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날 생각나는 것들

Posted by peterjun
2016. 9. 27. 16:06 일상이야기/일상 다반사

비가 내리면 때론 감정이 요동치곤 합니다. 어릴 땐 빗속으로 들어가 비를 맞으며 그런 감정들을 해소하곤 했는데, 이제는 그런 행위를 할 수 없는 나이가 되어버렸네요. 그때만큼 수습할 수 없는 감정들이 내 안을 휘젓고 다니는 일도 거의 없기도 하지만요. 그렇지만, 여전히 비가 내리면 생각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1. 막걸리와 전

비가 오면 생각나는 것 중 1위는 단연 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학적으로 이야기하는 분도 있고, 우리네 전통에 빗대어 이야기하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는 비가 오면 부침개가 생각난다는 것입니다. 이왕이면 막걸리도 함께 말이죠. 저도 한때 비만 왔다 하면 모듬전에 막걸리를 한 잔씩 했던 적이 있었네요. 지금은 건강 때문에 비가 온다고 찾아 나서진 않지만, 막내 동생이 해주는 부추전과 김치전은 자주 먹는 편입니다. 이제 20살인데, 비만 오면 전을 찾네요. ^^


2. 커피

비가 부슬부슬 오건, 많이 쏟아지건.... 전 늘 커피 생각이 납니다. 이왕이면 집보다는 밖이 내다보이는 카페를 생각합니다. 생각이 많아지니 그 생각을 주체하려면 아무래도 조용히 비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정리하는 게 낫겠지요. 지금도 비가 내리고 있어, 포스팅 끝내고 카페로 가 커피 한잔 하려고 합니다. ^^


3. 칼국수

비가 오면 자연스레 기온이 조금은 내려가게 되어 있는데요. 이럴 때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기 마련입니다. 오뎅국물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 녀석은 주로 겨울에 많이 먹는 편이고, 비가 올 때는 특히 칼국수가 생각이 납니다. 딱히 추억을 가진 건 아니지만, 비 오는 날의 저녁 식사 메뉴로 칼국수는 제법 어울린다고 생각하네요.




4. 공원 산책

비가 많이 올 땐 어림도 없지만, 부슬부슬 내리면서 바람이 불지 않을 때 전 공원을 찾습니다. 한적한 공원에서 슬며시 내리는 비와 함께 거닐다 보면 마음이 깨끗해지는 느낌도 들고, 생각이 정리되어 한결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기 때문입니다. 사색을 좋아하는 저에게 그만큼 좋은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집에선 비만 오면 저보고 안 나가냐고 묻는 가족이 있답니다. 


5. 친구, 옛사랑...그리움

비가 오면 늘 함께 찾아오는 것이 그리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옛사랑에 대한 그리움, 이미 떠난 이들에 대한 그리움... 말이죠. 하지만, 남아 있는 건 친구 뿐이기에 늘 친구를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만난 친구와 옛이야기도 하고, 술도 한잔 하다 보면 어느새 밤이 깊어져 있곤 합니다. 때마침 오늘 저녁엔 소중한 친구와의 약속이 잡혀 있네요... 


'비'는 감성을 대표하는 것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녀석이 내릴 때면 많은 이들이 감성에 젖어 버리기도 하고, 때론 울적해 하기도 합니다. 거창하게 비 내릴 때 생각나는 음식 20가지.... 이런 포스팅을 할까 하다가, 그냥 내 마음에서 나오는 대로 끄적여봅니다. 오늘 이곳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는데요. 할 일이 많지만, 어쩐지 내려놓고, 조용히 사색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그런 날입니다. ^^ 여러분은 비 오는 날 뭐가 생각나나요?