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과 함께하는 가을 한강 산책, 원효대교 - 서강대교

Posted by peterjun
2017. 10. 25. 23:30 일상이야기/일상 다반사

가을은 어느새 절정을 맞이하고 있고, 그 절정은 미처 우리가 제대로 음미하기도 전에 끝나버리곤 합니다. 잠깐의 피크 때 가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면 아쉬움을 뒤로한 채 겨울을 맞이해야만 하지요. 그래서, 10월 말에는 그곳이 어디든 떠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오늘 걷고 싶은 마음에 무턱대고 가까운 한강으로 갔습니다. 

<사색과 함께하는 가을 한강 산책, 원효대교 - 서강대교>

서울 여의도 한강

날이 맑기도 하고, 햇살이 따사로워 부는 바람이 그저 시원하게만 느껴집니다. 여의도가 가까운 분이라면 저처럼 한강 강변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겠더군요. 한강공원 나들이 가는 것도 좋겠고요. 한쪽에는 거대한 한강이 자리하고 있고, 안쪽에는 공원이 예쁘게 잘 조성되어 있어 가족나들이 가기에 정말 좋습니다. (주차 문제만 빼면요...;;)

원효대교

원효대교에서 시작하여 서강대교까지 걸어봤습니다. 대략 2km 정도밖에 되지 않는 짧은 길이라 날이 좋은 날 사색하며 천천히 산책하기에 정말 좋습니다. 곳곳에 앉을 곳이 많다 보니 가다가 잠시 앉아서 쉬기도 하고, 책이 있다면 독서를 하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걷는 동안 혼자서 사색하는 분들이 종종 눈에 띄어 반갑기도 했네요. ㅎㅎ

원효대교 기둥에 그려진 그림

원효대교 기둥 아래쪽에는 휘황찬란한 무늬들이 새겨져 있었는데, '아 ~ 굉장히 화려하네?'라는 생각만 했지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이미지인지 자세히 살펴볼걸~ 포스팅하다 보니 아쉬움이 남네요. 사실 내 안으로 깊숙하게 들어가 무의식적으로 사진을 찍으며 사색을 즐겼기에... 이런 걸 살펴볼 마음의 여유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한강공원

데이트코스 여의도 한강공원

평일 낮에 갔더니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해서 좋았습니다. 밤이 되면 조명이 켜지면서 아름답게 변신하는 이곳엔 낮에도 사람들이 각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있네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면 더 좋은 이곳.

바닥 그림 놀이

바닥에는 어릴 적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각종 놀이 그림들이 그려져 있고...

사랑의 전구

사랑의 약속 그리고 63빌딩

계단에는 누군가의 소망이 담긴 전구들이 가지런히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63빌딩. 

가을 하늘

가을 한강

가을 하늘이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가만히 앉아서 강을 바라보다가, 걸을 때면 자연스럽게 하늘을 올려다보게 되네요. 

가을 단풍, 한강공원

주말이면 북적댈 공원이 참 한산합니다. 알록달록 색으로 물든 나무들이 공원을 한층 운치 있게 만들어줍니다. 가족 나들이 나올 타이밍은 아니다 보니 대부분 커플, 친구들끼리 나온 경우가 많더군요. 저처럼 혼자 산책하는 사람도 많았고요. 

푸른 하늘, 운치있는 나무

가끔은 예쁜 색감으로 물든 나무를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이번 주말 치악산 단풍 구경을 갈 예정인데, 알록달록 아름다운 단풍은 그곳이 훨씬 멋스럽겠지요?

한강 강변 풍경, 야시장 열리는 곳

맑은 하늘과 63빌딩

마포대교까지 가는 길에는 참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천천히 하나씩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립니다. 널찍한 공터도 중간중간 많이 있지요. 야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이곳은 다양한 버스킹 무대로 활기찬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그래서인지 친구들과 함께 바람 쐬러 온 학생들도 많더군요. 

마포대교 아래쪽

특별할 것 없는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라고도 불리지만, 참 많은 이들이 이 다리 위에서 자신의 생명을 강으로 던져버렸죠. 내 삶에 대해서 사색을 하면서 걸었던 터라... 무덤덤하게 지났습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렇게 날 좋은 날 다리 밑에서 쭉 이어진 다리를 바라보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마포대교 지나서

멀리 보이는 마포대교

마포대교를 지나면 그 뒤로는 사람이 확 줄어듭니다. 대부분 원효대교와 마포대교 사이에 있기 때문이죠. 좀 더 한적한 느낌으로 천천히 걷습니다. 사람이 별로 없으니 눈에 띄는 건 대부분 커플입니다. 이런 풍경을 질투할 시기는 이미 지났지요. 무덤덤합니다. 어린 커플들 보면 그냥 귀엽다는 생각이 드는 정도~~~ 종종 공연이 펼쳐지는 물빛 무대도 보이고...

서강대교

서강대교 지나서

서강대교는 마포대교보다 좁네요. 위로 많이 다녀봤지만, 아래에서 올려다본 건 정말 오랜만입니다. 늘 산책할 때 마포대교에서 멈췄으니... 

거대한 수도꼭지 조형물

하늘이 맑아 정말 좋았네요. 가을에 산책하기 좋은 건 이 하늘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바닷가를 거닐면 더 좋겠지만, 한강변을 산책하는 것도 그 못지 않게 운치 있습니다. 서강대교를 지나 마지막으로 거대한 수도꼭지를 찍어주고 한강 산책을 마무리합니다. 

하늘과 노란 낙엽

여의도공원을 관통하여 쭉 걸었더니 대략 15,000보 정도 걸었네요. 적당히 걸었습니다. 조금 답답했던 마음도 해소된 것 같고요. 역시 탁 트인 곳을 걷는 것만큼 좋은 게 없는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