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지과물해변, 쓸쓸한 제주바다 풍경

Posted by peterjun
2016. 12. 27. 09:12 여행 이야기/제주도 이야기

참 아름다운 제주바다를 실컷 보면서 많은 힐링이 되었고, 가슴속에 하나하나의 추억으로 간직해 두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쓸쓸한 풍경으로 조금은 짠~한 느낌이 들었던 곳이 있었는데요. 바로 곽지과물해변입니다. 애월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있는 곳이고, 성수기 때는 붐비는 곳이지만 비수기에 흐린 날씨가 더해지니 사람도 없고, 어쩐지 쓸쓸함과 슬픔이 묻어나는 곳 같았습니다. 

곽지과물해변

변덕이 심한 제주 날씨 때문이기도 한데요. 분명 새파란 하늘이 보이지만, 그 하늘을 먹구름이 가려버립니다. 완전히 가리면 차라리 그러려니 할 것을... 군데군데만 가리니 색다른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제주바다를 보려고 찾아간 곽지해변이었는데, 날씨가 이래 버리니 어쩐지 울적해지는 기분마저 드는 하루였네요. 

흐린 곽지해변

흐린 제주하늘

사람이 거의 없어 한적함이 배로 느껴졌습니다. 해변가를 거니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도 나와 비슷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요. 

성난 파도

제주 바다

바람이 꽤 세게 불고 있었는데, 덕분에 파도가 조금은 높았습니다. 아름다운 제주바다에도 바람이 불면 이렇게 무서운 바다가 된다는 걸 새삼 느끼네요. 그래도 꽤 운치가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람이 없으니 사색의 시간이 좀 더 깊을 수 있었고요. 

한참을 바다부터 바라보았습니다. 

잡초

생명의 싹

세찬 바람과 흐린 날씨에도 생명의 끈은 계속 이어집니다. 그렇게 오랜 세월 수많은 종족들이 버텨온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하다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모래사장

해변의 발자국

혼자서... 아무도 없는 곽지해변을 쓸쓸함으로 무장한 채 걸어봅니다.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생각보다 춥지는 않아서 이날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네요. 

해녀석상

맑은 물

먹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이라 해서 제주바다가 깨끗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거센 파도에도 아름다움이 묻어 있고, 한쪽에 고여 있는 작은 터에는 투명한 바닷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놀이터와 해녀

과물우물

제주를 지탱해 온 해녀들의 석상과 아무도 놀지 않아 한동안은 계속 방치될 놀이터가 한쪽에 있습니다. 그 옆에는 과물우물에 대한 설명이 써 있었는데, 조상들이 식수로 이용한 우물 이야기가 주된 내용입니다. 천연 지하수지만 지금은 식수로 쓰지는 않고, 노천탕으로 활용한다고 하네요. 

과물노천탕

과물노천탕

석상들이 가르키고 있는 곳에는 과물노천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남탕, 여탕으로 구분되어 있지만, 다 뚫려 있는 이곳에 다들 벌거벗고 들어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날이 따뜻하거나 더운 날 해수욕을 즐기는 분들의 필수코스로 활용될 것 같더군요. 

흐린 하늘 속의 햇살

곽지해변

푸른 바다의 성난 모습과 하늘을 덮고 있는 먹구름, 그 사이사이로 보이는 선명한 빛깔의 하늘. 구름 사이로 내려오는 빛의 모습이 장관입니다. 약간은 멍~한 상태로 산책하다가 이런 풍경을 마주하니 입이 벌어집니다. 한참을 쳐다보고 또 쳐다보았네요. 저 빛 아래에 가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도 해봤고요.

곽지과물해변

흐린 제주바다

진한 빛깔의 바다는 화가 났어도 그 나름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어두움 속의 미학이라고나 할까...... 설레임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지금 내 심정이 이날 곽지과물해변에서의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풍경과 유사한 것만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