다 귀를 만지작거리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드린 귀걸이만 착용하신다 하니... 일부러 하나 더 준비해봤네요. ^^ 어머니께 드리는 선물은 이렇게 아들이 함께한다는 느낌을 주는 선물이 좋은 것 같습니다. 다 큰 아들이라 자식 입장에선 아무래도 거리감을 두게 되는데, 어머니는 그렇지 않거든요. 

다 컸지만, 여전히 내 옆에 끼고 있고 싶은 게 자식입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 이렇게 아들이 준 선물을 통해 마음으로 끼고 사는 것이지요. 잠깐 쓰는 유용한 선물도 좋지만, 이렇게 자식이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선물이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예쁜 귀걸이

3. 화장품, 향수

화장품이나 향수는 늘 쓰시던 제품을 사드려야 하기에 깜짝 선물로 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도 이 녀석들 살 때는 어떤 제품을 선호하시는지 여쭤보고 사드렸네요. 물론 평소 통화하면서 다 체크해 두긴 했지만, 거리가 멀다 보니 교환 때문에 두 번 걸음 하실까 염려되어 대놓고 여쭤보고 샀습니다. 

소모품이다 보니 특별한 선물 느낌보다는 가능하다면 별 의미 없이 한 번씩 챙겨드리면 그게 더 뜻깊은 상황으로 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설화수 화장품 선물

4. 스카프

어머니들께 스카프는 최고의 패션아이템입니다. 하지만, 더위를 많이 타시는 제 어머닌 스카프를 전혀 쓰지 않으시지요. 애석하게도 제가 정말 신중하게 고른 스카프는 농 안에서 잠을 자고 있네요. 그땐 수십 년 만에 만난 어머니에 대해 전혀 몰랐기에 이런 실수를 하고야 말았습니다. 

즉, 어머니 취향에 들어있는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아무리 둘도 없는 자식이 준 선물이라 하더라도 나에게 맞지 않으면 쓸 수가 없는 것입니다. 자식으로서 기본적으로 장착해야 할 센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은 좀 뜸하지만, 초창기 때는 문자도 많이 주고받았습니다. 저도 남자라 무뚝뚝한 편인데, 그래도 (솔직히 좀 오글거렸지만) 문자에 하트를 종종 첨부해서 보내곤 했지요. 근데 그게 그리 좋으셨나 봅니다. 어느 날 통화할 때 제가 하트를 제일 많이 보낸 게 한 문자에 7개가 들어 있는 것이라 하시더라고요. 

어렵게 다시 만난 아들의 하트가 그리 좋으셨나 봅니다. 어떤 부모든 자식이 직접적인 사랑을 표현하는 걸 제일 좋아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랑한다고 말로 직접 표현해보세요. 최고의 선물은 거기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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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eterjun 님은 정말 어머니를 잘 챙기시네요.
    편견일지는 모르지만, 보통 남자들이 저런 선물 잘 안하는 편인데ㅋㅋㅋ
    매일 전화하시는 건 정말정말 대단하신 거 같아요.
    죄송하긴 하지만, 전 한 달에 한 두번 부모님께 전화와도 참 할 말 없고 그렇더라고요.
    • 수십년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고,
      거리가 멀다 보니 자주 뵐 수가 없네요.
      그러다 보니 전화라도 자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
  2. 어머나..저 눈물이 나와서 참고..있는 중입니다. 감동의 이야기와 감동의선물..어머님은 그 마음 다 아실겁니다. 우리 가온이도
    생모를 만나면 피터준님처럼 해줬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가온이에게 친모를 만날 생각이 있냐고 물었더니
    그럴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지금 길러준 엄마가 내 엄마인데 친모를 찾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아들의 말에
    더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네요. 그래도 아들이 원한다면 친모를 찾는데 도움을 주고 싶어요.
    그래서 한글을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아들의 고교생활의 다량 숙제와 쥬니어ROTC프로그램이
    좀 힘든가 봐요. 시간이 나질 않는다고 하는데 그래도 시간을 내어서라도 한글은 꼭 깨우치게 해주고 싶군요.
    오늘 올리신 글은 많은 용기를 내셔야 할 글이였는데 솔직히 이런 지극히 개인적 내용은 인터넷에 밝히기를
    꺼려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이렇게 용기를 내어서 글을 올려 주신점 너무나 감사드리고 우리 아들도
    피터준님처럼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모를 찾기를 바래 봅니다. 예전 같았으면 많이 서운해할것 같았는데 지금은
    아니네요. 생각이 많이 바껴졌어요. 감사합니다. 글 잘 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
      저도 20대까지는 찾을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그땐 내가 삶의 중심이었고, 지금 가족에 충실하기도 바빴거든요.
      아버지께서 찾아보라는 이야길 몇 번 하셨어요.
      저도 좀 더 어른이 되고나니 그제서야 찾게 되었지요. 좀 늦었지만, 그래도 만나서 알콩달콩 잘 지내고 있네요.
      좋은 일이라 생각해서... 공개에 대한 부담이나 그런건 전혀 없었어요. ^^
  3. 더많은 사랑나누시며 살아가시길 소원합니다
  4. 전 가족 함께 모두 모여 살고있지만 저도 언젠간 따로 살게되면 효도하려고 연락자주하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5. 어머니를 알뜰살뜰 챙기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네요.
    저는 마음은 큰데 많이 표현을 못하는 것 같아요.
    저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6. 우와~
    34년간 못다한 효도를 이젠
    마구마구 하시는 군요.
    정말 효자이십니다.
    어머님도 무척 기뻐하싱 것 같군요 .

    역사적인 긴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추석명절을 행복하게 보내세요.
  7. peterjun님의 정성이 느껴집니다 ㅠㅠ
    신발, 가방, 부터 마지막 감사의 표현은 역시 직접 말로 하는 것이 가장 크게 와닿을것 같습니다. 저도 peterjun님을 본받아야겠습니다.
    따뜻한 글 아주 잘 읽고 추천누르고 갑니다.
  8. 어떤 사연인지는 가늠이 안 되나 지난 몇년간
    매일같이 수십분 전화통화를 하신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고 그 정성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간의 못 다하신 모자간의 정이 더 각별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나고 나니 저도 직장 생활한답시고 30년 이상을 떨어져 살았었는데
    안 계시니 참 후회가 됩니다

    반성을 하게 하는 글이네요 ㅡ.ㅡ;;
    • 가지지 못했던 시간에 대한 보상만큼은 안되더라도...
      그 빈 공간을 조금은 채울 수 있지 않을가 싶어요.
      지난 후회보다는 앞으로의 행복이 더 중요하니... 지금보다 더 잘 할 수 있게.. . 제가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저보다 먼저 살아보신 선배님들의 이야기들이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하고 있네요. ^^
  9. 저도 부모님한테 잘 표현을 안하는 편인데 노력해야겠어요!! 선물을 드릴때 선물뿐만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표현까지요
  10. 하트 7개 >.< 저는 시댁 식구들보다 친정 식구들한테 하트 보내는거 괜히 민망하구 부끄럽더라구요ㅋㅋ 저보다 한수위 아니....몇 수위의 효도를 하고 계신 듯해요!^^ 뒤늦게 만난 아들이 훌륭하게 자라 애틋한 사랑을 표현하니 어머니께서 얼마나 행복해하실지 그려집니다. 기본 10첩 이상의 밥상도 생각나구요^^ 이제까지 미뤄뒀던 행복한 추억 앞으로도 많이 만들어가시고, 풍성한 한가위 연휴 보내시길요^^
    • 표현이라는 게 그렇더라구요.
      안하면 계속 안하게 되고...
      또 한번 하게 되니 계속 하게 되고.. ㅎㅎ
      곧 엄마손맛을 또 보겠네요. ㅋ
    • 2017.09.29 11:43
    비밀댓글입니다
  11. 멀리 떨어져 계신다니 항상 그립겠어요. 그래서 더 애틋하고 이렇게 효도를 잘 하시나봐요.
    떨어져 산 기간이 있어도 효도를 안하는 불효녀 같네요 저는ㅋㅋㅋ흑흑 반성을 하게 돼요.
    이렇게 주변에 잘 하시는 peterjun님 참 멋지신 분입니다.
    연휴 잘 보내세요!!
    • 어릴 적 할머니 손에 컸어요.
      저에겐 엄마같은, 아빠같은 존재였는데...
      마침 사춘기때 돌아가셔서 그때 말을 안 들은게 가슴에 사무치도록 아프더라구요. ㅠ
      그래서, 부모님께 잘해드리려고 노력하는데... 여전히 전 불효자네요. ㅠ
  12. 이걸보니. 저도 앞으로 더 잘 해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 보고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13. 와~ 정말 어머님께 잘 하시네요. 명절되니 저도 친정엄마가 참 보고 싶어지네요. 하늘나라에서 잘 계시려나...
    전 친정엄마 살아계셨을 때도 착한 딸은 아니여서 제삶의 고단함만 비췄던 기억이 납니다.
    허망하게 돌아가시고나니 가슴에 한이 되어 남네요. 살아 계실 때 잘해드리세요. ^^
    • 명절이 코앞이라 많이 그리우실 것 같아요.
      한번씩 포스팅에서 언급하실 때마다 저도 마음이 짠해집니다. ㅠㅠ
  14. 피터준님은 효자시군요. 사실 저 같은 경우도... 부모님이랑 통화를 잘 안해서..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만 생각하지 부모님을 우선적으로 생각한 적도 없는 것 같구요... 반성하게 되네요.
    계실 때 잘 해드려야하는데 이거 나중에 얼마나 후회하려고... 이번 추석 때 내려가서 말씀 좀 잘 들어야겠습니다. ㅠ.ㅠ
    저도 선물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좋은 선물 해드려야지! 라는 것보다는 정성과 마음이 담긴... 선물이 더 값질 수 있으니까요.
    • 때로는 작은 선물이 큰 선물이 되는 것 같아요.
      돈이 많지는 않아 좋은 걸 해드리지는 못하지만... 마음을 담아 드리니 좋아하시더라구요. ^^
      무엇보다 제일 좋아하는 건 사랑한다는 말인 것 같아요. ㅎㅎ
  15. 어머니께서 요즘 아들님 덕분에 세상사는 재미가 가득하시겠어요.
    어머니께 매일 전화를 드린다니 Peterjun님 정말 스윗하시다~~!!
    Peterjun님 선물이 너무나 소중해서 바라 보는 것만으로도 어머님 마음이 막 벅차오르실 거예요. ^^*
    • 제가 사드린 귀걸이만 차고 계셔서 이번에 다른 디자인으로 하나 준비했네요. ^^
      너무 좋아하셔서 저도 기분이 좋았어요. ㅎㅎ
  16. 어머니께 매일 전화드린다니 ㅠㅠ 멋지십니다.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게 전화드리는 건데 대단하십니다!
  17. 사연이 있으시네요.
    그나저나 피터준님 정말 멋진 분이시네요. 제가 잘 못하는 것 중 하나인데 피터준님 보고 좀 반성했습니다.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 이번 명절은 정말 대박이었네요. ㅋ
      블로그 2년 반 넘게 하면서... 일주일 이상 완전히 쉬어본 건 처음이에요. ㅎㅎ
      어머니 뵈러 갔다가 몸을 좀 불려서 돌아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